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7-07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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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의 눈] 최진행 징계 대처, 한화는 늦었다

기사입력 2015.06.29 06:22 / 기사수정 2015.06.29 01:42

나유리 기자


지난주 프로야구를 뒤숭숭하게 만든 소식이 있었다. 바로 한화 최진행의 '약물 복용 논란'이다. 지난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진행에게서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스타노조롤이 검출됐다. 이에 3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한화 측 입장은 이랬다. 지난 4월 최진행이 지인을 통해 몸에 좋다는 프로틴을 선물 받았고, 큰 의심 없이 3~4차례 복용했다. 복용 이후 트레이너에게 확인을 받았지만 '식약청 마크가 없으니 복용을 중단하라'는 권유를 받고 복용을 멈췄다. 그리고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특히 최진행 정도의 프로 선수라면 후에 미칠 파장을 생각지 못했을리 없다. 하지만 한화 구단의 대처가 조금 아쉽다.

필자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최진행은 5월초 약물 검사 의뢰를 받았고 6월초 1차 검사 결과가 나왔다. 양성이었다. KBO가 공식 발표를 하기까지 보름이 넘는 시간이 있었다. 구단과 김성근 감독이 1차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랬다면 한화는 조금 더 빨리 조치를 취하고, 자체 해결하려는 노력을 했었어야 했다. 최종 결과가 KBO를 통해 발표된 후에야 자체 징계를 결정했다는 것은 책임 회피에 가깝다. 몰랐다고 발뺌하는 것도 잘못된 부분이다. 

이번 일을 통해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다. KIA 감독으로 있던 시절 당시 외국인 투수였던 다니엘 리오스다. 그때 직접 도미니카에 가서 리오스를 스카우트 해왔었다. 리오스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좋은 편이다. 그는 신사적이고 인간적이고 좋은 선수였다. 팀을 위해서도 열정적이었던 선수다. 흠이라면 다혈질인 성격 때문에 종종 경기를 망쳤었다. 감독으로서 늘 리오스를 진정시키려고 노력을 했고, 심지어는 흥분할 경우 벌금을 내리기도 했다. 

KIA로 이적한 이후 초반까지만 해도 리오스는 직구 구속이 147~8, 가장 좋을 때는 150km/h까지 나오는 투수였다. 하지만 조금씩 구위가 떨어졌고, 구속도 140 초중반까지 떨어졌다. 

그래서 냉정히 판단을 내려 리오스를 트레이드 시켰다. 그런데 두산으로 이적한 이후 리오스는 전혀 다른 선수 같았다. 겉으로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나와 주변 관계자들끼리는 조용히 의심을 하고 있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KBO리그는 외국인 선수의 약물과 관련해 관리가 철저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그 이후 나를 비롯한 김인식 전 감독 등이 "외국인 선수들의 약물 관리를 엄격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했고, 그때부터 철저한 관리가 시작됐다. 

리오스의 경우도, KBO리그가 아닌 일본리그 이적 이후 약물 복용 사실이 발각됐다. 그동안 KBO리그가 지나치게 관대했었다는 이야기다. 사실 내가 현역으로 뛸 때까지만 해도 선수들은 약물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무지'했다. 근력을 놀랍도록 강화시켜주는 약물에 관한 지식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단순히 '아는 사람을 믿고 먹었다'는 것은 세태에 맞지 않는다. 우리 리그가 도핑 테스트를 실시하고, 금지 약물에 대한 경계심을 세운지가 몇 년이 됐나. 프로 선수라면 적어도 약물에 관련해서는 성숙히 자기 관리를 해야한다. 징계 방법도 마찬가지다. 약물을 복용한 후 30경기 출장 정지를 징계로 받는다면, 앞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좋은 사례가 결코 될 수 없을 것 같다.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 금지 약물에 대한 확실한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엑스포츠뉴스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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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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