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축구는 전통적으로 미드필더에서 세밀한 패스를 통한 중앙공격보다 ,스피드가 좋고 기량이 뛰어난 윙플레이어를 통한 측면공격을 주 공격루트로 사용해왔다. 따라서 그동안 국내팬들과 언론은 화려한 윙플레이어나 공격수의 플레이에초점을 맞추었고 포지션 특성상 눈에 잘 띄지않는 수비형 미드필더에겐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이 쏠렸다.
이런 팬들의 성향을 한 순간에 바꾼것은 김남일이었다. 김남일은 지난2002년 월드컵 당시 터프한 외모와 직선적인 말투로 국내최고의 스타로 자리잡았고, 그의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에도 사람들은 점차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과거와는 달리 축구팬들은 케이블 티비등을 통해 전세계 각국의 다양한 축구스타일을 접하게 됨으로써 수비형 미드필더에 대한 관심도가 예전보다 상당히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얼마전 발표된 아드보카트호의 해외전지훈련 멤버에도 적지않은 수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들이 포함되어 다른 포지션처럼 치열한 주전경쟁이 펼쳐지게 되었다.
명실상부한 한국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 김남일
지난 2002년 월드컵을 전후로 기량이 급성장한 김남일은터프하고 몸싸움을 즐겨하는 파이터형 수비형 미드필더이다.탄탄한 체격과 뛰어난 지구력을 자랑하는 그는 올시즌엔 부상으로 K리그에 6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부상을 털고 이번 전지훈련부터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그는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아드보카트호의 주전 미드필더가 될 가능성이매우 높다.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에 걸맏게 최종수비라인 앞에 위치해서 상대의 공격을 1차적으로 저지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있다. 58회의 A매치 출전경력이 말해주듯이 풍부한 경험이 장점이며 최근엔 전방으로 보내는 패스와 슛팅력등 공격적인 능력도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평가이다.
한국 미드필더진의 새로운 바람 - 김정우
아테네 올림픽대표 출신인 김정우가 팬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건 지난2003년 PSV와 올림픽대표간의 친선경기에서 였다. 당시 김정우는 25미터가 넘는거리에서 다이렉트 발리슛을성공시켜 자신의 이름을 많은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아테네올림픽 본선경기 멕시코전에서도 시원한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뛰어난 슛팅력을 뽐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한국선수들에겐 볼수없었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넓은시야와 정확한패스 그리고 안정적인 볼키핑력등 전형적인 미드필더가 갖추어야할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평이다. 또 패스를 받기전 주위를 보는능력이 뛰어나 볼이 없을때도 움직임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있으며 수비시 미드필더에서의 압박도 뛰어나다.
그러나 쓰루패스와 중거리슛능력도 좋지만 몸싸움이 약한면이있어 체격을 보완해야한다는 평가도 있다.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지만 더욱 발전하기위해서는 현재 가진 잠재력을 더욱향상시켜야한다는 숙제도 안고있다고 할 수 잇다.
K리그 정상급의 미드필더 - 김상식
김상식은 지난 2000년 유고와의 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한 이후그동안 꾸준히 대표팀에 선발되어왔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 같은 큰대회에서는 최종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맛보기도 하였다. 따라서 77년생인 그는 사실상 이번이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도 번번히 스토퍼로 기용되기도 하지만 그가 미드필더에서 보여주는 기량또한 뛰어나기 때문에 아드보카트호의 수비형미드필더 자리를 위협하기에 충분한 선수이다. 중원싸움에서 상대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마크하는 능력이 좋고 터프한 플레이로 중원장악력 역시 좋다는 평가이다.
짧은 패스의 세밀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지만 최근에는 숏패스 뿐만아니라 로빙패스의 정확도도 많이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리그에서 검증되었다는 미드필더라는 점과 오랜기간동안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풍부한 경험이 그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아드보카트호의 황태자 - 이호 , 뉴페이스 - 백지훈두차례의 A매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호는 아드보카트가 발굴한 깜짝스타다. 올시즌 소속팀에선 36경기에 출장하며 울산을 K리그 정상으로 이끌었지만 그동안 대표팀에서는 얼굴을 볼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감독의 첫경기였던 이란전에서A매치에 데뷔하였으며 그후 대표팀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한국대표팀을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청소년대표팀 출신인 FC서울의 백지훈역시 대표팀의 뉴 페이스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세계청소년대회 나이지리아전에서의 통쾌한 골로 일약 스타로 떠오른 그는 85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리그 통산 출전 기록이 40경기가 넘을 만큼 자신의 입지를 굳혔다.
체격이 크지않고 아직 파워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으나짧게 주고 받는 패스게임에 강해 팀의 전체적인 조직력향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아직 나이가 어린만큼 몸싸움능력을 키우고 장점을 더욱 발전시켜 나간다면 한국최고의 중앙미드필더로써의 성장가능성이 높은선수이다.
포지션 경쟁의 최후승자는 누구일까?내년 1월 전지훈련을 떠나는 아드보카트호는 유례를 찾기힘들만큼 각 포지션에서 포지션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자리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뛰어난 선수자원이 많아 누가 주전이되고 누가 최종엔트리에서탈락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연 이중에누가 최후까지 살아남아 대표팀의 허리를 책임질 수 있을지 아드보카트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