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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천재 안무가' 윌슨의 역량이 집약된 '007 메들리'

기사입력 2009.10.17 18:40 / 기사수정 2009.10.17 18:4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17일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2009-2010 ISU(국제빙상경기연맹) 그랑프리 시니어 피겨 스케이팅 1차 시리즈 '에릭 봉파르'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김연아(19, 고려대)는 자신의 새 프로그램을 초연했다.

김연아의 새 쇼트프로그램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록산느의 탱고'와 '죽음의 무도'로 피겨 역사에 길이 남는 명연을 펼쳤기 때문이다. 과연 '죽음의 무도'와 비견될 수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느냐에 많은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김연아는 이러한 논란을 종식하고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또한, 이러한 일이 가능하게 만든 이들은 김연아의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이었다.

김세열 코치가 잠자고 있던 김연아의 '끼'를 살렸다면 데이비드 윌슨은 표현력이란 이름의 날개를 김연아의 양 어깨에 달아주었다. 프로그램 초반부터 그윽하게 움직이는 김연아의 손동작과 움직임은 윌슨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에 선보인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의 안무는 '죽음의 무도'와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피겨 쇼트프로그램 역사상 최고의 안무로 구성되어 있는 '죽음의 무도'는 다양한 손동작과 표정연기가 녹아있는 프로그램이다.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 초반은 고혹적인 분위기에서 시작한다. 고혹적인 표정연기로 시작하는 초반 안무는 자연스러운 턴으로 귀결된다. 데이비드 윌슨은 점프와 스핀이 이어지는 공백에 매우 적절한 안무를 배치했다.

레이백 스핀이 끝난 뒤, 양팔을 벌리고 이어진 표정연기는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을 높였다. 스파이럴에 들어가기 전에도 김연아의 손동작은 쉬지 않고 움직였다. 이러한 안무를 기술요소와 매우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지루하지 않은 연기를 완성해 냈다.

이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직선 스텝' 부분이다. 스텝 중간에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고 호흡을 조절하는 센스도 무척 돋보였다. 프로그램의 강약을 조절하는 안무의 구성은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다.

지난 수년 동안 세계 최고의 안무가로 평가받은 타티아나 타라소바의 '가면무도회'는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에서 나타난 독창성과 창의성이 부족해 보였다. 기술 시도에 급급해 프로그램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면 결코 좋은 안무를 펼칠 수 없다.

데이비드 윌슨의 뛰어난 역량은 이번 프로그램에도 고스란히 배어있었다. 항상 안무에 임할 때, 스토리를 생각하고 자신이 그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강조해온 윌슨의 지도 방침은 김연아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

시즌 첫 무대에서 76.08의 점수를 받은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는 기술만큼, 안무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최고의 표현력이란 날개를 달아준 윌슨의 공로도 높이 평가받아야 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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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데이비드 윌슨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김연아 (C) IB 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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