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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결산] WBC~김연아 열풍으로 시작하다 (1-3월)

기사입력 2009.12.31 00:34 / 기사수정 2009.12.31 00:34

김지한 기자



1월 1주 

새해 첫 주는 염기훈의 EPL 진출 무산으로 인한 후유증이 컸던 한 주였다. 구단의 동의 없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브롬위치로 입단하려 했던 염기훈은 결국 구단 자체 상벌위원회를 통해 벌금 2,000만원의 중징계를 받았다. 또한, 대전 시티즌에서 축구 인생 재기를 노렸던 고종수는 구단으로부터 결별 통보를 받아 방황하는 신세로 전락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이적도 줄을 이었다. 전북 현대는 성남에서 방출되다시피 한 이동국과 김상식을 10일, 영입해 팀내 주축 자원으로 활용하려 했다. 또한 수원 삼성은 '통곡의 벽' 마토, 이정수의 일본 J리그 진출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중국 수비수 리웨이펑을 영입했다. 러시아 제니트에서 방황하다시피 했던 이호는 성남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10일, 허정무호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첫번째 소집훈련을 위해 제주에 모였다. 다음 달에 있을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경기를 위해 꽤 이른 시기에 선수들을 소집한 것이다.

프로야구에서는 일본 진출이 무산된 김동주가 연봉 7억 원에 두산에 잔류했으며, 여자 프로골퍼 신지애는 원소속사였던 하이마트와 결별하기도 했다.

1월 2주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마음고생이 심했던지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며 기자회견장을 술렁이게 했다. 코리안특급의 눈물에 많은 팬들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 인간미 넘치는 그의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팀에 대한 막말을 퍼부어 파문을 일으켰던 하승진(KCC)은 허재 감독에게 정식으로 사과했던 반면 한양대 농구부 감독은 선수 구타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켜 한국 스포츠의 악습을 또 한 번 드러내기도 했다. 코리아 오픈 배드민턴에서는 이용대(삼성전기)가 이효정과 짝을 이뤄 혼합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월 3주

맨체스터 시티 이적설로 한동안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카카가 AC 밀란 잔류를 선언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브롬위치에서 뛰었던 김두현은 FA컵 4라운드 번리전에서 멋진 프리킥골을 성공시키며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새롭게 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하며 16년간 한국 축구 수장을 이끌던 정몽준 회장이 물러났다. 사상 처음으로 경기인 출신이 축구협회장에 나선 조중연 회장은 한국 축구의 내실을 다지겠다는 취임 일성을 드러내며 의욕적인 행보를 예고하기도 했다.

1월 4주 

신영록이 터키의 부르사스포르에 입단해 이을용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 선수가 터키 리그에 진출하는 기록을 남겼다. 반면, 거스 히딩크 감독의 고향인 네덜란드 파르세펠트에 건립됐던 '히딩크 박물관'은 관광객, 수입 감소 등을 이유로 문을 닫아 2002년 한일월드컵 성과를 기억하고 싶었던 한국 축구팬들을 아쉽게 만들었다.

2월 1주 

'피겨 여왕' 김연아가 '미리 보는 올림픽'으로 불렸던 4대륙 피겨 선수권에서 총점 189.07점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 준우승의 한을 풀면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다시 우뚝 섰다.

'한국계 미국인' 하인스 워드가 활약하는 피츠버그 스틸러스는 2009년 제43회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 정상에 올랐다. 또, 축구협회는 한국이 2018년 또는 2022년 월드컵 유치를 하겠다고 선언하며 20년 만의 월드컵 유치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2월 2주 

1달간 집중 훈련을 벌여왔던 허정무호가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의 원정 경기에서 박지성의 극적인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본선 진출을 위한 7부 능선을 넘어다. 자바드 네쿠남에게 선제 프리킥골을 허용했던 한국은 후반 36분, 기성용의 프리킥이 상대 골키퍼 맞고 나온 것을 박지성이 달려들며 헤딩으로 성공, 극적으로 무승부를 이뤄냈다.

