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정글의 법칙'이 태국 멸종위기 보호종 대왕조개 채취 및 취식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촬영 조작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SBS 예능 '정글의 법칙-로스트 아일랜드'에서는 태국 남부 꺼묵 섬에서 멤버들이 생존을 위해 사냥을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배우 이열음이 대왕조개를 발견해 채취했고, 예고 영상을 통해 멤버들이 이를 취식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방송 후 태국 현지에서는 이들이 채취한 대왕조개가 희귀 동물 또는 멸종 위기에 놓인 수생 동물로 낚시나 보트로 잡을 수 없다고 말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처음 논란이 됐을 당시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현지에서 공기관의 허가를 받아 촬영을 진행했다. 또 촬영 때마다 현지 코디네이터가 동행했고, 가이드라인 안에서 촬영을 했다. 불법적인 부분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하루가 지나서는 입장을 번복하며 "태국 대왕조개 채취와 관련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촬영한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 향후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촬영 전 태국 측에 '해당 지역에서 사냥하는 내용의 콘텐츠 등은 촬영하거나 송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담당PD의 서명까지 담겨있는 문서가 공개됐다. 이에 대중은 제작진이 거짓으로 해명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대왕조개 채취 및 취식 논란이 정리되기도 전에 촬영 조작 의혹까지 제기됐다. 지난 7일 자신을 다이버라고 소개한 이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글을 게재했다.
작성자는 "이열음이 프리다이빙으로 대왕조개를 들고 나오는 건 말이 안 된다. 프리다이버뿐만 아니라 스쿠버다이버 조차 대왕조개 입에 발이 끼여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그렇게 지반에 단단하게 고정돼있는 것을 잠수해서 간단하게 들고 나온다?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리 대왕조개를 채취할 작정으로 제작진에서 나이프 및 도구들을 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다이빙 자격증 가진 스태프 혹은 김병만이 시간을 들여서 사냥해 놓은걸 그냥 배우(이열음)가 들고 오는 것을 연출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또 작성자는 "이열음은 대왕조개 채취가 불법이라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 그런데 김병만과 스태프들은 채취 행위가 큰 잘못이란 걸 절대 모를 수 없다. 그들은 스쿠버다이빙 프로 자격 및 최소 마스터 이상으로 구성돼 있다. 팀 단위로 해외 투어를 자주 가는 다이버들이 대왕조개나 국립공원에서의 채취는 절대 해선 안 되는 일인 것을 알고, 초보 다이버도 엄격하게 지켜야 하는 룰이라는 걸 모를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태국 측은 "문제의 여배우를 국립공원법과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으로 고발했다. 최대 징역 5년 형을 받을 수 있다. 명백한 범죄 행위로 고발을 철회하지 않겠다. 여배우가 태국에 없더라도 경찰을 통해 찾아낼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SBS 측은 8일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정글의 법칙' 사안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에 SBS는 철저한 내부 조사를 실시한 후 결과에 따라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출연자 이열음 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짤막한 입장을 내보냈다.
이에 대중은 이열음을 향한 처벌이 아닌 '정글의 법칙' 제작진에게 엄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과 함께 프로그램 폐지 요구까지 빗발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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