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위반으로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가운데 MBC가 입장을 밝혔다.
MBC는 16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문화방송은 이미 개정 근로기준법의 시행에 맞춰 관련 사규를 개정해 신고 시 처리 절차 등을 상세히 규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해당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은 내부 절차를 도외시한 채, 개정법률 시행일 아침 기자회견과 노동청 진정이라는 방식을 택했다. 절차와 규정을 무시한 채 타 언론사의 카메라들을 대동해 임원실을 방문해 촬영하게 하기도 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단체협약의 취지 등을 고려해 1심 판결결과를 따른다'는 것이 문화방송의 입장이다. 내부 조사와 후속 조치, 그리고 법적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소모적인 논란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자제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첫날인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016년과 2017년 계약직 아나운서로 MBC에 채용됐다. 당시 MBC 노동조합 측은 사측과 갈등을 겪으며 2017년 9월 파업에 돌입했다. 같은해 12월 최승호 MBC 사장이 취임하며 경영진이 교체됐고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이에 지난 3월 서울서부지법에 해고무효 확인 소송과 함께 근로자지위 가처분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 효력이 없다"며 계약직 아나운서들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직 아나운서들의 변호인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부터 MBC 상암 사옥으로 출근했지만 사실상 방치됐다. 기존 아나운서 업무 공간이 있는 9층이 아닌 12층에 마련된 별도의 사무실에서 일을 하게 했다. 주어진 업무도 없으며 사내 전산망도 차단됐다. 이들은 이러한 처분이‘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저촉된다고 주장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란 직장에서 우월적 지위나 관계를 이용해 업무 상의 적정 범위를 넘어선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이다. 회사 측은 괴롭힘을 당한 근로자가 피해 사실을 알리면, 회사는 즉시 조사하고 가해자 징계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만약 직장내 괴롭힘을 신고한 사람에 대해 회사가 해고 등의 불이익을 주면, 대표이사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다음은 MBC 공식입장 전문.
문화방송은 7월 15일 밤 늦게 이메일을 통해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문화방송은 이미 개정 근로기준법의 시행에 맞춰 관련 사규를 개정하여, 신고 시 처리 절차 등을 상세히 규정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은 내부 절차를 도외시한 채, 개정법률 시행일 아침 기자회견과 노동청 진정이라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또 절차와 규정을 무시한 채 타 언론사의 카메라들을 대동해 임원실을 방문해 촬영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간 문화방송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고려해 이들의 각종 부적절한 대외 발표와 사실과 다른 언행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을 삼간 채,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퇴사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법적 판단을 기다려왔습니다.
문화방송의 입장은 '단체협약의 취지 등을 고려해 1심 판결결과를 따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부 조사와 후속 조치, 그리고 법적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소모적인 논란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자제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문화방송은 이번 신고가 개정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지를 포함하여, 지체없이 사실확인을 위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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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