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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한국 여자배구의 새 발견, 양효진과 오현미

기사입력 2009.09.12 17:03 / 기사수정 2009.09.12 17:0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4 아테네올림픽 이후, 한국 여자배구는 침체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할 유망주들의 '기본기' 부재는 세대교체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자배구대표팀이 꾸준하게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올해, 한국 여자배구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점쳐지는 선수들이 떠오르고 있다. 이제는 김세영(28, KT&G)과 함께 '붙박이 주전 센터'로 자리를 굳힌 양효진(20, 현대건설)과 11일 벌어진 베트남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오현미(23, GS칼텍스)이다.

지난 1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8강전 두 번째 경기에서 한국은 극심한 리시브 난조에 빠졌었다. 일본의 주전 선수들은 모두 제각기 변화와 강도가 다른 '일곱 빛깔 무지개'와 같은 다양한 서브를 구사하고 있었다.

한국은 리시브에서 무너졌고 김연경(21, JT 마베라스)을 제외한 날개 공격수의 활약은 극히 미비했다. 그러나 한국은 2세트를 따냈고 나머지 3세트와 4세트에서 선전을 펼쳤다.

한국이 일본전에서 일방적으로 무너지지 않은 원인 중 하나는 센터진의 활약 때문이었다. 특히, 양효진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블로킹을 잡았고 2세트에서는 승부의 쐐기를 박는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190cm의 장신인 양효진의 장점은 높이와 블로킹 감각이다. 양효진의 소속팀인 현대건설의 황현주 감독은 "높이와 블로킹 능력, 그리고 하드웨어적인 면을 보면 양효진은 좋은 조건을 갖췄다. 앞으로 경험을 많이 쌓고 스피드를 갖춘다면 크게 성장할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양효진은 파워와 스피드에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 양효진은 이동 속공을 시도하고 있으며 예전보다 한층 기민해진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이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진출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양효진의 선전이 크다.

그동안 한국여자배구는 정대영(28, GS 칼텍스)과 김세영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센터 기근에 시달렸다. 하지만, 올해 국제무대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양효진의 성장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양효진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10득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또한, 베트남과의 8강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제공권을 장악해 베트남의 공격을 무력 시켰다. 양효진은 고비 때마다 상대의 빈 코트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서브까지 구사해 알토란같은 득점도 올리고 있다. 뛰어난 블로킹 능력을 갖춘 양효진은 파워와 스피드를 갖춘 속공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과제이다.

또한,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는 오현미였다. 일본전에서 3득점으로 극심한 공격 부진을 보인 김민지(24, GS 칼텍스)를 대신에 레프트 보조공격수로 오현미가 코트에 나섰다. 오현미는 175cm의 단신이지만 고비 때마다 공격 득점을 올리며 홈팀인 베트남의 추격을 봉쇄했다.

오현미는 상대의 빈 코트를 적절히 노리는 공격을 시도했다. 강타는 아니지만 직선공격과 대각 공격을 번갈아가며 베트남의 수비진을 흔들어 놓았다. 주공격수가 높이와 파워를 활용한 공격을 구사했다면 보조 공격수는 센스가 돋보이는 공격을 구사해 공격 패턴을 다양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일본과 같은 경우, 주포인 사카시타 마이코(24, JT 마베라스)는 후위공격 등 파워가 가미된 공격을 구사해 결정적인 포인트를 추가했다. 반면, 보조 공격수 역할을 하는 기무라 사오리(23, 토레이 애로우즈)는 상대의 빈 코트를 간파하고 이를 노리는 기교적인 공격을 구사해 주 공격수와는 다른 공격 패턴을 보여줬다.

공격센스가 가미된 오현미의 플레이는 한국의 공격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러한 효과는 라이트에 위치한 황연주(23, 흥국생명)의 분전으로 이어졌고 한국은 베트남에 3-0으로 완승했다.

중앙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준 양효진과 보조공격수가 필요로 하는 '공격 센스'를 유감없이 발휘해준 오현미의 활약은 대표팀의 새로운 '전력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 양효진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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