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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 탄생한 '여명의 눈동자'…드라마와 또다른 매력[종합]

기사입력 2019.03.07 16:08 / 기사수정 2019.03.07 16:0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여명의 눈동자’가 뮤지컬로 돌아왔다.

3.1운동 100주년 기념 공연인 '여명의 눈동자'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동명의 드라마를 극화한 작품이다. 일제 강점기인 1943년 겨울부터 한국 전쟁 직후 겨울까지 동아시아 격변기 10년의 세월을 겪어낸 세 남녀의 지난한 삶을 통해 한민족의 가장 가슴 아픈 역사와 동아시아 격변기 10년의 대서사를 담는다.

당시 김성종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는 가녀린 여인의 몸으로 이 세상의 모든 비극은 다 겪어야 했던 윤여옥(채시라 분), 잘못된 시작으로 이념에 얽혀야만 했던 최대치(최재성), 한 여자를 사랑해서 때로는 모든 것을 잃어야 했던 장하림(박상원)의 이야기를 다뤄 큰 사랑을 받았다. 평균 시청률 44.3%, 최고 시청률 58.4%를 기록했다.

변숙희 프로듀서는 7일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창작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프레스콜에서 "드라마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반영하진 못해도 반드시 알아야 할 걸 담았다. 제주 4.3 사건은 자세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우리 민족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고심을 많이 했다. 이미 일제 강점기를 다룬 작품은 많지만 그 외에 사건을 심도있게 다루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변숙희 프로듀서는 투자 사기를 당해 개막을 3주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것을 언급했다. "초반에 안 좋은 상황이 있어 공연을 못하는 상황까지 갔다. 배우와 스태프가 정말 아까운 작품이니 올리고 싶다고 얘기해줘 힘을 얻고 올리게 됐다. 처음 계획한 것에서 방향이 많이 틀어졌는데 관객에게 더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화위복이 됐다. 스태프, 창작진, 배우들의 노력 덕분이다. MR이어서 부족한 부분을 배우가 채운다. 몰입도가 크다. 관객들이 무대 장치가 없어 더 집중해서 볼 수 있다고 말해주더라. 스태프와 배우의 진정성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어렵게 진행 중인데 이들의 피, 땀 어린 노력과 인내, 고통이 있었다"라며 공을 돌렸다.

변 프로듀서는 "어렵게 올린 공연이다. 그래서 나비석을 만든 것만은 아니고 길이라는 의미로 무대가 탄생됐다. 마당놀이 형식으로 볼 수 있다. 일반 객석에서 보기에는 시야가 방해되는 부분은 있다. 사전에 미리 공지글을 올렸고 가격도 보답하는 마음으로 낮췄다. 각 자리에서 보는 재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STEP 1 길'이라는 부제를 더해 배우와 관객이 함께 걸어가지는 의미로 무대 양 옆에 나비석을 만들었다. 런웨이 형태의 무대를 구현해 객석을 무대 위로 올렸다. 배우들은 무대 양쪽에 설치된 객석을 바라보는 형태로 공연한다.

변 프로듀서는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고심하고 회의했다. 어떻게 하면 아픈 역사를 전달할 수 있을까 했다. 대극장에서 보기 어려운 형식이다. 소극장에서는 배우들의 침, 땀이 튀기는 걸 볼 수 있는데 대극장에서는 그런 걸 보기 힘들다. 아픈 역사를 다루는 것이어서 관객과 같이 호흡하고 싶었다. 무대에서 배우가 동떨어지게 연기하는 게 아니라 관객도 같이 감동하고 공감하게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당시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위안부 문제와 제주 4.3 사건 등도 담았다. 변 프로듀서는 "아픈 역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런웨이 무대라고 하지만 '길'이라는 의미를 뒀다. 역사를 같이 살지 않냐.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가슴 아픈 역사지만 그런 분들이 있어 우리가 있는 것처럼 그렇게 무대에서 표현하려 했다. 상징적으로 많이 표현하려 애를 썼다. 직접적인 묘사를 하기 보다는 간접적인 묘사로 했다. 4학년 여학생이 보고 많이 울었다고 한다. 간접적으로도 가슴 아픈 역사를 보여줘 고무적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여옥 역에 김지현, 문혜원이 캐스팅됐다. 박민성, 김수용, 김보현이 대치 역을 맡았다. 하림 역은 테이, 이경수가 연기한다.

박민성은 나비석에 대해 "객석과 무대를 나눠 활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이 재판장의 방청객으로서, 3.1운동, 해방 등을 같이 하는 사람으로서 참여한다고 생각했다. 거부감이나 이질감은 들지 않았다. 시너지를 받는다. 관객을 넘어 역사 속 대한민국 인물로서 함께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드라마 속 배우들을 따라한다는 생각은 하나도 안 했다. 관객에게 슬픔을 전달하는 것에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느낀 걸 똑같이 느끼도록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짚었다.

문혜원은 "(위안부 문제 등을) 조심스럽게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접적인 묘사는 삼가하고 소녀상을 묘사하면서 앙상블의 안무로 표현한다. 관객들이 적절하게 잘 표현했다고 평가해줬더라. 와서 함께 봐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김지현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많은 생각이 날 정도로 슬픈 장면이 만들어졌다. 아픔을 다 알고 이해할 수 없지만 최대한 윤여옥으로 살려고 노력한다. 더 많이 표현할 필요가 없어지더라. 그 공간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객석에 전달될 거로 생각한다. 다른 결로 만들 거라는 자신감이 있어 잘 표현했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거들었다.

이경수는 "캐릭터가 쉽지는 않다. 박상원 선배님 생각이 많이 났다. 나도 그 드라마를 다 본 기억이 난다. 박상원 선배님이 어떻게 했는지 찾아봤다. 모든 희망을 잃은 여옥의 옆에서 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 음악적인 구성이 완벽하다는 걸 느꼈다. 그 안의 감정선을 빨리 따라가려고 했다"고 전했다.

테이는 "'여명의 눈동자'를 노우성 연출님이 연출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다림이 컸다. 잘 만들거라는 기대를 가졌다. 음악이 너무 멋있다. 음악으로 감정을 풀어낼 수 있겠다 했다. 암울한 시대적인 이야기가 주이고 그 안에서 인물로 들어가는 시스템이다. 하림이 어떻게 깨어있어야 할까 고민했다. 방대한 드라마를 어떻게 정리했을지, 그 많은 인물의 감정을 짧은 시간에 축약하는지 궁금할 거다. 액자식 구성이다. 늘 하림을 이해하려고 했다. 여옥을 보면 슬프고 대치를 보면 늘 안타까운 마음으로 살아가려 한다. 관객이 보고 나면 난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나라면 저런 감정일까 라는 생각이 드는 뮤지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월 14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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