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20 04:11
연예

김민재, 한예종의 괴짜 전설(인터뷰②)

기사입력 2015.11.28 13:10 / 기사수정 2015.11.28 13:13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영화 '베테랑' '뷰티 인사이드' '국제시장' '용의자' '무뢰한'에 이어 SBS 수목드라마 '마을'까지. 배우 김민재라는 이름은 생소할지언정 영화 꽤나 본다는 이들에겐 무릎 탁 칠 만큼 낯익은 배우다.
 
배우를 업으로 삼았지만 연출에도 관심 많고, 글 쓰는 사람들과 둘러앉아 모임 가지며 시나리오도 쓰고 있다. SBS '마을' 때문에 성사된 인터뷰지만 그의 연기 시작점이 더 궁금했던 터다. 결코 평범하진 않았던 과거 이야기가 시작됐다.
 
"불우하진 않았지만 방목형 집안에서 나고 자라다보니 자유로우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항상 외로움이 있었습니다. 남매 많았지만 나 혼자 격리돼 있는 느낌이었죠.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하던 중학생 시절, 우연히 접하게 된 연극에 매료됐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뭔갈 만들고 몰입해가는 과정에 매력을 느껴서 연기의 꿈을 키웠지요."
 
연극 하려면 큰 물 가야겠다는 생각이 김민재를 대구에서 서울로 이끌었다. 평범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괴짜같은 그의 모습이 여기서 드러나는데, 그는 상경 후 서울에서 유명하다는 각 대학교 연극영화과 수업에 들어가 한 번 씩 도강을 시도했다. 흔히 말하는 '빽'도 '줄'도 없으니 무작정 부딪혀본 것이다. 결론은 한예종. 이유는? "학비가 제일 쌌어요. 자유로웠고요."
 
"한예종에서 나름 유명했어요. 8수 했거든요. 떨어질 때마다 노력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나네요. 사투리가 심해서 그 억양을 고치려고 했었고요. 나의 20대는 입시와 내 연기에 대한 자문의 연속이었습니다. 한예종 입학하지도 않았는데 그 와중에 수업엔 계속 들어갔습니다. 심지어 대학원 수업도 들었죠. 참 감사한게, 스승님과 선배들이 그런 나를 내치지 않고 아껴줬다는 것입니다. 감사하죠. 엄밀히 말해 그 땐 후배도 아니었잖습니까."
 
사투리 억양이 채 고쳐지지 않았고, 20대 답지 않게 너무 진지했던, 누군가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었던 '아웃사이더' 김민재는 "한예종 배우 특징인 좋은 신체적 밸런스 없이" 8년만에 그 곳에 발을 딛게 됐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연기 인생. 매년 연극 한 두 편과 무전여행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만나기 시작한 그는 한결 밝아지고 사교적으로 변화했다고 회상했다. 한예종을 거친 이들은 누군가를 위로할 때 '8수해서 들어온 김민재도 있다. 힘내라'고 얘기한다고. 그만큼 '한예종의 괴짜 전설'인 셈이다.


 
그런 그가 한 차례 연기에 대한 마음을 접을 뻔한 적이 있었다. '작가'의 길로 들어서려 한 것은 30대, 삶의 의미를 찾던 도중 마주한 고통이었다.

 
"관객 두세명이 있어도 항상 공연했던 시기, 한 후배가 공연 10분 남겨놓고 내 앞에서 울면서 연극을 포기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버티면서 연극을 해왔지만 결국 가장으로서 돈을 벌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와버렸던거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느껴지는 무기력, 엄습하는 두려움. 그 때 글을 쓰려 했었죠. 차마 생활고를 걱정해서 글을 시작했다고 말은 못하고. 하하. 그 때 소설, 희곡, 시나리오 작가들을 많이 알게 됐어요. 다 편하게 대화나눌 수 있는 술친구죠."
 
지금도 혼자 남은 시간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연극 연출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지만 어쨌든 그의 본업은 연기다. 연극에 대한 애착 남달라 곧 '양덕원 이야기'로 무대에 오르고(한예종 수업을 도강하던 김민재를 유독 아꼈던 이가 '양덕원이야기' 제작사 차이무의 1대 대표 이상우다), 소속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작품을 통해서도 연기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아직도 제 연기에 대한 평가는 부끄러워 잘 못 듣습니다. 항상 내 연기에 만족하지 못하니까요. 하지만 내 연기를 보고 나서, 내 외로움을 격려해주고 위로해주고 독려해주는 분들에겐 언제나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 참 운이 좋은 사람인거죠."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권혁재 기자

◆김민재의 인터뷰를 더 보시려면?
'마을' 김민재 "육성재, 좋은 배우의 기운 타고났다"(인터뷰①)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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