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강윤성 감독이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으로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2017년 '범죄도시'로 추석 극장가를 시원하게 장악한 데 이어 2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다시 한 번 관객과 소통했다.
6월 19일 개봉한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은 우연한 사건으로 일약 시민 영웅이 된 거대 조직 보스 장세출(김래원 분)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역전극. 원작 웹툰 '롱리브더킹' 속 보스 장세출의 따뜻함과 정직함에 강윤성 감독의 개성을 덧대 더욱 입체적인 이야기를 스크린 위에 펼쳐냈다.
강윤성 감독은 "이야기 자체가 웹툰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보니, 사실은 설득력이 없을 수 있는 만화적인 부분들이 좀 있죠. 그것을 영화적으로 관객들이 믿게 하려면, 리얼리티가 있어야 했어요. 그래서 선거의 과정, 인물들 사이의 개연성에 대한 자료조사처럼 인물들에 대한 배경 전사들을 쌓는데 노력을 많이 했죠. 진짜같이 보이게 하고 싶었고,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도 목포의 진짜 같은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라고 얘기했다.
장세출은 불의 앞에 소신을 굽히지 않는 열혈 변호사 강소현(원진아 분)을 보고 첫 눈에 반해 자신의 삶의 방향까지 바꾸게 된다.
강윤성 감독은 "한 여자에게 확 빠져서 직진하는, 어떻게 보면 옛날에나 볼법한 인물상이잖아요"라고 웃으며 "그런 인물을 요즘 시대에서, 다시 한 번 꺼내보고 싶었죠.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저는 로맨스로 받아들였었거든요. 그렇지만 또 이 이야기 안에서 장세출의 성장이 보여야 했기 때문에, 인간적인 느낌을 갖고 가는 그런 로맨스가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었죠"라고 설명했다.
순수함부터 단단함까지, 장세출의 다양한 얼굴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도 덧붙였다.
"사랑에 빠질 때는 정말 1초도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찰나인 것이죠. 남녀관계는 더 그렇다고 생각하고요. 순수한 매력을 갖고 있는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고 난 다음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본인의 인생조차도 다른 길로 갈 수 있게 결정할 수 있다는 매력이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요.(웃음)"
모든 디렉션들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하되, 촬영하는 당일의 공기의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배우들과 강윤성 감독이 함께 소통해 만든 장면 장면들이 돋보인 현장이었다.
강윤성 감독은 "제가 시나리오 작업도 하지만, '그 캐릭터는 이런 것이야'라고 배우에게 지시하고, 또 배우가 그렇게 해주기만을 바라지는 않아요"라고 다시 한 번 미소 지으며 "캐릭터라는 것은 배우와 감독이 같이 만들어내는 자식 같다고 생각하죠. 그런 식으로 배우와 같이 협업을 해나가면서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서 희열을 느껴요. '롱 리브 더 킹' 작업을 끝내면서 '장세출이 이렇게 탄생이 됐구나' 싶으면서 내 자식만이 아닌, 우리의 자식 같다는 생각이 들죠. 그게 제가 생각하는 진짜 인물, 진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에요"라고 말을 이었다.
"배우들을 믿습니다"라고 강조한 강윤성 감독은 "배우들이 만들어냈던 캐릭터가 대사를 했을 때 진짜 같은지 가짜 같은지만 제가 관찰자의 입장에서 평가해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같이 작업하다보면 그런 호흡이 금방 익숙해지죠. 배우 분들도 그래서 진짜 같은 연기를 꺼내기 위한 노력들을 하시고요. 그렇게 주연은 물론이고, 조·단역 분들의 연기도 조금 더 진짜 같은 형식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죠"라고 함께 전했다.
'범죄도시'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었다. "전편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었어요"라고 밝힌 강윤성 감독은 "'범죄도시'가 정말 잘 됐잖아요. '다음 작품은 무조건 더 잘되는 작품을 찾아야지'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았어요. 항상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기 원했었고 찾았었기 때문에, 그것에 아주 잘 맞는 이야기가 '롱 리브 더 킹'이었던 것이죠.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였어요. 원작 만화를 보진 않았고, 원작자이신 작가 분이 쓴 시나리오 초고를 봤을 때 제가 잘 요리할 수 있을 만한 이야기여서 했던 것이죠"라고 말했다.
그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하고, 찾고 있다. "관객 분들이 봤을 때 재미있어할만한 이야기를 하고 싶고, 그 재미가 단순히 웃고 즐기고가 아니라 감동일수도 있고 공포일수도 있겠죠. 적어도 관객들의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해요"라는 생각도 이야기했다.
17년의 시간을 기다려 마흔일곱의 나이에 입봉했고, 주위의 기대와 우려 속 자신만의 차분하고 담담한 시선을 유지하며 꾸준히 마음을 다져가고 있다. 겸손한 시선 유지와 함께, 좋은 이야기로 꾸준히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진심어린 바람도 전했다.
"장르 변화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영화적으로도 더 성숙해야 하고 확장돼야 하죠. 더 많은 도전을 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이야기를 작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영화, 좋은 이야기라면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다는 것이 제 영화 인생, 또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길이에요. 그리고 감독으로 쭉, 항상 기본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평생 가지고 가야 된다는 생각 중 하나가 '좋은 스토리텔러로 남고 싶다'는 것이거든요. 개연성 있게, 관객들이 믿을 수 있게끔 그것을 영상으로 잘 만들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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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