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0:43
스포츠

'챔스 리그의 하부?' 오명 씻고 새 출발하는 유로파리그

기사입력 2009.06.29 01:21 / 기사수정 2009.06.29 01:21

강승룡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승룡] 5월 20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UEFA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의 샤흐타르가 독일의 베르더 브레멘을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하며 UEFA컵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UEFA컵의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샤흐타르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UEFA컵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UEFA컵 트로피를 영구 보존하는 행운까지 누리게 되었다.

6월 22일, 스위스 리옹에서는 2009/10시즌의 챔피언스리그 1,2차 예선 추첨과 함께 유로파리그의 1,2차 예선 추첨이 이루어졌다. 바야흐로 '유로파리그'의 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챔피언스리그의 규모가 확대되고, 1999년에 유럽 컵위너스컵이 UEFA컵에 흡수되었으며, 리그 중하위권 팀들이 인터토토컵을 거쳐 UEFA컵에 합류하는 방식이 되면서, UEFA컵은 리그 중위권 팀들간의 대회가 되어 그 권위가 하락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지난해 UEFA는 기존의 UEFA컵의 방식을 개선한 유로파리그의 출범을 결정했고, 이번 시즌부터 적용하게 된 것이다.

기존의 UEFA컵에서는 두 번의 예선만 통과하면 80개 팀이 겨루는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고, 플레이오프를 거친 후 40개 팀이 8개 조를 이루어 각 조의 다섯 팀이 조별리그에서 네 경기를 치러 조 3위까지 32강전에 진출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상위권 팀들은 큰 이변 없이 조별리그를 쉽게 통과할 수 있어 긴장감이 떨어지고, 게다가 각 상대 팀별로 홈&어웨이 경기가 아닌 단판 경기만을 치르다 보니 경기 일정이 정해지는 과정에서 행운이 엇갈리는 경우도 많았다.

이번 시즌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유로파리그는, UEFA컵과 인터토토컵을 통합한 형태로, 리그 규모가 작은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50개가량의 UEFA 회원 국가 대부분에 세 장의 티켓을 배분하였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두 장이 배정되는 국가 랭킹 7~9위 팀에게는 네 장의 티켓이 주어진다. 즉, 유로파리그는 리그의 수준과 관계없이 같은 수의 진출 기회를 주어 하위권 리그 팀들에게도 최대한의 배려를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유로파리그는 네 번의 예선을 거쳐야 48개 팀이 겨루는 본선에 올라가게 함으로써, 기회는 충분히 주되 본선 진출은 어렵게 하였다. 즉,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한 32팀을 제외한 유럽의 우수한 팀들을 엄선함으로써, 유로파리그의 권위를 높이고자 한 것이다.

또한, 기존의 UEFA컵에서는 UEFA컵에 해당되는 순위의 팀들은 같은 위치에서 시작하였지만, 유로파리그는 그것의 진출권에 속해 있더라도, 리그 순위에 따라 유로파리그 예선의 시작점을 다르게 하였다. 설령 상위권 리그의 팀이라 할지라도, 순위가 낮은 팀은 3차 예선이나 2차 예선부터 치르게 하여, 본선 진출에 대한 난이도를 높임으로써, 유로파리그에 대한 권위를 높이고자 한 흔적이 드러난다.

즉, 챔피언스리그보다 한 단계 낮은 팀들이 출전하는 대회지만 결코 상위권 팀들이 쉽게 볼 수 있는 대회가 아닌 것이다. 이번 시즌에도 AS로마, 함부르크, PSV 에인트호벤과 같은 유럽의 명문팀들이 3차 예선부터 경기를 시작하게 된다. 심지어 6월 22일에 이루어진 유로파리그 2차 예선 추첨에서도 갈라타사라이, 슈테아우아 부큐레슈티, FC 바셀 등 최근 유럽 대항전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낸 팀들의 이름을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유로파리그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차이점은, 48개 팀이 겨루는 조별 리그 또한 챔피언스리그와 같이 각 조에 네 팀씩이 들어가며, 상대 팀별로 홈&어웨이 경기를 치른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네 팀 중 조 2위까지에게만 다음 라운드 진출권을 부여함으로써, 조별리그에 대한 난이도를 높였다. 게다가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열 팀이 유로파리그 본선에 진출하게 되는데, 이 팀들 또한 챔피언스리그 예선에서 추리고 추려진 팀들이기에, 기존의 챔피언스리그 최종예선에서 탈락하여 합류한 팀들보다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유로파리그의 본선 무대에서도 챔피언스리그 급의 조별리그 대진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렇게 기존의 방식을 개선하여 새롭게 출발하는 유로파리그의 목적은, '챔피언스리그의 하부 대회'의 오명을 벗고, 대회의 권위를 높이고자 하는 데 있다. 이번 시즌만 하여도, AS로마, 비야레알, 발렌시아, 베르더 브레멘, 에인트호벤과 같은 유럽 대항전 경험이 풍부한 팀들이 대거 유로파리그에 포진되어 있어, 챔피언스리그 못지않은 대진과 명승부가 예상된다. 유로파리그가 예전 UEFA컵의 권위를 회복하고 유럽을 대표하는 대회로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강승룡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