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안녕하세요' 이소룡에 빙의해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아버지가 등장했다.
20일 방송된 KBS 2TV‘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방송인 샘 해밍턴, 장영란, 갓세븐(GOT7) 뱀뱀과 유겸, 워너원 출신 가수 김재환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이소룡 무술에 빠진 아버지 때문에 집에 들어가는 게 제일 무섭다는 30대 남자가 등장했다. 아버지는 시간, 장소를 불문하고 아들에게 기술을 쓴다고 한다. 코피가 터지고 멍도 들고 발목도 나갈 정도라며 고민의 사연을 보냈다.
아들은 "이소룡의 팬인 정도가 아니라 빙의가 된다. 이소룡인 줄 착각하고 있다. 쇠로 된 쌍절곤이 있는데 중학교 때 장난을 치다가 정말로 맞았다. 피멍이 들었다. 아버지가 최근에는 이종격투기에 빠져서 애매하게 이겼다 싶으면 내게 기술을 건다. 본업은 사진작가다. 절권도를 독학으로 배웠다. 글자 하나를 안 틀리고 다 외워 아이들을 가르친다. 나도 그 아이들이 궁금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들은 "너무 아프다. 제일 심하게 다친 게 UFC 경기를 보다가 저게 뭐가 아플까라고 말했더니 아빠가 확 꺾어서 발목이 나갔다. 받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집에 들어가기가 무섭다. 1년 전에 독립을 했다. 외로워하는 것 같아 신경 쓰여 집에 가게 된다"고 토로했다. 아들은 "어머니는 온순해서 운다. 누나는 시력이 안 좋아 소리에 예민한데 아버지가 리액션이 강하다"며 가족의 고통도 전했다.
아버지는 "정말 사랑하는 내 자식이니까 그렇게 하는 거다. 아들에게 재능기부를 하는 거다. 어느 정도 아픔을 느껴야 이 기술이 먹히는지 알 수 있다. 10대 후반에 '당산대형'이라는 영화를 봤다. 이소룡의 절권도에 반했다. 저게 싸움의 진수구나 했다. '정무문'에 더 반했다. '용쟁호투'에서 완전히 빠졌다. 그때 책을 사서 공부했다"며 이소룡의 출연작을 언급하며 팬심을 드러냈다.
아버지는 "이소룡님을 우상으로 모시는 입장에서 연예인들이 그 표정을 안 지었으면 한다. 너무 개그로 몰고 가는 것 같다. '용쟁호투'에서 멋있는 표정이 많다. 그런 걸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아들이 집을 나갈 때 서운했다.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다. 그럴수록 더 한다. 내 아들이니까. 아들이 어릴 때는 아내가 상대였다. 상대가 있어야 발차기를 하지 않냐. 아내에게 업어치기, 꺾기는 안 한다. 발차기 연습만 많이 했다. 아내는 마지못해 허락해줬다"고 말해 말문을 막히게 했다. 어머니는 "발차기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 한다. 머리, 어깨를 맞았다. 소파에 업어치기도 당했다. 정말 아파서 우는데 본인은 장난처럼 생각한다"고 폭로했다.
아들은 "밖에서도 그런다. 친구가 우리 집이 어느 소굴인지도 모르고 왔다. 자고 일어나서 하는 말이 '너네 아버지에게 맞아 기절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친구는 직접 스튜디오에 나와 "원투하는데 눈에 별이 보이더라"며 경험담을 언급했다.
아버지는 슈퍼맨 펀치. 브라질리언 킥을 선보였다. 아들과 격한 겨루기를 보여주는가 하면 이영자, 샘 해밍턴도 상대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3년 전부터 부부의 사이가 악화됐다고 한다. 아들은 이를 안타까워했다. 어머니는 "옆에 있으면 불안하다. 내가 화를 내서 같이 대꾸를 하다 보면 그만큼 더 힘들 것 같아 참는 것 같다. (말을 안 섞으니) 나름 괜찮다. 내가 정말 힘든 건 여러가지 문제가 쌓여 곪아 터졌다. 욱하는 성격도 있다. 눈을 부릅뜨고 고함을 치면 굉장히 힘들다. 밖에서 마음 상한 일이 있으면 집에서 육두문자는 기본이다. 돌대가리라고 그런다. 그런 공격을 많이 받았다. 딸이 시력이 안 좋아 젓가릭질을 힘들게 하면 엄마가 교육을 못 시켜서 그렇다고 하고 메뉴가 마음에 안 들면 그릇을 집어 던진다. 남편이 웃고 있다가도 갑자기 돌발적으로 성격이 바뀌어 불안하다"며 힘들어했다.
아버지는 "다혈질인 건 분명하다. 내가 여자 셋 품에서 자랐다. 아버지, 남편의 역할이 뭔지 모르고 자랐다. 권위적인 건 인정한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딸은 예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음식물이 안 보이도록 밥을 먹어야 하지 않나. 그런 지도를 아내가 해줬으면 좋겠는데 아무 말도 안해 잔소리를 하게 된 거다"며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을 했다.
김태균은 "상대방이 싫어하는 걸 안 하는게 사랑이다. 가족은 겉에만 멍이 든 게 아니라 가슴에 멍이 든 거다. 이때까지 안 빠지는 거다"라고 일침했다. 이에 아버지는 "내 아들, 정말 사랑한다. 아들이 있어 행복하다. 아내에게는 뭐라고 용서를 빌어야할지 모르겠다. 당신은 아프게 하지 않을테니 믿어주고 용서 해달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미동조차 없었지만 아버지의 손을 잡으며 화해의 가능성을 보였다.
투표 결과 167표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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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