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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두산'은 올 시즌에도 계속될 것인가

기사입력 2006.03.21 10:47 / 기사수정 2006.03.21 10:47

고동현 기자


시즌 초에는 항상 하위권으로 지목되지만 시즌 종료 후 각 구단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언제나 상위권에 올라와 있는 팀이 있다. 바로 두산 베어스. 두산은 2004시즌과 2005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하위권으로 예상됐지만 2004시즌에는 3위에, 2005시즌에는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때문에 팬들에게 '미라클 두산'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렇다면 올시즌에는 두산이 어떠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이제 갓 시범경기가 시작된 정도지만 현재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우선 두산의 선수 이동 현황부터 알아보자.

IN-장교성(트레이드)
OUT-이재우(방출, 사실상 방출이 아닌 군복무), 이재영(군복무), 홍원기(트레이드)
기대되는 신인-민병헌(덕수정보고 졸, 2006년 2차 2번, 계약금 1억 2천만원)

■ 지난해보다 약화된 전력

지난해와 비교해 별다른 선수단의 변화는 없다. 홍원기를 현대에 내주고 장교성을 데려왔을뿐 특별한 선수 영입은 없었다. 더욱이 장교성은 2000년에 현대에 입단해 한 시즌 동안 가장 많이 뛴 경기가 55경기일 정도로 주전급 선수는 아니다. 내야수인 장교성은 올시즌에 유격수 손시헌의 백업요원으로 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전상열, 김창희, 홍원기 등 3명의 소속팀 FA선수 중 전상열과 김창희만 2년간 4억원, 1년간 1억원의 싼값에 잡았으며, 홍원기는 계약 직후 현대에 트레이드하며 선수 보강을 마무리했다.

반면 빠져나간 선수에 대한 공백은 영입에 비해서 너무 커 보인다. 바로 지난해 셋업맨으로 맹활약한 이재우가 공익근무요원으로 빠져나갔기 때문. 이재우는 지난해 마무리투수 정재훈에 앞서 셋업맨으로 등판해 두산의 선발과 마무리의 중간고리 역할을 100% 해내며 홀드왕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몇 경기밖에 등판하지 않았지만 특급 셋업맨 중 한 명인 이재영마저 군복무로 팀에서 이탈하며 마운드 허리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 WBC에 눈물 흘린 두산, 정규시즌에는 과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이 4강에 오르며 국민들은 환호했고, 각 구단들도 소속팀 선수가 병역면제 되는 등 기쁨을 누렸지만 두산만큼은 울상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팀의 핵심 선수인 김동주, 정재훈, 박명환이 WBC에서 그리 좋지 못한 소식을 들고 왔기 때문이다.

팀의 붙박이 4번타자 겸 3루수인 김동주는 WBC 1라운드 1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유격수쪽으로 땅볼을 때린 뒤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어깨가 탈골되는 부상을 당했다. 때문에 최소 전반기에는 출장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동주 본인으로서도 무척 아쉬운 일이지만 두산으로서도 땅을 칠 만한 일이다. 김동주를 제외하고 팀에 마땅한 거포가 없는 상황에서 팀의 장타력을 주도하는 김동주가 출장하지 못함으로써 전반기 동안에는 더욱 더 소총부대로 전락해야만 한다.

정재훈의 부진도 두산으로선 걱정스러운 부분. 지난해 깜짝 등장해 30세이브를 올리며 세이브왕에 올랐던 정재훈이 WBC에 출전해 연습경기와 실전을 막론하고 줄곧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정재훈의 앞을 든든히 보좌했던 이재우가 빠져나간 상황에서 WBC때문에 정재훈이 자신감을 상실해서 부진한 투구내용을 보여준다면 두산에게는 크나 큰 근심거리로 다가온다. 이 밖에 꾸준히 선발투수로 제 역할을 했던 박명환이 WBC 막판 약물검사에 걸리는 등 두산에게 WBC는 '악재'의 연속이었다.

■ 하지만 희망은 있다

이렇게 현재는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지만 두산에게 희망은 있다. 우선 마운드에서는 서동환에게 큰 기대를 걸고있다. 지난해 프로에 데뷔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던 서동환은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다가설 전망이다. 신일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하자 마자 시범경기에서부터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았던 서동환은 결국 정규시즌에는 6경기에 나와 1이닝을 던지며 방어율 12.71을 기록한게 전부였다. 하지만 올 스프링캠프에서 큰 발전을 보이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었으며 19일 제주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도 1이닝동안 탈삼진 1개를 포함해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밖에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줬던 조현근, 금민철 등의 좌완투수와 함께 김성배, 이원희 등도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신인 중에는 2006년 2차 2번으로 입단한 민병헌이 돋보인다. 우투우타인 민병헌은 빠른 발때문에 벌써부터 '제 2의 정수근'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수근의 덕수정보고 10년 후배인 민병헌은 빠른발과 야구센스 등 정수근의 많은 것을 빼닮은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시즌 민병헌은 발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윤승균과 1군 엔트리 경쟁을 치열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윤승균의 발이 워낙 탁월하기에 윤승균이 한 발 앞서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민병헌의 활약 여부에 따라 1군에 잔류 할 선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미라클 두산' 올시즌에도 다시 한 번?

두산에게는 뭔가 모를 특별한 힘이 있다. 다른 팀에 비해 뛰어난 선수가 많지도, 팀에 대한 투자가 많은 것도 아니지만 2사 이후에는 언제나 득점타가 터지고, 투수들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타자를 범타로 처리한다. 두산은 다니엘 리오스-박명환-맷 랜들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다른팀에게 위협감을 주지만 다른 부분에 관해서는 그리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 두산은 이러한 전력의 불리함을 딛고 올시즌에도 '작은 기적'을 이뤄낼 수 있을까. 


(사진=두산 베어스)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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