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26 09:27 / 기사수정 2009.10.26 09:27
사람 좋아 보이는 그의 얼굴을 보면 발전하고 있어서 보기 좋다고,
승패를 떠나 훌륭한 시합이었다고, 무어라고 좋은말도 건네주고 싶고, 잘했다고 어깨도 두드려 주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가 않는다.
지난 25일 일본 오사카성 홀에서 열린 '드림12'에서 최근 3연패로 부진한 윤동식(37,팀 윤)이 경기에 나섰다.
원래 그의 상대는 그래플러의 강자인 파울로 필리오(31,브라질)였지만, 필리오의 행방불명으로 출전이 무산되면서,긴급 대체 선수로 출전하게된 타렉 사파딘(23,벨기에)과 경기를 갖게 되었다.
타렉 사파딘은 UFC의 댄 핸더슨이 이끄는 팀 퀘스트 출신으로 가라데 파이터 이지만, MMA에서 거둔 7승 중에서 5승이 서브미션 승리를 거둔 만만치 않은 상대이다.
갑자기 상대가 바뀌었지만 윤동식에게는 극강 그래플러인 필리오 보다는 나은 조건이라고 생각하며 연패를 끊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드림'사상 최초로 6각 케이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 연패 이후 승리를 다짐하는 듯, 멋진 구릿빛으로 태닝한 저 잘생긴 청년이 여전히 안쓰러운 건 왜일까.
어쨌거나 1라운드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윤동식은 쉽게 상대에게 테이크다운을 허용하며 왠지 불안한 출발을 보여줬다.
곧 바로 일어나 타렉을 케이지 그물벽으로 밀어 부친 후 테이크다운을 시도하지만 케이지의 특성상 그물이 지지대가 되어 넘기지 못하며 고전하는듯한 인상을 준다. 타렉은 레스링을 기반으로 하여 케이지에 잘 적응된 팀 퀘스트 출신답게 케이지에서의 테이크다운 방어도 잘 하는듯 보였다.
1라운드에서 긴급 대체 선수로 투입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준 타렉에게 윤동식은 2라운드 들어서 중반경에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계속된 그라운드 공격을 가하여 이번 라운드에서 경기를 끝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라운드 종료 전에 윤동식은 타렉에게 리어네이키드 공격을 시도한 후 여의치 않자 백 포지션 점유 상태에서 펀치 러쉬를 퍼부었지만 공이 울리며 아쉽게 2라운드를 마쳐야 했다.
마지막 라운드인 3라운드에서는 두선수다 적극적인 공격을 하지 않아 경고를 받은후, 윤동식은 타격전에서 타렉에게 밀린다.이 에 자신을 얻은 타렉이 계속 타격으로 윤동식을 압박하는 사이에 마지막 라운드를 마쳤다.
결국, 2라운드에서 확실한 점수를 얻은 윤동식이 힘겹게 2-1판정으로 승리를 챙기며 연패의 사슬을 끊었지만 보완해야 될 점이 많은 경기였다.
솔직히 경기전 윤동식의 상대가 까다로운 필리오에서 한 체급 낮은 웰터급인 타렉으로 바뀌어 "이겨도 본전이겠구나, 화끈하게 KO로 이겨 줬으면" 했었는데, 이기기는 했지만 평소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여 그나마 본전도 못 찾은 거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윤동식의 경기를 보면 항상 테이크다운 이후에 암바 같은 그라운드 기술로 승부를 결정짓는 스타일인데, 타격 기술이 따라주면 그라운드로 끌고 가기가 쉬울 건데 싶은 마음에 안타깝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도 보완해야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시급하게 보완해야 될 점은 타격기술이 아닌가 싶다.
격투팬들 사이에서 이번 시합에 대하여 실망했다는 말들이 많다. 얼굴조차 무서운 멜빈 맨호프(네덜란드)에게 윤동식 특유의 암바로 이겼을 때, 우리는 그를 무척 사랑했었는데...아쉬운 한 판이었다.
선수는 시합내용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지금도,나는 그가 참 좋고 팬들도 그의 선한 눈빛과 성실한 태도를 사랑하지만 최근 들어 경기가 재미없다는 말들이 사실인 것 같아 걱정이다.
[관련 기사] ▶ 윤동식,'드림 12'에서 힘겨운 판정승
[사진=윤동식ⓒ엑스포츠뉴스 변광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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