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한정원 인턴기자] 박찬욱 감독이 존 르 카레 작가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29일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 : 감독판'이 소개됐다.
이날 박찬욱은 '리틀 드러머 걸'의 원작 소설 작가 존 르 카레를 "내가 생존 작가 중에 제일 존경하는 작가님. 두 아들도 제작자로 아주 뛰어난 집안의 가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존 르 카레의 작품을 맡게된 만큼 취재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며 "테러리스트를 직접 대면하며 이야기를 들었다"며 기억을 회상했다.
박찬욱이 연출한 '리틀 드러머 걸'은 배우 찰리가 스파이 세계에 발을 들이며 위기 상황을 돌파해가면서 정체성을 고민하는 이야기로 영국과 미국에 방영된 6부작 드라마.
박찬욱은 "이 작품은 스파이물이다. 근데 특이한게 원작을 쓰신 존 르 카레가 실제 스파이 출신이라는 것. 그는 1950~60년 대 영국 정보국에서 영국과 해외전담 기관의 스파이였다"라며 놀라운 사실을 밝혔다. 이어 "그래서 스파이 세계를 잘 담아냈다. 존 르 카레도 원래 가명. 본명은 데이비드 콘웰이다. 난 '콘쌤'이라고 부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찬욱은 "존 르 카레의 소설을 보면 정말 실제 스파이 세계와 매우 흡사하다"고 이야기 했고, 이에 정서경 작가는 "감독님이 원래부터 첩보물을 꿈꿔왔다. 스파이의 성향을 갖고 있는게 아닐까"라고 의심하다가도 "생각해보니까 박찬욱 감독님은 뒷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입이 너무 가벼워서 스파이 성향 갖진 않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찬욱은 자신이 존경하는 존 르 카레의 작품인만큼, 연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앞서 미술감독을 선임해야 할 때,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를 했던 사람을 데려 와달라고 했다. 근데 정말 마리아 듀코빅을 데리고 왔더라"며 "그 사람을 만나자마자 '어떻게 하면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랑 다르게 할 수 있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그는 똑같은 존 르 카레 원작이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르게 연출하고 싶었다고 덧붙이며 MC들을 감탄하게 했다. 마리아 듀코빅은 영상을 통해 "나도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따라가고 싶지 않았다. 근데 박찬욱 감독도 그러더라. 그는 강력한 컬러 팔레트를 사용하며 차이점을 뒀다"며 "박찬욱 감독이랑 협업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 굉장히 과감하고 시각적으로 비관습적인 요소를 사용했다"며 박찬욱 감독을 칭찬했다.
박찬욱은 처음 도전하는 드라마 연출에 "영화랑 달리 각본 쓸 때 제작자와 방송국 측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오래 걸리더라. 각본이 나와야 나도 준비를 할텐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결국 완성된 각본 없이 촬영을 시작했다며 "낮에는 촬영을 하고 밤에는 각본을 썼다. 정말 1년 2개월 동안 제대로 쉬어본 적이 한 시간도 없었다"며 고생했던 촬영 기간을 언급했다.
하지만 고생스러웠던 촬영만큼 얻은게 많다며 "앞으로 어떤 각본도 할 수 있다. 뭐든지 할 수 있다. 불러만 달라"고 말하며 세계 영화제에서 각광 받는 감독인데도 불구하고, 겸손한 자세로 패널들에게 또한번 감동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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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원 기자 jeongwon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