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연정훈이 '내 사랑 치유기'의 숨은 비하인드는 물론 연기에 대한 열정까지 자랑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MBC '내 사랑 치유기'의 연정훈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3일 종영한 '내 사랑 치유기'는 14.3%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연정훈은 '내 사랑 치유기'를 통해 열연을 펼친 덕분에 '2018 MBC 연기대상'에서 연속극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날 만난 연정훈은 "사실 이렇게까지 사랑 받을 줄 몰랐다"고 고백했다. 그는 "처음에 김성용 감독님, 원영옥 작가님과 만났을 때 즐거운 현장을 만들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저에게 부드럽고 위트있는 캐릭터를 주문하셨다. 최근 몇 년간 저에게 그렇게 주문하신 분들이 드물어서, '굉장히 새로운 걸 원하시는구나'라고 느꼈다. 재미있게 작업하자고 해서, 저도 선택하게 됐다"라며 '내 사랑 치유기'를 선택한 계기를 전했다.
최진유 역을 맡았던 연정훈은 임치우 캐릭터로 변신한 소유진과 함께 러브라인은 물론, 멜로까지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연정훈 역시 "아직은 멜로를 해도 괜찮겠다고 느꼈다"고 너스레를 떨며 "기대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사실 결혼 하기 전에는 멜로 위주의 작품을 많이 했는데, 선배들이 연기를 하는 걸 보면서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러다가 군 제대 후에는 좀 더 남성적이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었다. 그래서 '에덴의 동쪽', '제중원' 도전할 때도 그런 부분에 중점을 뒀다. 그렇게 하다보니 멜르 장르를 예전처럼 선택을 많이 안했던 것 같다."
또한 연정훈은 함께 호흡을 맞췄던 소유진을 떠올리며 "멜로와 코믹연기를 잘 살리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그는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분이구나' 싶었다. 연기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더라. 어떻게 임해야하는지 생각도 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잘 소화하는 배우였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도 너무 좋았고, 서로 많이 배운 것 같다"라며 함께 케미를 맞춘 소감을 전했다.
연정훈의 말처럼 '내 사랑 치유기'는 따뜻한 드라마였다. 하지만 그런 '내 사랑 치유기' 역시 출생의 비밀이라는 주말극의 공식이 존재했던 터. 특히 마지막회에서는 진유와 치우가 각자의 마음을 확인했지만, 효실(반효정)과 재학(길용우)의 반대가 이어졌다. 하지만 여느 연속극처럼 두 사람은 다시 재회하며 입을 맞추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마무리 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도 일부 시청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던 상황.
연정훈은 결말을 묻는 질문에 "사실 원래 시놉내용이긴 했다"라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는 "결말을 두고 찬성하는 분들도,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 처음부터 저희의 감정을 가지고 따라오셨던 분들이라면 충분히 이해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연기를 하고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큰 악역은 없었다. 박완승(윤종훈) 캐릭터 역시 성장을 하고 바뀌는 모습이 좋았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물론 완벽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을 공감시킬 수 없으니 저희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내 사랑 치유기'의 시작은 9%의 시청률이었지만 소유진-연정훈의 케미는 물론, 고구마-사이다를 오가는 전개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덕분에 마지막회는 14.3%라는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최고 시청률은 16%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연정훈은 시청률에 대해 "저희가 자극적이지 않게 시작을 하다보니, 시청자 분들이 봤을 때 확 끌리는 면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캐릭터를 쌓아가다보니 촬영하면서 다들 많이 알아봐주셨던 것 같다. 특히 후반부 야외촬영을 할 때는 시민 분들도 많이 알아봐주셨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까지 끈끈한 관계를 자랑했다는 '내 사랑 치유기'. 연정훈은 비결로 꾸준한 소통을 꼽았다.
"과거 주말극의 특성상 서로 이야기도, 조언도 많이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시간을 갖는 게 어려워지지 않았나. 하지만 김성용 감독님도, 저희도 소통을 원했기 때문에 대본연습을 매주 했다. 덕분에 극에 부딪히지 않는 배우들과도 계속 만나 이야기를 했고 촬영 현장에서도 소통히는 시간이 많았다. 처음에 오리엔테이션, 가을 운동회도 있었다. 크리스마스 때는 김창완 선배님이 공연도 해주기도 했다. 소유진 씨가 회식을 좋아해서, 저희가 회식도 많이 했다. 배우들끼리 '같이 모이는 시간이 이렇게 많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함께 했던 것 같다"
그런가 하면, 연정훈은 아내 한가인과 가족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2003년 드라마 '노란 손수건'을 통해 인연을 맺은 연정훈과 한가인은 2005년 4월 백년가약을 맺고 2016년에 첫째딸을 품에 안았다. 이날 연정훈은 "결혼 전 연애도 길었다. 그래서 지금은 인생 2막에 들어선 기분"이라고 밝혔다.
지난 연기대상에서 아내 한가인의 둘째 임신소식을 깜짝 밝혔던 연정훈. 그는 현재 한가인의 상태에 대해 "임신 8개월 차"라고 밝혔다. 이어 "걱정보다는 기대가 된다. 건강하게 잘 태어나주면 행복할 것 같다"라며 둘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연정훈은 둘째를 위해 다양한 태교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건 다 한다'는 중이라고 전한 그는 책을 읽는 것은 물론 자신의 목소리를 많이 들려주려고 하는 편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첫째딸을 향해서는 '딸바보' 면모를 자랑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에는 발레를 한다고 한다. 발을 드는 시늉을 하기도 하고, 토슈즈를 신고 잠들기도 했다. 딸이 러시아를 가겠다고 하더라. 어떤 광장에서 발레를 배워야한다고. 하하. 그래서 보통이 아니구나 싶더라"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한동안 '내 사랑 치유기'와 '빙의'를 오가며 촬영을 했던 연정훈은 "사실 '내 사랑 치유기'는 주말극이다보니 밤샘 스케줄이 아니었고, 캐릭터도 많아서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빙의' 촬영이 2-3달 정도 겹치면서 집에가는 시간이 확실히 줄어들더라"라고 한동안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연정훈은 앞으로 차기작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현재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으니 '빙의' 이후 당분간 차기작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 아이의 아버지, 가족의 가장이기 전, 연정훈은 연기에 대한 여전한 열정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는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버지 세대 때부터 이걸 지켜본 입장에서, 시청자들에게 인정을 받고 계속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고 소망과 바람을 전했다.
또한 "시대가 많이 변한 것 같다. 예전에 제 나이라면 삼촌, 아버지 역할을 했을 텐데 지금 제 또래나 선배들도 다 폭넓은 연기를 하고 넓혀가고 있다. 그래서 감사하게도 저도 이렇게 작품을 이어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몽펠리아, '내 사랑 치유기' 스틸컷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