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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원정기②] 유럽의 레플리카가 한자리에, '카모(CAMO)'

기사입력 2009.11.10 21:52 / 기사수정 2009.11.10 21:52

박진현 기자

편집자 주: 11월 7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는 포항 스틸러스와 사우디의 알 이티하드의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렸다. 포항의 아시아 제패와 더불어 일본의 축구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박진현 기자의 일본 축구 유랑기를 만나보자.

[엑스포츠뉴스=박진현 기자] [축구장에 놀러가다:도쿄원정기②] 카모(SOCCER SHOP CAMO)

도쿄로 온 지 이틀째 되는 날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취재하고 인터뷰까지 듣고 오느라 9시에 마친 경기가 10시 반이 돼서야 마무리되었다. 온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했고, 숙소로 돌아는 길에 사케 두 잔과 일본소주 한 잔을 먹고 왔지만 비몽사몽인 상태로 기사까지 쓰고 자느라 5시간가량 눈을 붙일 수 있었다.



▲ 신주쿠 역을 지나 카모(CAMO)로 가는 길.

피곤하지만 아까운 시간을 숙소에서 보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전날에 못했던 샤워를 하고,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 길을 나섰다. '빵점 짜리' 여행자인 필자와 일행은 무작정 신주쿠, 하라주쿠, 그리고 시부야까지 가기로 했다. 그리고 일행 중 한 명이 스포츠 매장을 봤다고 해서 그곳으로 무작정 찾아나섰다.





▲ 카모 신주쿠 점의 모습.

길을 따라 걸어가다가 나의 '세스크'를 발견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카모의 입구를 향해 모퉁이를 돌아들어 가는데 정말이지 입이 떡 하고 벌어진다. 그 상품 구색에 놀란 것이 첫째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그리고 3층까지 있는 것이 그 둘째다.



▲ 매장 내에 설치된 화면에서는 전날 있었던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나오고 있었다.



▲ 사무엘 에투의 사인이 있는 카메룬 유니폼과 축구화. 다음날 방문할 때는 일본 국가대표팀 사인 유니폼으로 바뀌어 있었다.

드디어 들어선 카모에는 각종 유니폼과 트레이닝복, 팬시용품, DVD 등 일본 국가대표팀, J-리그 클럽, 유럽클럽과 관련된 용품들을 팔고 있다. 하나하나 눈에 담기에도 벅차 보이는 이곳은 웬만한 축구팬이라면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건장한' 남자 넷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카모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 일본 국가대표팀 유니폼과 각종 티셔츠들.



▲ J-리그 클럽들의 유니폼. 더더욱 구하기 힘든 J-리그 유니폼의 사고 싶었지만, 2박 3일 여행객에게는 큰 부담이다.



▲ 아스날의 유니폼. 구하기 힘든 어웨이 유니폼과 써드 유니폼을 그냥 집기만 하면 된다.





▲ 유럽클럽들의 유니폼과 각종 용품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웬 '푹신한' 의자가 하나 있다. 이게 뭔가 하고 보니 AC 밀란의 벤치 중 하나다. 정말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왔다. 벤치가 얼마나 있는지는 세어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그 중 하나가 도쿄에 있다. 그리고 이것은 시부야 점에도 하나가 더 있었다. 산시로에서 보려고 했던 것을 도쿄 한복판에서 볼 줄이야! 또한, 계단 벽면에는 보카 주니어스와 첼시의 사인 유니폼이 걸려있다.





▲ AC 밀란의 벤치와 보카주니어스, 첼시의 사인 유니폼.





▲ 2층에는 축구공과 축구화, 그리고 트레이닝 복들이 있다.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머리를 한대 쥐어박힌 것 마냥 멍해진다. 질서정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축구공과 축구화들이 필자를 유혹한다. 그 많은 용품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24시간이 채 되지 않은 도쿄 여행 동안 느끼지 못했던 일본이라는 나라의 대단함을 축구용품점에서 느끼게 되었다. 단지 축구를 따라서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넘어온 필자는 축구에 의해 일본이라는 나라를 느낄 수 있었다.





▲ 3층 매장에는 필드플레이어, 골키퍼, 주장, 심판 등 각 역할에 맞는 용품들을 팔고 있다.

3층까지 다 둘러봤지만 그래도 아쉬운 나머지 위에서부터 다시 훑어보면서 내려왔다. 그리고 1층에서 또 다시 한참을 구경했다. 구경하는 것마저 행복했다. 카모에서 얼마나 시간을 보냈는지조차 모르겠다. 분명 하라주쿠로 가는 길이었고, 하루라는 시간은 한정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흔히 해외여행이나 유학을 하고 돌아오면 성숙해지거나 견문이 넓혀진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는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다. 그네들이 마냥 부럽고, 하나라도 더 보고, 갖고 싶다는 욕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누군가 며칠 살라고 한다면 자리를 잡고 앉아서 뚫어져라 하나하나 보고 있을 참이다. 일본으로 가는 관광객들이여, 축구를 좋아한다면 카모로 가라!

[관련기사] ▶ 도쿄는 일본의 축구 성지, '축구장에 놀러가자'

[도쿄원정기①] '영일만 친구'가 울려 퍼진 도쿄국립경기장

[도쿄원정기③] 축구화 천국의 '후타바(FUTABA SPORTS)' 

 



박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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