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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화, '안방'은 누가 지키나

기사입력 2015.06.23 14:51 / 기사수정 2015.06.23 14:51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2015년 한화 이글스 안방의 기록은 처참하다. 팀 도루저지율 2할5푼으로 리그 꼴지다.상대팀들이 모두 91번의 도루를 시도하는 동안 한화의 포수들은 고작 31번 주자를 잡아냈을 뿐이다. 지난 시즌 한화는 3할5푼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하며 9개 구단 중 1위를 차지했던 팀이었다. 

현재 23일까지 한화 안방의 불명예스러운 기록은 모두 리그 상위권이다. 폭투(투수가 잘못 던진 공을 포수가 포구하지 못하는 경우)는 모두 41개로 3위, 포일(투수가 던진 공을 포수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 6개 실책 9개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경기 후반 기록한 폭투, 포일, 실책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꾼 것만 57번 중 24번. 이 57개 경기의 성적은 13승 23패다.

한화의 포수진들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4월이었다. 주전 조인성이 시범경기에서 뜻밖의 부상을 당하면서, 백업 정범모가 약 한 달간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 시기 한화의 배터리가 기록한 폭투와 포일은 25개로 이제까지 기록한 총 50개 중 절반이 이 때 발생했다. 

하지만 5월 이후 포수 전력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조인성이 4월 30일  1군에 합류했고, 넥센과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허도환이 적응을 끝내고 5월 중순부터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5월 15일 이후 폭투와 포일로 주자를 불러들이는 경우는 0건, 6월 이후 약 3주간 발생한 폭투 는 2개 뿐이었다. 안정된 수비는 6월 한화의 6할 승률을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이었다. 

그랬던 한화의 안방에 다시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13일 조인성이 다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20일 허도환까지 NC 박민우가 던진 배트에 맞았다. 남은 선수는 2군에서 몸 한 번 풀어보지 못하고 1군에 등록된 정범모 뿐이었다. 결국 정범모는 NC와의 3연전에서 매일 한 개씩의 실책을 기록했고, 한화는 스윕패로 경기를 내줘야 했다.

더 문제는 한화에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마흔의 노장 조인성의 성적은 작년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강한 어깨로 앉아서 송구를 해도 도루를 잡는 '앉아쏴'의 위력은 예전만 못하다. 지난 시즌 도루저지율은 3할4푼9리, 에러 5개와 포일 3개가 전부였지만 올 시즌 반환점을 돌지도 않은 상황에서 도루저지율은 2할, 벌써 3개의 에러를 기록했고 포일 개수는은 이미 동일하다. 타율 1할7푼8리로 지난 시즌 2할대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주전 포수의 노쇄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확연한 성장세를 보였던 정범모의 성적도 예전만 못하다. 지난 시즌은 정범모가 데뷔 후 가장 활약한 시즌이었다. 도루저지율 3할3푼3리로 가장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고, 타율 2할5푼3리 6홈런 23타점으로 방망이로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올 시즌 타율은 1할대에 도루저지율은 0.162으로 리그 꼴지 수준이고, 실책 5개로 리그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세부기록을 살펴보면 더욱 심각하다. 한화 전체 포수진 폭투, 포일, 실책 중 반 이상이 정범모가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 발생했다. 게다가 인필드플레이 상황에서의 본헤드 플레이, 타자 타격 방해 등 일반적이지 않은 실책 상황까지 연출하고 있다.

허도환은 현재 한화에서 가장 준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포수다. 블로킹 능력과 투수와의 안정적인 호흡이 장점이지만, 낮은 도루저지율과 약한 체력, 낮은 타율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최근 SK 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나아진 방망이도 보여주고 있고, 몇 차례 도루 저지에도 성공하면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지만 2014년 7월 넥센 박동원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이후 오랜만에 1군 경기 풀타임 출장을 하는 터라 체력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아있다. 

당장 2군에서 올려 쓸 수 있는 선수도 마땅찮다. 조인성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현재 정범모나 허도환 중 누구 하나 또 부상을 당한다면 또 백업이 필요해진다. 이희근은 2군에서도 도루저지 기록이 전무할 만큼 수비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준수는 3월 재수술로, 엄태용 혈행장애로 재활 중이다. 시즌초 잠시 1군에 있었던 지성준은 아직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사진=조인성, 정범모, 허도환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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