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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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 다이어리] 인천, 수원의 날갯짓을 가라앉히다

기사입력 2009.08.24 01:04 / 기사수정 2009.08.24 01:04

김혜미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후텁지근한 날씨. 갈 길 급한 두 팀이 만났다. 본격적으로 치고 올라가야 하는 수원과 인천. 특히 인천은 2005년 6월 15일, 수원과의 경기에서 한번 이긴 이후로 지금까지 수원에 승리를 한 적이 없다. 수원에 인천은 상대전적으로는 많이 우세했지만, 인천은 지긋지긋한 이 징크스를 깨 버려야 할 때였다.

8월의 더위가 막바지에 이른 느지막한 저녁, 경기장엔 두 팀의 경기를 기대하는 것처럼 꽤 많은 사람이 경기장에 입장했다. 특히 경기하기 전부터 내내 눈에 띄었던 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그 차분한 분위기가 평소라면 떠들썩했을 경기장을 조용히 지배했던 것이다.




인천 서포터들 쪽 한편엔 국화 한 송이씩 가지런히 꽂혔다. 





수원 서포터들 쪽에는 선수들의 걸개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경기 내내, 선수들의 콜을 한다거나 응원도 없었다. 이건 인천 서포터들 쪽도 마찬가지였다.







홈의 장내 아나운서는 차분하게 선수들의 등번호와 이름만을 불렀고, 양쪽 팬들도 조용히 박수만 했다. 그리고 경기 시작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묵념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경기 초중반은 느슨하게 진행되었다. 간간이 몇 번의 기회가 나는 것 빼고는, 선수들 다 조심스럽게 경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상적이었다면 골키퍼 김이섭의 선방이 몇 개 돋보였다는 점. 골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들을 완벽하게 막았다.





후반 중반까지 팽팽하던 두 팀의 균형은 인천에서 먼저 깨뜨렸다. 후반 31분 유병수가 헤딩한 골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며 혼전 상황을 이루자, 장원석이 그 상황에서 골에 성공한 것. 이날 장원석이 넣은 이 골은 자신의 데뷔골이자, 팀의 선제골이 되었다.

후반 38분 티아고가 동점골에 성공하며 승부는 다시 원점이 되는가 했고,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다. 그리고 그 4분 동안, 승부는 났다.







이준영의 프리킥을 골키퍼 이운재가 막아내고, 튀어나온 공을 코로만이 골로 연결지으며 역전 골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남은 시간, 인천은 그 골을 잘 지켜냈고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몇 년 동안 수원 전적 1승에 머물렀었던 인천은 1승을 추가할 수 있었다.

첫 번째 골이 터졌을 때 인천 선수들은 마치 챔피언결정전에서 골을 넣은 것처럼 기뻐했다. 역전 골을 넣은 코로만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포효하며 인천 팬들에게 뛰어가 마음껏 환호했다. 확실히 지금의 인천은 좋은 흐름을 타며 온 것도 아니고, 그렇기에 승리라는 것에 당연히 더 기뻐해야 하지만 이날의 경기는 왠지 그 기쁨이 더 크게 보였다고 하면 지나친 생각이었을까. 상대가 다른 팀도 아닌, 수원이란 팀에 4년간 겨뤄 단 한 번밖에 이기지 못했던 터라 인천 선수들과 팬들은 유난히 더 이날의 승리가 값지게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김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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