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신작 '로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2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영화 '로마'(감독 알폰소 쿠아론) 라이브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로마'는 1970년대 초반 혼란의 시대를 지나며 여러 일을 겪어야 했던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에 사는 클레오의 삶을 따라가는 영화다.
'그래비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신작이며, 제75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또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각본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로마'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로마'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실제 어린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그러나 주인공은 본인이 아닌 가정부 클레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에 대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나를 캐릭터로 잡아서 연출할 계획은 전혀 없었다. 클레오가 주인공인건 가장 애정을 가진 캐릭터였다. 그녀는 나와 상처와 그녀의 상처를 같이 공유한 사이였다. 가정, 멕시코, 전 인류가 품은 상처를 다룰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로마'는 일부 영화관에서도 개봉해 상영 중이다. '로마'를 본 이들은 "'로마'는 꼭 영화관에서 봐야 그 감동이 오롯이 전해진다"라고 평하기도. 이에 대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넷플릭스와 작업은 나도 신기하다. 넷플릭스에서도 영화관에서도 볼 수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다"라며 "내 이야기에 관심을 보인게 넷플릭스였다. 물론 관객들이 모두 극장에서 봤으면 좋겠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엔 신규 미디어인 넷플릭스가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15년, 20년 후에 봤을때 넷플릭스를 통해서는 계속 볼 수 있다. 그게 묘미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칸영화제 측은 넷플릭스 작품에 대해서는 출품을 받지 않는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그러한 영화제들의 입장은 지속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이런 플랫폼들이 극장 출시도 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이 트렌드가 아니라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고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서 "한국은 어떨지 잘 모르지만 다른 시장들을 봤을때 극장에서 선택의 제한이 좁아졌다 말할 수 있다. 플랫폼이 다양화를 이끌기 때문이다. 극장에는 슈퍼히어로 등 선택폭이 좁다. 과거에는 영화가 다양했다. 여러가지 선택해서 볼 수 있었는데 이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가능하지 않나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로마'는 '그래비티'와는 또 다른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시공간이라는 개념에 대해 존중하고 싶었다. 모든건 리얼타임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소리와 공간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 어찌보면 '그래비티'와는 조금 다르다"라며 "'로마'가 매우 주관적인 관점이라면 '그래비티'는 좀 더 객관적인게 많았다. '로마'에선 주관적인 표현이 주도적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연출 뿐 아니라 촬영도 직접 했다. 그는 "처음 커리어를 촬영감독으로 시작했다. 크게 어렵지 않았다. 다른 작품을 할 때도 초반에 직접 많이 찍곤 했다. 그래서 이 작품 만들때도 재밌었다. 65mm 카메라로 찍으려고 노력 많이 했다. 찍으면서 긴장 많이 했다. 모든 생각을 각본에 쏟아 넣었는데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았다. 그들의 해석과 필터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며 "난 흑백으로 촬영하고 싶었다. 50년대 느낌이 아니라 디지털한 흑백의 시네마를 연출하고 싶었다. 매우 현대적인 시각에서의 과거를 조명하는 연출을 했다"라고 전했다.
'로마'는 할리우드에서 활약해 온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모국인 멕시코로 돌아와 만든 영화다. 그는 "내 고향, 내가 자란 동네에서 촬영을 했기 때문에 나로서는 해야만 했던 작품, 하고 싶었던 작품이다. 모든 창작의 과정과 연출이 모두 모국어로 연출됐기 때문에 모든 레퍼런스나 모든 표현들이 내가 마음 속 깊이 직관적으로 감성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라며 "유럽에서 수년을 지내서 외국 생활에서도 다른 언어로 연출하기도 했지만 감성적 뿌리는 멕시코에 있다. 여기선 통역이나 이런거 없이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서 자유로웠다. 감성적인 디테일까지 표현할 수 있었다"라고 만족했다.
한편 '로마'는 지난 12일 개봉했으며, 1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넷플릭스, AFPBB/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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