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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별한 형제' 신하균 "작품 속의 인물로 기억될 수 있길"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5.06 11:30 / 기사수정 2019.05.06 11:13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신하균이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를 통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1일 개봉한 '나의 특별한 형제'는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신하균 분)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휴먼 코미디.

신하균은 동구가 가장 믿고 따르는 형이자, 두 사람이 함께 사는 '책임의 집'의 대표 브레인 세하를 연기했다.

세하 캐릭터가 지체장애인 역할이었기에 신하균은 오로지 얼굴로 드러나는 표정과 호흡, 대사로 감정을 전달해야 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음에도 신하균의 디테일한 표현으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하며 보는 이들에게 공감을 선사한다.

신하균은 "장애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잖아요.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고, 같이 살아가야 되는 사람들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즐겁게 살아가자는 내용이기 때문에 기분 좋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완성된 영화를 봤을 때는, 그것이 잘 설명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좋았어요"라고 다시 말을 이은 신하균은 "그동안 무언가 편견을 가지고 바라봤던 장애인에 대한 시선을 다르게 가져간 메시지도 좋았고요.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도, 어려운 연기일 것이란 생각은 들었지만 도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기대도 되고, 잘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죠"라면서 미소를 보였다.


첫 촬영 때부터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린 신하균은 "사실 머리로만 생각하면 어려울 게 없죠. 그런데 이번 연기를 하면서 생각해보니, 대화를 하면서 제가 한 번도 가만히 있던 적이 없는 것이죠. 계속 평범한 감정 상태만 가져가는 건 아니니까, 첫 촬영 때부터는 그런 것을 제어하는 것이 힘들더라고요"라고 털어놓았다.

"'책임의 집'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동구를 보며 미현(이솜)과 대화하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어요. 감정이 크지가 않은데도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내가 움직였나'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해야 하고, 대사가 워낙 많기 때문에 톤이나 속도를 조절하는 게 좀 어려웠어요. 호흡이 가빠지니까, 감독님도 '가슴이 많이 움직인다'며 다시 한 번 찍자고, 그렇게 얘기하시기도 했죠."

'나의 특별한 형제'는 10여 년을 한 몸처럼 살아온 지체 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 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화에서 출발해 영화로 만들어진 이야기다. 이를 생각하며 신하균 역시 '어떻게 톤을 가져가느냐가 중요하겠다'는 마음을 계속해서 상기시켰다.

"우리 영화의 톤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했어요. 코미디가 있지만 희화화시키지 말고 우스꽝스럽게 하지 말자, 최대한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많은 부분을 절제했고, 저보다는 (이)광수 씨가 그걸 굉장히 잘했다고 봐요. 진심을 다해 그 인물에 집중해서 감정으로 이야기하려고 했죠. 과도한 설정이 들어간다든지 이런 것을 배제하고, 인물의 관계들과 감정에 집중해서 촬영했어요."

신하균의 말처럼 영화에서는 웃음과 뭉클함을 안기는 신들이 적절히 조화돼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다. 신하균은 "마지막 장면에서만 애드리브가 있었고, 모든 웃음 코드들은 시나리오에 있던 부분이었죠"라고 설명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를 찍으면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신하균은 "장애인들을 보면 도와줘야 될 것 같고, 동정 어린 시선으로 보게 되는 편견이 있잖아요. 그렇지만 사실은 우리와 다른 불편함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 별반 다를 게 없잖아요. 같이 더불어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런 구체적인 방법은 저도 모르겠지만 같이 고민해서 방법을 찾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죠"라고 전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는 꾸준하고 다양한 작품 활동 속 최근까지도 드라마 '나쁜형사'를 비롯해 '극한직업'(2019), '바람 바람 바람'(2018), '7호실'(2017), '악녀'(2017) 등을 통해 존재감을 발휘해오고 있다.

"작품이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르니, 그렇게 계속 기다리는 것이죠"라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 신하균은 "감사하게도 늘 소중한 연이 닿아서 계속 이렇게 좋은 작품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나의 특별한 형제'도 당연히 마찬가지고요"라며 웃음 지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냐'라고도 덧붙였다.

"시나리오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또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느냐도 중요하죠. 안 해본 역할에 대한 도전이라는 부분도 그렇고요. 사실 제 일상은 굉장히 수동적인 편이거든요.(웃음) 성격도 적극적이지 못하고, 사람 관계에 있어서도 나오라고 해야 나가지 먼저 약속을 잡거나 하지 않아요. 부족한 게 많은데, 작품을 통해 많이 위안을 받죠."

신하균은 "작품을 찍고 나서 관객들이 제가 출연한 영화를 본 후 이야기를 하고 그 시간을 잘 보냈다고 하면 정말 행복하죠"라고 웃으면서 "제가 바라는 것도 그것 하나에요. 저라는 사람은 기억하지 않으셔도 괜찮거든요. 어떤 영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속의 인물로 저를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죠. 누군가의 인생에서 손에 꼽을 수 있는 영화 속에 제 작품이 들어가길 바라고, 캐릭터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밝혔다.

"인간 신하균에 대해서는 모르셔도 괜찮고요, 영화 속 세하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게는 그 시간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나의 특별한 형제'는 특히 따뜻한 봄에 보기 좋은 영화잖아요. 부모님, 가족과 함께 보시고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웃음)"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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