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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예선] 태평양은 웃고, 중동은 울다

기사입력 2009.11.14 22:06 / 기사수정 2009.11.14 22:06

강승룡 기자

그간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은 중동팀들의 강세가 두드러졌고, 동아시아팀들은 중동 원정에서 그들의 홈 텃새에 부진을 면치 못하며 본선 진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월드컵의 규모가 확대되어 아시아에서 두 장 이상의 본선 진출권이 배정되면서, 중동팀들은 월드컵 본선에 한 팀 이상씩을 꾸준히 진출시키며 아시아를 대표해왔었다.

하지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중동팀들의 이름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것도 아시아에 4.5장의 본선 진출 티켓이 걸려 있었음에도 말이다. 11월 14일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바레인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로리 팔론의 결승골을 지킨 뉴질랜드가 1-0으로 승리하며 1차전 무승부에 이어 1승1무의 우위를 보이며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뉴질랜드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24개국으로 규모가 확장된 1982년 스페인월드컵 이후 28년 만의 일이다.

반면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렸던 바레인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 이어 연속으로 대륙간 플레이오프의 벽을 넘지 못하고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바레인은 52분경 아드난의 페널티킥 실축이 본선 진출 실패의 결정타가 되었다. 바레인이 페널티킥 찬스에 성공했다면 원정 다득점으로 본선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바레인마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중동팀은 1974년 서독월드컵 이래로 36년 만에 본선 진출 팀을 한 팀도 올려놓지 못하게 되었다.

5장의 본선 진출권이 걸린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예선은 '태평양의 승리와 중동의 몰락'으로 마무리되었다. 동아시아에서는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대한민국과 일본이 무난하게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내며 아시아의 강호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으며,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8강 신화를 이룩했던 북한이 사우디, 이란과 같은 중동의 강호들을 따돌리고 44년 만의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서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남.북 동반진출을 이뤄낸 것도 주목할 점이다.

또한, 0.5장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본선 진출의 문턱에서 좌절했던 오세아니아 대륙의 약진을 찾아볼 수 있다. 오세아니아의 절대강자 호주가 AFC로 옮겨간 것은 이번 월드컵에서 상호 간에 이익을 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매번 타 대륙 간의 플레이오프를 거쳐야만 했던 호주는 AFC에서 그들의 전력을 마음껏 과시하며 아시아 축구의 질을 향상시켰으며, 뉴질랜드 또한 호주를 상대해야 하는 부담감이 사라지면서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 진출의 기회를 얻게 되었고, 이것은 결국 오세아니아 대륙에서 호주와 뉴질랜드의 동반 진출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한 팀의 본선 진출팀도 올리기가 힘들었던 오세아니아 대륙이었기에, 이번 월드컵은 그들에게 있어서 최대의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간의 월드컵에서 중동팀들은 월드컵 본선에 꾸준히 출전하며 아시아를 대표해왔었으나, 94년 사우디아라비아의 16강 진출을 제외하고는 번번이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또한 전반적인 성적은 그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으나, 이번 월드컵에 진출하는 다섯 팀 중 뉴질랜드를 제외하고는 조별 리그를 통과하고 16강 이상의 성과를 올렸던 경험이 있다. 그간의 월드컵에서 매번 '승점 자판기'의 비야낭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아시아팀들이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강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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