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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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리뷰] '더 게스트', 고전적이기에 더 매력적인 스릴러

기사입력 2018.09.11 09:28 / 기사수정 2018.09.11 09:28

이덕행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교통사고로 남편과 청각을 잃은 만삭의 임산부 세라(레이첼 니콜스 분). 출산이 임박한 크리스마스 이브 밤, 의문의 벨소리가 울린다. 차가 고장나 전화를 빌릴 수 있냐는 여자의 말에 세라는 남편이 잠들어서 힘들다고 둘러댄다. 그러나 의문의 여인은 세라의 이름과 함께 남편이 죽었는데 왜 거짓말을 하냐며 빨리 문을 열라고 재촉한다.

영화 '더 게스트'는 갓 10년이 넘은 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에 비해 특별히 신선한 장치를 찾아볼 수는 없다. 호러팬들에게 전설같은 작품 중 하나인 '인사이드'를 원작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담백한 느낌이 든다.

원작 '인사이드'가 관습을 타파한 파괴적인 작품임을 고려했을 때, '더 게스트'는 원작과 달리 고전적인 공포영화의 클리셰에 충실한 작품이다. 원작과 유사한 점이라면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임산부와 그녀를 죽이려는 정체불명의 여자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고전적인 공포 공식에 충실한 영화답게 감독은 결말까지 관객을 몰아붙인다. 공포 영화 특유의 어두운 색감을 비롯해 소리(때로는 무음)를 활용해 관객들의 심리를 압박한다. 특히 세라가 보청기를 낀다는 설정을 활용해 세라가 보청기를 벗으면 관객들 역시 아무 소리도 못듣게 만들며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또한 '조력자의 제거'라는 고전적 공포영화의 공식도 충실히 따라온다. 영화 초반부에는 세라를 극한의 상황에서 구해줄 수 있는 조력자에 대한 암시가 많이 깔려있다. 하지만 집(혹은 욕실)을 향해 다가온 조력자가 세라의 상황을 알게되는 순간, 조력자들은 제거당하고 관객들은 더한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극도의 스릴감과 공포감에 초점을 두다 보니 인물들의 행동은 때때로 부자연스럽다. 세라를 노리는 의문의 여성은 마치 킬러처럼 세라의 주변 인물들을 손쉽게 제거한다. 그러나 유독 세라에게는 고전하며 오히려 자신이 죽을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도 있겠지만, 세라의 주변인물들은 너무 무기력하게 당하고 만다. 

또 감독이 강조한 모성이 약하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미겔 앙헬 비바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가족, 특히 세라가 어머니로 변하는 과정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라가 어머니로 변하는 과정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의문의 여자는 영화 내내 세라의 아이에 집착한다. 하지만 세라가 자신의 아이에 대해 모성애를 드러내는 부분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임산부라는 설정은 세라의 제한적인 상황을 나타내는 데는 효과적인 장치로 작용했지만 그 이상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임산부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죽을 위기에 처한다면 누구나 세라처럼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공포는 학습되지 않는다. 전설적인 영화를 리메이크한 만큼 '더 게스트'에 대한 호러 매니아들의 기대가 클법하다. 그러나 원작이 보여줬던 파격적인 공포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고전적인 클리셰를 충실히 따라가는 '더 게스트'는 그래서 무서운 공포를 선사한다.

dh.lee@xportsnews.com / 사진 = 영화 스틸컷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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