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오늘밤 김제동'이 걱정과 다른 편안한 시사프로그램으로 젊은 층을 공략한다.
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KBS 1TV 새 시사교양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정병권 CP, 김범수 PD, 강윤기 PD, 김제동이 참석했다.
'오늘밤 김제동'은 과거의 엄숙하고 어려운 정통 시사프로그램의 틀을 벗고,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오늘의 이슈를 쉽고 재밌게 풀어나가는 색다른 포맷의 시사토크쇼.
이날 정병권 CP는 "PD들이 만드는 데일리 시사프로그램이 몇 년만에 새로 시작하게 됐다. 제작진도 많이 설레고 떨린다. 긴 호흡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조언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어 "PD들이 데일리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해야한다는 KBS PD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PD들이 시사에 있는 맥락을 뉴스보다 쉽게 풀어갈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며 "또 최근 변화된 미디어 변화 속에 여전히 딱딱한 뉴스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청자와 소통하는 시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오늘밤 김제동'을 만들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프로그램 제목에 김제동의 이름이 들어가는 만큼,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김제동'에 의해 좌우된다. 김제동을 MC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강윤기 PD는 "소비하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소통에 가장 능력을 가진 인물이 누군가를 생각하다 김제동을 섭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제동은 "섭외가 와서 하게 됐다. 처음에는 아침 라디오 일정이 있어서 물리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PD 분들이 그래도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라고 설득했다. PD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게 되는 거라서 KBS PD분들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시간동안 내라 라디오를 진행하는 MBC 방송국에 상주하다시피해서 이야기를 해줬다. 이런 류의 프로그램을 즐겨봤는데 PD가 진행하는 것보단 내가 더 잘 할 거란 자신이 있어서 승낙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말했다.
또 "우리 프로그램이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시사프로그램이라고 하지만, 사실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춘다는 말은 불쾌한 말이다. 시민을 전문가 이하로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전해 듣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시사프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람들은 뉴스의 소비자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뉴스의 공급자다. 우리 사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고민하다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제동을 캐스팅 한 이후로 그의 정치적 편향성이 프로그램의 균형성을 헤치지 않을까하는 논란도 있었다. 이에 대해 강 PD는 "균형성 논란이 있는데, 이미 방송을 보신 분들은 그 걱정이 기우에 지나지 않는 다는 걸 알 것이다. 보수와 진보에 나눠서 설전을 벌이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며 "어제 방송에서도 우리가 남북 북미간의 이슈를 정확하게 저희만의 시각으로 균형성 있게 잘 다뤘다고 생각한다. 이를 전문가 혹은 정치인이 나와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위트가 있으면서도 맥락을 잘 짚어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제동 스스로는 자신의 입장에 대해 "제가 취할 수 있는 자세와, 내가 있어야 할 입장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물어보는 것이다. 내가 취할 수 있는 입장은 잘 묻는 것"이라며 "편향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은 교황에게도 편향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쪽에서 보면 이쪽이, 이쪽에서 보면 저쪽이 편향되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지켜봐주시면 될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 주장이 필요하거나, 이런 견해도 필요하다고 말해줄 게 있으면 중립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지켜보고, 언론의 이야기를 들으며 반영하겠다. 내 역할은 감독님과 PD님이 섭외한 전문가 분들과 출연진분들을 통해 전달하는 역할이다. 이쪽 저쪽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지켜봐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며 "그리고 나는 그렇게까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높은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은 아직 그리 높지는 않다. 특히 월요일 첫 회에 비해 화요일에 방송된 2회 시청률이 떨어졌다. 이에 시청률을 올릴 비책을 묻자 김제동은 "시청률이 확 오를만한 큰 사건은 안나오길 바란다. 다만 출연하는 정치인, 전문가 분들이 더 활약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강윤기 PD는 "어제 축구 때문에 모두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는데 우리는 하락폭이 적었다. 또 우리 프로그램 목표는 3059 시청층을 KBS 시사 콘텐츠를 소비하게끔 만드는 것이었다. 3059 시청자는 늘었다. 월요일에는 35%였다면 이번에는 44%가 나왔다. 처음 목표했던 프로그램 시청률 목표에 맞게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김제동은 이 프로그램에서 강승화 아나운서와 호흡을 맞춘다. 그는 강승화 아나운서의 호흡에 대해 "사실 누군지 몰랐다. 성별도 몰랐다. 그날 처음 뵀다. 호흡을 그렇게 맞출만큼 많이 대화가 있는 건 아니다. 승화씨가 잘 설명해주고 깔끔하게 해주셔서 제작진이 말씀해주셨는데 승화 씨 잘생겼다, 소방관 잘생겼다는 댓글이 압도적으로 많고 나에 대한 댓글은 별로 없다고 하더라. 그런 소식은 안 듣고 싶은, 딱 그정도 사이다"라고 말했다.