리그,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잇따라 부진을 보였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는 스콜라리 감독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원팀맨'으로 맨유에서만 20여년 활약한 라이언 긱스는 맨유와 1년 재계약을 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프로야구계에 약물 파동이 크게 터진 시기이기도 했다. 거포,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끊임없는 약물 복용 의혹에 결국 2001년부터 3년간 금지 약물인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고 시인해 전 미국 사회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2월 3주 

'조투소' 조원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 어슬래틱과 계약에 성공해 한국인으로는 6번째 프리미어리거가 탄생했다. 또, 홍명보 감독은 조동현 감독 후임으로 U-20(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맡아 9월에 있을 U-20 월드컵 본선 감독으로 참여하게 됐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통해 재기를 노렸던 김병현은 여권 분실로 결국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해프닝을 겪었다.

2월 4주 

수원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던 이천수가 전남과 6개월 무보수 계약을 맺었다. K-1과 계약이 끝났던 추성훈은 UFC에 진출해 새로운 무대를 밟게 됐다. 월초에 개막했던 핸드볼 큰잔치에서는 남자부의 두산, 여자부의 벽산건설이 우승을 차지했다.

WBC에 출전할 야구대표팀 명단이 발표됐다. 박찬호, 이승엽 등 해외파가 대거 빠진 가운데, 추신수가 최종 명단에 들었으며, 베이징올림픽 주축 멤버들도 다수 명단에 포함됐다.

3월 1주 

WBC 아시아 예선 1차전에서 한국이 대만에 9-0 완승을 거두고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다음날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7회 콜드게임패를 당해 망신을 사기도 했다. '일본 킬러'로 여겼던 김광현이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결국 안타까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유가 칼링컵 우승을 차지했으며, 박지성은 개인 통산 10호골을 쏘아올리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3월 2주 

첫 경기에서 콜드패를 당했던 한국은 아시아 지역 결승에서 김태균의 결승 적시타로 1-0 완봉승을 거두며 복수에 성공했다. 기분좋은 일이 있었던 반면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일부가 인터넷 도박에 연루돼 경기 출장 정지 처분이 내려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K-리그 개막 경기가 치러졌던 가운데, '주먹 감자 세리머니'로 파문을 일으켰던 이천수는 결국 6경기 출장 정지 및 기수 사회봉사라는 초유의 징계를 받았다. 한편, 마라톤에서는 '봉달이' 이봉주가 개인 통산 40번째 완주에 성공해 한국은 물론 세계 마라톤사를 다시 썼다.

3월 3주 

WBC 2라운드가 벌어진 가운데, 한국이 멕시코, 일본을 잇따라 누르고 4강 진출에 성공해 2회 연속 4강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2라운드 최종전에서 일본에 패해 조2위를 차지한 한국은 4강에서 상대조 1위 베네수엘라에 승리를 거두며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김인식 감독의 기막힌 용병술, 젊은 선수들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똘똘 뭉친 위대한 승리였다.

프로농구에서는 울산 모비스가 예상을 뒤엎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해 신흥 농구 명문의 위상을 알렸다.

3월 4주 

파죽지세를 달렸던 한국 야구가 아쉽게 결승에서 일본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범호의 극적인 동점타로 승부를 연장전까지 몰고 갔던 한국은 10회초, 임창용의 공을 잘 받아친 스즈키 이치로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허용해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3월 한 달간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WBC 열기는 경제 위기로 실의에 빠졌던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야구의 아쉬운 결과가 있었지만 '피겨 여왕'이 곧바로 또 하나의 쾌거를 이뤄내며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미국 LA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총점 201.03점을 기록하며 세계 여자 피겨 사상 첫 200점 돌파라는 대단한 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피겨 요정'에서 '피겨 여왕'으로 등극하면서 많은 팬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1년 앞으로 다가온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의 전망도 밝게 했다.

또, 한국 축구는 북한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가진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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