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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현장] "박수칠 때 떠나자"…장기하와 얼굴들이 밴드 마무리를 결정한 이유

기사입력 2018.11.01 19:20 / 기사수정 2018.11.01 18:36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정점일 때 해산하는게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위워크 여의도역점 20층에서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정규 5집 'mono' 음악감상회가 열렸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번 앨범을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한다. 지난 2009년 정규 1집 '별일 없이 산다'로 빠른 속도로 주목받은 이들은 10년 만에 해산을 선언한다. 이번 정규앨범에는 타이틀곡 '그건 니 생각이고'를 필두로 선공개곡 '초심' 등 총 9개의 정규 트랙이 실린다. 전곡을 스테레오가 아니라 모노로 믹싱했다. 공통된 키워드가 '혼자'여서 이전부터 꿈꿨던 모노 믹스를 하게 됐다. 

10년간 뚝심있게 한국 밴드신에서 자신들의 개성을 지켜왔던 장기하와 얼굴들은 그래서 왜 마무리하는 걸까. 

장기하는 "여태까지 10년을 하면서 추구한 것은 어떻게 하면 밴드 편성인데 군더더기 없이 편곡을 할 수 있을까 였다. 군더더기 없는 사운드를 앨범에 담을 수 있을까였다"며 "그런 기준에서 생각했을 때 이번 앨범은 완성되어가면 될 수록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이번 음반이 끝이다, 최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6집이 더 좋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흥행을 기준으로 한다면 다를 수 있지만 음악적인 기준에서는 정점일 때 해산하는게 가장 좋은 타이밍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멤버들에게 제안을 했고 한참 서로 모든 이야기를 하며 논의한 끝에 다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악적으로 자부심이 최고치에 달했을 때 헤어지기 때문에 훈훈할 수 있는 거다. 내리막길을 가고 자존감이 떨어지고 서로간의 불만이 쌓인 상태에서 헤어진다면 그건 웃으면서 헤어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약간은 아쉽고 팬들도 약간은 아쉬울 때 마무리를 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닐까 생각했던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각 멤버들의 소회도 남달랐다. 이종민은 "오늘 새 앨범이 나왔다. 새 앨범이 나와서 12월 31일까지는 계속 소극장 장기공연도 있고 연말 마무리 공연도 있고 다른 활동들도 많이 예정되어있어서 앨범 발매를 한 상황이고 거기 활동하느라고 다른 생각은 딱히 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정중엽은 "한국에서 10년동안 밴드를 하고 잘 끝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희박한 확률인 것 같다. 굉장히 즐겁게 이루고 싶은 거의 모든 것을 이룬 것 같다. 밴드가 보통 사건사고 등으로 마무리가 되는데 저희는 그런 것 없이 이런 식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며 "한켠으로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이런 것이 없진 않지만 재밌었던 기억들을 갖고서 다른 걸 해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민기는 "아쉽다고 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밴드를 마무리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 사실 감정적으로 어떤 이 밴드 마무리에 대해서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 지는. 새 앨범을 내고 활동하는 것이 먼저이고 밴드를 마무리하는 것은 내게는 밴드를 마무리한다는 것이 부차적인 것 같다. 거기에 대한 소회는 12월 31일 자정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정된 공연에 더 집중할 것임을 강조했다. 

하세가와 요헤이는 "해체, 헤어짐이라고 하는데 나는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여섯명 10년 가족으로 지내왔다. 그게 가족이 같이 사는데 독립을 하겠다, 같은 동네 사는 거다. 그정도로밖에 생각 안한다"며 "굉장히 따뜻한, 만나서 한잔 할까, 만날까 하고 만날 수 있는 환경이기에 헤어짐이나 해체 이런 것보다는 그래 독립하자, 독립하고 또 만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해체'가 아닌 '독립'이라고 밝혔다. 

전일준은 "그 이야기가 나오고 우울이 찾아왔다고 생각했었다. 원년 멤버는 아니고 중간에 합류된 멤번데 그 전에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굉장한 팬이었다"고 속내를 전했다. 이어 "같이 하게 돼서 기뻤는데 마무리를 하자고 이야기를 하고 돌이켜 생각해보니 정말 장기하와 얼굴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밴드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하기도 했고, 팬의 마음으로 생각해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래서 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서 우울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각 멤버들에게 지난 10년은 소중했다. 전일준의 20대는 곧 장기하와 얼굴들이었고, 정중엽은 음악적으로는 모든 것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이민기는 숱한 커버영상을 봐도 장기하와 얼굴들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이 없다는 자부심을 강조했다. 이종민은 "장기하와 얼굴들은 매 앨범마다 큰 공부가 됐다. 미국 투어도 가보고 어렸을 때 생각해보지 못했던 그런 부분들을 밴드를 하면서 겪어보다보니 민간인으로 시작해서 많은 행운을 누렸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양평이형'이라는 닉네임도 얻은 하세가와 요헤이는 "내가 살아오면서 제일 오래하는 밴드"라며 "뉴욕에 가도 런던에 가도 이뤄지지 못한 꿈들이 대한민국에서 이뤄졌다. 그것때문에 장기하와 얼굴들에게 감사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장기하와 얼굴들 멤버들은 이후 계획을 완벽하게 세운 상태는 아니다. 막 앨범이 나왔고, 앞으로도 공연이 남은 만큼 남은 2달을 2년처럼 알차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마무리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장기하와 얼굴들은 오는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마무리: 별일 없이 산다'를 열고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서예진 기자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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