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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점프 폭풍과 안무 소화로 신기원 이룩하다

기사입력 2009.10.18 06:02 / 기사수정 2009.10.18 06:0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컸다. 지난 시즌,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로 김연아와 브라이언 오서, 그리고 데이비드 윌슨은 최고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의 프로그램 완성도가 새 프로그램에 대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올림픽 시즌을 앞둔 중요한 상황에서 브라이언 오서와 데이비드 윌슨은 '도전'과 '변신'을 선택했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은 적극적인 태도는 최상의 결과물로 나타났다.

기대와 우려 속에 공개된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와 '조지 거쉬윈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는 근래에 연기되고 있는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할 때, 차원이 다른 프로그램이다. 최고의 난이도로 구성된 기술요소와 연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안무는 창의성이 넘쳐있었다.

더블 악셀을 활용한 탁월한 콤비네이션 점프

18일 새벽(한국시각)에 초연된 김연아의 새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조지 거쉬윈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는 역대 여자 싱글 프로그램 중, 가장 어려운 프로그램이었다. 이 작품의 기술요소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쉽지 않은 콤비네이션 점프 3개가 프로그램 전반부와 중반부를 장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리플 러츠 +트리플 토룹은 쇼트와 프리에서 모두 가산점(GOE) 2점을 받았다. 비록, 도약 타이밍을 놓쳐 트리플 플립을 놓쳤지만 김연아는 흔들리지 않고 다음 과제인 더블 악셀 + 더블 토룹 + 더블 룹을 깨끗하게 랜딩했다.

브라이언 오서는 '트리플 룹' 점프를 배치할 것인지, 아니면 이너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을 넣을지에 대해 쉽게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더블 악셀에 이은 더블 토룹과 룹을 배치한 것은 매우 현명한 결정이었다. 기존에 뛰던 트리플 러츠 + 더블 토룹 + 더블 룹의 첫 점프인 러츠를 단독 점프로 빼고 그 앞에 더블 악셀을 배치했다. 또한, 김연아가 백발백중으로 성공시키는 더블 악셀 점프 뒤에 더블 + 더블 콤비네이션을 넣고 여기에 이너바우어까지 곁들었다.

기초점수 6.30에 1.20의 가산점까지 챙긴 이 기술은 무려 7.50의 점수를 안겨주었다. 룹을 무리하게 고집하지 않고 더블 점프를 하나 더 추가한 점은 최상의 결과로 이어졌다.

플라잉 콤비네이션 스핀과 스파이럴을 마친 김연아는 곧바로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했다.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와 더불어 김연아의 전매특허 점프로 자리매김한 이 기술은 1.8의 가산점 얻었다.



브라이언 오서는 더블 악셀에 이은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강세를 보이는 김연아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또한, 트리플 살코와 트리플 러츠를 경기 후반부에 넣은 것도 주효했다. 살코와 러츠, 그리고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을 성공시킨 김연아는 모든 점프에서 가산점을 받았다.

프로그램 초반과 중반에 배치된 콤비네이션 점프와 후반부를 장식하는 단독 점프는 매우 조화롭게 배치되었다. 더블 악셀과 트리플 살코, 그리고 모든 토 점프에서 강세를 보인 김연아의 점프를 이토록 균형감 있게 배치한 점은 오서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보는 이들을 매료시키는 뛰어난 안무, 지루한 틈을 주지 않는다

김연아는 '조지 거쉬윈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로 PCS(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를 66.40을 받았다. 주니어 시절부터 워낙 PCS에서 강세를 보인 김연아였지만 66.40의 PCS는 경이적인 점수이다.

PCS를 구성하는 스케이팅 기술과 트랜지션, 퍼포먼스, 그리고 안무소화력과 해석 능력에서 김연아는 모두 8점대에서 9점대에 이르는 점수를 받았다. 가장 낮은 점수는 7.50이었다.

2위에 오른 아사다 마오(19, 일본 츄코대)는 9점대의 점수를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 김연아에 이어 가장 높은 PCS 점수인 60.96을 받았지만 7점대가 가장 많았고 간혹 8점을 기록했다.

김연아는 기술에만 집착하지 않고 안무 소화에도 혼신의 힘을 쏟았다. 스텝을 할 때, 호흡을 조절해주는 퍼포먼스와 어느 상황에도 움직이는 손동작은 프로그램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또한, 프로그램 자체를 이해하고 스스로 해석하는 능력도 김연아를 따라올 스케이터가 없었다. 음악에 맞춰 적절한 동작을 취하는 연기는 김연아의 프로그램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팔색조로 변하는 표정 연기는 프로그램을 이해하지 못하면 도저히 나타날 수 없는 요소다.

중요한 것은 이번 프로그램이 올 시즌 첫 연기였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점점 높아진다. 시즌 첫 경기에서 또다시 세계신기록을 세운 김연아는 기선을 잡는 데 성공했다.

분명한 사실은 '007 메들리'와 '조지 거쉬윈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가 초연됐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의 완성과 김연아의 발전은 아직도 '현재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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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연아 (C) IB 스포츠 제공, 엑스포츠뉴스 김세훈 기자, 브라이언 오서 (C)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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