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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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탐방기] '꽃남의 집에 초대합니다' 인천 김민수 편

기사입력 2009.06.22 14:17 / 기사수정 2009.06.22 14:17

김지혜 기자

그동안 언론에 단 한 번도 노출되지 않았던,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 숙소! 더군다나 인천에서 가장 잘 생기고, 매너 좋다는 꽃남 김민수의 취재가 잡혔다. 여기자에게 있어서, 그저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는데. 과연 김민수의 방에는 무엇이 있으며, 평소 꽃남은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부푼 가슴을 안고, 그가 사는 숙소를 찾았다.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외모 만점에, 매너까지도 만점인 김민수. 첫 방문에 어색해 하는 기자를 위해 ‘방긋 미소’를 보내며 친절히 문까지 열어준다. 사실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 숙소는 외부인 출입금지, 적발 시 어마어마한 벌금이 있다고 하는데…인천 구단 배려 덕으로, 외부인이, 그것도 꽃미남이 열어준 문으로 당당하게 입장하는 기분이, 꽤 좋다.




청소는 미리 다 끝냈죠

아무래도 사내들만 사는 숙소에, 외간 여자가 발을 덥석 들여 놓으니 혹시라도 흠이라도 잡힐까 걱정하는 눈치다. 볼 것도 없을 텐데 하며 머리를 긁적이는 김민수. 그의 등 뒤로, A4종이에 손으로 쓴 메모가 눈에 들어왔다.

'민수야 방 좀 깨끗이 쓰자'

누군가가 김민수 방 문 앞에 붙여놓은 모양이다. '얼마나 더럽기에?'하며 이곳저곳을 꼼꼼히 살펴보았으나, 흠잡을 데 없이 너무나도 깨끗했다. '사실 취재 온다는 말을 듣고 미리 대청소를 했어요. 숙소 쓴 이후로 오늘이 가장 깨끗한 것 같아요.'



그의 침대 머리맡에는 작은 책 한 권이 놓여있었다.

지난달에 어머니가 선물해 준 책이라고 하면서 슬쩍 보여준다. 다소 설정샷(?) 같긴 하지만, 어쨌든 그에게 있어 소중한 물건은 틀림없다. 내년이면 스물일곱이 되는 김민수, '스물일곱, 이건희처럼'이란 책을 펼치자, 그 속에 어머니가 친필로 쓴 편지가 있었다.

글 마지막에는 '책 꼭 다 읽고 20대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반성해 봐라'고 쓰여있었는데, 읽고 어떠한 것을 배웠느냐 묻자, 아직은 다 읽어보지 못했다고, 곧 다 읽은 후 이야기해 주겠다고 말한다.



피부 관리는 잘 못하지만, 몸 관리는 잘해요 

꽃남의 화장대 위에는 스킨, 로션, 에센스를 비롯한 아이크림 미백크림…등이 있을 것 같았으나.

그냥 작은 로션 하나만 달랑 있었다. 따로 피부 관리도 하지 않은데 피부가 너무 좋다 했더니, 영양제나 보약 등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고. 밥은 숙소 뒤쪽에 있는 선수식당에서 먹고, 간식으로는 치킨을 즐겨 먹는다고 한다.




숙소까지 왔으니, 평소에 집에서 생활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 달라 요구했다. 그러자 잠깐 고민하더니,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다는 면도할 때 쓰는 쉐이빙 폼을 가지고 화장실로 간다. 손에 거품을 내고 얼굴에 문지르는데, CF 속한 장면 같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해 달라는 말에, 마치 연기를 하듯 너무 자연스럽게 컨셉 사진에 응해준다.



쉬는시간에 인터넷을 자주해요

얼마 전에 새로 장만한 노트북 덕분에 요즈음은 쉬는 시간에 인터넷을 자주 한다고 한다. 축구기사도 읽고, 가끔은 의류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아이쇼핑을 한다고. 또한, 옆방을 쓰는 선수들이 자신의 방에 자주 찾아오는데, 이유는 다 이 노트북 때문이라고 한다..



빨래랑 방청소는.. 가끔~합니다

함께 방을 쓰는 선수는 총 4명. 그 중에서 자신이 가장 나이가 많기 때문에 집안일은 잘 하지 않는다고 솔직히 털어놓는다. 그래도 아예 안 하지는 않는다고, 가끔은 함께한다고 하며, 빨래 너는 시늉을 한다. 어릴 적부터 운동을 하면서 따로 나와서 산 적이 많았기 때문에 집안일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제 백넘버가 새겨진 축구화, 가장 아끼는 거예요.

숙소에 있는 것 중에 자랑할 만한 것, 또는 소중한 것을 보여 달라 했더니 건너편 방으로 가서 축구화를 손에 들고 온다. 그가 경기 뛸 때 자주 신는 거라고 하는데, 연둣빛 형광색의 이 축구화에는 그의 백넘버 숫자 44번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같은 모델로 컬러만 다른 하나의 축구화가 더 있었다. 앞으로 경기장에서 이 축구화가 다 닳을 때까지는, 그의 백넘버를 바꾸면 안 될 것 같다.



김민수에게 방 좀 치우라는 문구를, 자신의 싸인과 함께 자랑스럽게 방문 앞에 붙여놓은 선수가 바로 이 선수다. 나이는 두 살이나 어리지만, '민수야'라고 반말도 하는 사이라고. 둘이 함께 방을 쓰고 있는데, 한덕희가 김민수 잠버릇을 한 가지 말해준다. "민수형 잘 때 숨넘어가는 소리 들려요.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겠어요."



한덕희 말고도, 선명진, 정혁과도 같은 숙소를 쓰고 있었다. 김민수를 따라다니며 취재하는 동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던 그들, 시간이 좀 지나자 슬슬 거실로 모여 수다를 떨기 시작하는데, 어찌나 빵빵 터지는지, 이야기를 하는 내내 배를 잡고 서로 바닥에 누웠다 일어났기를 반복한다.

잘생긴 김민수만 개인 인터뷰를 한다고 기자에게 살짝 곁눈질도 하고, 인터뷰 온다고 민수형 구레나룻도 미리 만져 놓았다고 누설? 하기도 하고…서로 허물없이 지내는 이들을 보며, 여럿이 함께 지내는 숙소생활이지만, 전혀 불편함이 없겠다 싶었다.

숙소탐방을 마치고…

샤방샤방 꽃향기가 물씬 나는, 상상 속에 꽃남 숙소는 아니었지만, 맨발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그가 지내는 곳은, 편안하고 인간미 넘치는 곳이었다. 문 앞까지 배웅을 해주는 김민수를 뒤로하고 밖을 나서는데…신발을 신으려는 본인의 발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두 시간 정도 방 돌아다닌 기자의 발은, 까마귀가 친구 하자고 달려들 정도로 새까맣게 변해 있었던 것.

미리 대청소를 하긴 했지만, 급한 마음에 바닥청소는 깜박했나 보다. 내 발만 까만 것은 아닐 텐데…발바닥이 검게 변했을 김민수 선수에게, 마지막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숙소탐방기를 마친다.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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