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채정연 기자] 한화 이글스 장민재가 토종 선발진의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조급함 없이 기다리며 준비에 매진했고, 결과는 달콤하다.
장민재는 14일 키움전에서 5⅓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사사구 없는 공격적 투구로 팀 연패 마감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전 한용덕 감독의 토종 선발진 구상 속 장민재는 없었다. 그러나 먼저 기회를 받았던 김재영, 김성훈, 박주홍 등이 부상과 부진의 늪에 빠지며 장민재에게도 기회가 왔다. 장민재는 자신에게 온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아직 잘하고 못하고를 따질 시기가 아닌 것 같다. 자리를 쭉 지키고 싶을 뿐"이라며 웃었다.
선발을 준비했지만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지는 못했다. 구원 보직으로 시즌을 시작했고, 2일 LG전부터 선발로 나섰다. 당시 5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올렸고, 7일 롯데전에서도 6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로 2승째 달성했다.
장민재는 "모든 것은 감독님의 뜻이다. 선발로 시즌을 시작하진 못했지만 '언젠가 선발로 나가겠지'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중간으로 던지면 1이닝 밖에 못 소화하니 투구를 마치고 불펜에서 추가로 더 던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잦은 보직 이동이 힘들 법 하지만, 긍정적 마인드로 이겨냈다. 그는 "왜 나만 선발과 구원을 오갈까 생각한 적도 있지만 오히려 장점이기도 하다. 중간도, 롱릴리프도, 선발도 된다는 뜻 아닌가"라며 "이길 때는 이길 때 대로, 질 때는 또 내 스타일 대로 이닝을 많이 끌어주려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시즌 동안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과 함께 운동한 덕도 봤다. 장민재는 "(류)현진이 형과 함께 운동하는 게 영광이다. 따로 가르쳐주는 건 없어도 내가 눈으로 보고, 형이 내 질문에 답해 준 내용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 또 야구에 대한 준비, 웨이트나 러닝 등 운동 습관도 많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장민재의 모자 챙에는 '제구력이 살 길이다'라고 써있다.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면 잘 생각나지 않는다"며 웃은 그였지만, 매 구 최선을 다 해 투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장민재는 "더 공격적으로 피칭하려 한다. 볼넷 주고 주자를 모으고 안타를 맞는 것이 가장 안 좋다. 차라리 안타 3개 맞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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