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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 전투' 원신연 감독 "저항과 승리의 역사, 패러다임 바꾸고 싶었다"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8.25 07:30 / 기사수정 2019.08.25 03:22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봉오동 전투'가 441만 관객을 돌파하며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를 통해 인간의 저항과 숭고함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다는 원신연 감독의 바람이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7일 개봉한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들의 전투를 그린 영화.

"무겁고 조심스러운 마음이 크다"고 운을 뗀 원신연 감독은 "오랜 시간 준비한 이야기인데, 저희가 준비한대로 관객 분들이 받아들여주실까 걱정도 되고요. '우리가 하고자 했던 이 이야기가 이 시대가 과연 원하는 이야기인가'라는 분위기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죠"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의 지배정책에 대해서 열 페이지가 기록돼있는데, 저항의 역사와 승리의 역사에 대해서는 두 페이지밖에 나와 있지 않더라고요. 저항과 승리의 역사를 이야기해야 희망도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 역사적인 무게가 있는 이야기를 정말 하고 싶었기도 했고요. 그랬던 타이밍에 이런 소재들을 들여다보면서, '왜 우리는 매번 비극적이고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한 울분의 이야기만 해야 하나'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이죠.


'봉오동 전투'는 완전히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는 영화이니까요. 이전에는 피해와 굴욕, 그 안에서 뭔가 저항해보려고 하고 어떤 의지를 나타내려고 하는 이야기들이 있었다면 이렇게 전면에 저항과 승리를 주체적으로 표현했던 것은 한 번도 없었던 기억이에요.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보고 싶었기 때문에, 제게도 중요한 영화였죠."

남아있는 자료들을 모두 꼼꼼히 확인해가며, 고증에 오류가 없도록 더욱 신경 썼다.

원신연 감독은 "선을 넘는 상상력에 대해서는 실화에 근거하거나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고 해도, 좀 더 냉정하게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선이 어디까지일까를 고민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나 소품 하나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도 시대에 맞게 고증된 것인지, 왜곡되진 않았을지 전부 다 세심하게 검토를 했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영화를 통해 봉오동 골짜기에 묻힌, 이름 없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김좌진 장군, 홍범도 장군 같은 분들처럼 우리가 이름을 알고 있는 그 분들도 당시에는 민중, 민초였겠죠. 아주 작은 개인이었겠지만 적어도 우리에게는 많이 알려지신 분들이잖아요. 이런 분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그런 감성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형성된 이미지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 분들의 거대한 대의 같은 것은 또 지금 우리가 역사책은 물론이고 뮤지컬, 연극을 통해서 많이 보기도 했고요.

기록되지 않았던 독립군들이 원했던 것은 뺏긴 것을 되찾기 위해서, 또 더 이상 뺏기지 않기 위해서였거든요. 아주 작지만 원초적인, 그것을 위해서요. 기록되지 않고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을 의미 있게 조명해보고 싶었죠. 봉오동 전투 자체는 물론 체계가 있었겠지만, 수많은 독립군들의 모두의 싸움이었잖아요. 모두의 승리란 말이죠. 그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하고 싶었어요. 그들의 대의는 하나라는 것을요."

영화를 만들어가면서 어느 순간 "정말 독립군이 된 것 같은 마음이었다"고 덧붙인 원신연 감독은 '봉오동 전투'를 통해 관객들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역사라는 것이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면 굉장히 어려운데, 가슴으로 느끼면 쉽거든요. 영화라는 매체는 그것을 좀 더 쉽게 만들어줄 수 있는 것 같고요. 우리가 모르던 것들을 더 많이 알 수 있도록, 용기 있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바라고 있어요."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쇼박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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