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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강팀] 챔피언스리그 탈락 위기에 직면한 리버풀

기사입력 2009.10.23 17:00 / 기사수정 2009.10.23 17:00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충격적인 한 주가 지나갔다.

주중 이틀에 걸친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3차전에는 유난히도 이변이 많았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홈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고 리버풀도 홈에서 역전패를 당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되었다. 물론, 이변으로 불릴 정도로 리옹이 만만한 팀은 아니지만 리버풀의 홈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다소 놀라운 결과임은 사실이다.

빅4의 나머지 세 팀은 첼시가 대승을 거두며 자존심을 세웠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부상 공백과 원정의 어려움을 딛고 3연승의 휘파람을 부르며 첼시와 함께 EPL의 자존심을 지켰다. 아스날도 비록 막판에 동점을 허용했으나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챙기며 H조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위의 세 클럽과 함께 빅4의 한 축을 담당하는 리버풀은 단순히 한 경기 패배로 위안을 삼기에는 상황이 매우 좋지 못하다. 현재 리버풀은 1승 2패로 E조 3위에 머물러 있고 피오렌티나전 이후 4연패에 빠지게 되었다. 리버풀이 가장 최근에 4연패를 당한 일은 22년 전의 일로 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준다.

그동안 5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9회)와 AC 밀란(7회)에 이어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은 유독 챔피언스리그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으나 피오렌티나와의 경기에서 완패한 것과 리옹 전에서의 역전패는 리버풀에 더 '챔피언스리그의 강자'라는 타이틀이 사치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쉽사리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버풀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는 스티븐 제라드와 공격의 핵 페르난도 토레스는 부상으로 쓰러졌고 글렌 존슨 역시 몸 상태가 좋지 못하다. 다행히 부상의 심각성이 크지 않지만 언제 제 컨디션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요시 베나윤이 분전하고 있지만 제라드- 토레스 라인이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다.

사비 알론소의 공백이 그대로 드러난 점도 문제다. 그동안 리버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한 알론소의 공백은 리버풀의 공격을 지나치게 단조롭게 만들었다. 대체자로 영입한 알베르토 아퀼라니가 리저브 경기를 소화했다는 소식은 긍정적이지만 당장 알론소의 빈자리를 잊게 해줄지는 의문이다.

리버풀의 자랑인 수비진이 무너진 것도 현재 상황을 초래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견고했던 리버풀의 수비는 올 시즌 급격히 무너지면서 많은 골을 실점하고 있다. 수비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제이미 캐러거는 눈에 띄게 폼이 떨어졌으며 마틴 스크레텔과 다니엘 아게르 역시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리버풀은 공격이 풀리지 않더라도 비길 수 있는 수비력을 갖췄으나 급격히 늘어난 실점으로 공격이 풀리지 않게 되면 곧바로 패배로 이어지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었다.

앞으로의 일정도 리버풀에 적잖은 부담감을 준다. 피오렌티나와의 경기를 제외하고 올림피크 리옹과 데브레체니의 경기가 원정경기로 펼쳐지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당장 이번 주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어서 숨을 고를 틈도 없이 빡빡한 일정이다. 만약 숙적 맨유에 마저 패한다면 챔피언스리그 일정까지 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 이 정도면 산 넘어 산이다.

그러나 꼭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지 언론이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의 경질을 부추기로 있지만 적지 않은 리버풀 팬은 아직 베니테즈를 지지하고 있다. 게다가 부상 선수들이 곧 복귀할 예정이며 수비의 핵심인 캐러거가 조금씩 컨디션을 되찾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3라운드까지 1승 2패로 승점 3점. 홈 1경기, 원정 2경기. 분명히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그동안 리버풀은 수많은 고비를 헤치며 챔피언스리그의 강자의 면모를 보여왔다. 우승을 이뤄냈던 2004/05시즌에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을 이겨내며 결국 우승까지 이뤄냈다. '챔피언스리그 DNA'를 갖고 있는 리버풀이 현재 상황을 극복하고 왕의 귀환을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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