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연기자, 뮤지컬 배우, 영화인, 가수…. 유준상을 수식하는 직업들은 그가 쌓아온 작품들만큼 정직하게 필모그래피를 남기고 있다. 하고 싶은 음악, 하고싶은 연출, 하고싶은 공연을 하기에 행복하다는 유준상과 50대에 내는 새 싱글과 삶에 가득한 열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준상은 13일 서울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디지털 싱글 '서든리'(Suddenly)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개최했다.
'서든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찾으며 떠나는 여정을 그린 한편의 유쾌한 드라마를 표현한 곡으로 박효신, 존박의 작곡가로 활약한 영국 출신 소울밴드 마마스건의 보컬 앤디 플렛츠가 작곡을 맡았다. 특히 레트로한 관악기 사운드로 시작되는 인트로는 세련된 멜로디 라인과는 상반되게 복고적인 향수를 자극하며 유준상의 감성적이고 담백한 보컬톤과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유준상은 앤디 플렛츠와의 작업에 대해 "외국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의 노래를 받아보고 싶었다. 박효신, 존박 등에게 앤디 플렛츠가 곡을 줬는데 '젊은 뮤지션들에게만 주지는 않겠지? 나도 이야기해볼까'라고 말씀 드렸더니 처음에는 대표님도 의아해하시더라. 그러다 조심스럽게 메일을 보내셨고, 앤디 플렛츠가 흔쾌히 내 음악을 들어보고 작업해보겠다고 응해줬다"고 말했다.
그렇게 앤디 플렛츠에게 받은 곡들 중 좋았던 곡을 한글 가사를 입혀 탄생한 것이 '서든리'라고.
유준상을 생각하면 흔히 배우를 떠올리기 쉽지만, 꾸준하게 음악 분야에 도전해 온 뮤지션이기도 하다. 대중이 즐겨듣는 음악은 아니지만 어느순간 처음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곡을 찾고 있다고.
유준상은 "어떤 (음원) 시장과 연결된다기보다는 그 시기에 내가 느낀 것들로 만든 음악들을 누군가 듣고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음악을 계속해서 만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음원사이트에 그의 이름 혹은 이준화와 함께한 제이앤조이20로 등록된 곡은 100곡이 넘는다고 한다. 디지털 싱글 한 장만 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하고 싶은 음악을 들려준다면 언젠가 대중도 찾아주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내심 가지고 있다고.
유준상은 "내 음악을 들었을 때 전문가 분들이 '마음대로 만드는 것이 느껴진다'고 평하더라. 어떤 유행하는 장르나 비트 없이 그때 생각으로 만든다는 것이 너무 좋다. 이렇게 계속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음악을 한다는 것에 있어 아주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여러가지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유준상은 어느새 50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얼굴과 마음은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반백살인 50대가 됐다. 그런데 '서든리'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도 그랬지만 어떻게 그렇게 해맑은 동작이 나오냐는 소리도 듣게 됐다. 공연을 하게 되면 항상 20대, 30대 어린 친구들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내 스스로가 느끼기에 해맑은 면이 있다. 좋은 생각을 많이 하려고도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여행도 틈틈이 다니면서 노력하고 있다."
유준상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나이인 '50'에 대한 트라우마가 깊었다고 고백하며 "이전에 50대라고 하면 황혼기에 접어드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이제 겨우 반 살았다'는 느낌이다. 50은 정말 젊은 나이구나 라는 것을 스스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고민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유준상도 수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지만 무엇보다 긍정적임을 스스로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유준상은 "누구나 고민이 있지 않나. 너무 힘들어하는 순간들이 많은데 나도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가장이 되고 어머니가 쓰러져 얼굴이 부으시는 상황을 접하면 너무 괴롭고 힘들기도 하다. 그러나 어떻게해서든 긍정적으로 넘기려고 한다. 어머니께도 '뼈 안부러져서 다행이다'라고 하는 등 순간순간의 그런 긍정적인 힘들이 좋은 쪽으로 바뀌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엄유민법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엄유민법은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엄기준, 유준상, 민영기, 김법래를 뜻하는 팀으로 브랜드 콘서트까지 개최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유준상은 엄유민법에 대해 "우리가 평균연령이 47세인데 일본 팬들이 많이 생겼다. 1500석 이상의 공연을 하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아이돌 팬들이 '형님이 1500석 이상에서 공연을 하시냐'고 놀란다"고 말했다.
이어 "차곡차곡 작품이 쌓이면서 일본 팬 분들이 한국에 와서 뮤지컬을 봐주시고 일본에 갈 때마다 공연도 많이 봐주신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오천석 이상에서 하게 됐다. 경험치가 쌓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음악 제작, 국악 앨범 발매, 뮤지컬, 연기, 음원 발표 등 수많은 것에 도전하는 유준상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지금 하는 것들을 잘 유지하고 계속해서 앨범을 내고 하는 것이 목표다. 좋은 음악들을 계속 만들 수 있게 유지하고 그렇기 위해 좋은 감성을 유지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계속해서 하고 싶다. 좋아서 하는 것이기에 많은 분들이 더 사랑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60세에도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해맑게 이야기하는 유준상에게는 하고 싶은 것을 무한한 고민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어떻게해서든 해내는 에너지가 가득 담겨 있었다. 언제나 긍정적으로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유준상의 50대 그리고 10년 뒤 60대에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서예진 기자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