댓글 반응 중에는 김제동의 경상도 사투리가 거슬린다는 반응도 있었다고. 김제동은 "사투리가 거슬린다고 하면 나는 고치기가 어렵다. 단어가 사투리가 아니라, 말할 때 자체가 사투리다. 될 수 있으면 써보려고 노력하나 개인적으로는 힘들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생방송으로 진행되다보니 기술적인 문제점도 몇 개 있었다. 김제동은 "첫회방송에서 모니터가 안나왔고, 프롬프터 방향 잘못되어 있었고, 전화연결 때 나한테는 하나도 안들렸다. 하나도 안보이고 안들리는 상태에서 첫회를 끝냈다. 2회에서는 완전히 복구돼서 아주 편안하게 방송했다"고 설명했다.
코너 중 하나인 '오늘밤을 지키는 사람들'에서는 전화 통화 소리가 잘 안들린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대해 강윤기 PD는 "11시 30분과 12시 사이에 일을 하는 모든 인물을 찾아갈 생각이다. 어제는 자정부터 아르바이트 일을 떠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소방관, 24시간 어린이집 직원 등과 통화를 했다. 아직 기술적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문제가 많이 개선되어 가고 있다. 앞으로 그런 부분을 더욱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어떤 뉴스를 취사 선택하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강 PD가 "그날그날 일어나는 뉴스 중 우리가 되짚어봐야할 뉴스들을 선택해서 보여준다. 우리가 명확하게 할 것이 오늘보다 내일 중요해질 뉴스가 무엇일까 이런 걸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KBS 정상화 원년을 맞아 KBS가 많은 프로그램을 준비한 가운데, '오늘밤 김제동'의 의미를 묻자 정병권 CP는 "KBS의 지난 1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시청자가 KBS를 통해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해들었냐 생각하면 자신이없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분들이 이제 KBS를 믿고 세상사는 이야기를 KBS를 통해 들을 수 있길 바란다. KBS에 많은 시청자들이 돌아와주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김제동은 KBS에 오랜만에 복귀한다. "딱히 다른 데 간게 아니고 섭외가 없었던 것 뿐이다. 그렇다고 섭외가 없었을 때는 섭외가 없는 것에 대해 항의 하지 않았다. 복귀라는 생각은 안한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만나는 것이고, 섭외를 하고 안하고는 제작진의 고유 권한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랜만에 KBS에 오는 건데 들어가보니 옛날과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서울에 와서 처음으로 들어가 본 방송국이 KBS였다. 당시 생각도 많이 났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김제동은 "이걸 하면서 콘서트까지 하면 정말 아무것도 못한다. 그래서 고민이 컸다. 이걸 꼭 하고 싶었던 이유는 일기처럼, 정말 따뜻하게 주무시기 전에 밤 라디오 같은 프로그램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아이와 함께 잠자는 부부를 위해 자장가를 부르는 걸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시청자분들이 보시면 하루를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따뜻한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현재 김제동은 MBC FM4U '굿모닝FM 김제동입니다'의 DJ를 맡고 있다.
매주 월~목요일 오후 11시 3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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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