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서지현 검사가 세상에 목소리를 낸 이유를 밝혔다.
7일 방송된 KBS 1TV '거리의 만찬'에 서지현 검사가 출연했다. 서지현 검사는 지난 2018년 1월 말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8년 전 자신의 성추행 피해를 밝혔다.
서지현 검사는 성추행 피해를 밝힌 것에 대해 "검사는 정의를 바로 세우고 진실을 발견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저는 제가 겪은 불의, 피해조차 말할 수 없다면 검사로서 일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지현 검사는 "정말 억울한 일을 겪고 말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너무 괴로웠다. 왜냐면 제가 아무 힘이 없는 거다. 저는 아무런 힘이 없고 가해자는 너무나 큰 힘을 가지고 있고 제가 맞서서 싸울 방법이 없더라. 죽음으로써 억울함을 알려야 하나. 내가 가진 강력한 힘은 생명밖에 없더라. 정말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자살 충동에 휩싸였던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검사였기 때문에 죽지 않았던 것 같다. 피해자가 죽었을 때, 진실을 알고 있던 사람이 죽었을 때 결코 진실은 밝혀지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죽지 않고 버텨서 진실을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입을 여는 건 너무 두려웠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조용히 사표를 내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면 개인적으로 행복한 삶일 거다. 하지만 입을 다물면서 제2, 제3의 피해자들이 생겨나고 그들이 나 같은 고통을 겪는다면 너무 괴로울 것 같더라. 저는 용감해서 입을 연 게 아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입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는 "괴로움을 겪었고 건강이 악화됐고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내가 이 고통을 혼자 견뎌내고 시력까지 손상된다면 고통 견디는 게 무슨 이유가 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최후의 수단으로 법무부 장관 면담 요청을 신청했다. 간부를 지정해 면담을 했다. 인사 불만으로밖에 생각을 안 하더라. 유도 심문을 하더라.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말해보라고 하더라. 저는 그냥 제 능력에 맞는 인사를 원할 뿐이라고 한 건데 녹취 파일에도 있는데 인사불만으로 치부한 거다. 그냥 묵살하고 은폐했다"고 설명했다.
서지현 검사는 "법무부 장관한테까지 이야기했는데 아무 변화가 없고 모두가 은폐하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사표를 내는 수밖에 없겠더라. 그렇지만 알려야겠다. 알아야지 바뀔 수 있으니까"라고 모습을 드러낸 이유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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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