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7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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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즌' 프리즘①] 한석규, 정의로운 김사부→감옥의 군주 되기까지

기사입력 2017.03.23 16:00 / 기사수정 2017.03.23 15:45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의사로서의 직업윤리와 책임감, 정의를 부르짖은 김사부에 이은 한석규의 모습은 감옥의 제왕이다 

최근 '프리즌'의 개봉에 맞춰 한석규가 서울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나섰다. 여간해선 인터뷰를 잘 하지 않는 그이기에 더욱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는 예정된 시간을 넘어서까지 질문에 하나하나 긴 답을 내놨다. 

지난 22일 전야개봉한 '프리즌'에서 한석규는 교도소 안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인물 정익호로 분한다. 익호는 '정통' 조직폭력배 출신은 아니지만, 단숨에 교도소를 제 손안에 몰아 넣은 인물. 겉으로는 모범수이나 그는 김박사(김성균)가 외부에서 가져오는 범죄들을 안에서 계획하고 시행한다. 교도소장, 과장 등을 모두 자신의 손에 쥐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로 정의로운 스승상을 선보였던 한석규의 변신은 흥미롭다. 나현 감독이 익호라는 인물에게 애정이 많은 것이 느껴졌다는 그는 "익호는 굉장히 나를 고민하게 한 인물"이라고 운을 뗐다. 어려운 인물임을 직감해지만 그럼에도 선택한 것은 나현 감독과의 좋은 인연 덕분이다. 과거 2013년에도 한 차례 제안했지만, 당시 아쉽게도 무산됐던 것. 그럼에도 두 사람은 '좋은 이별'을 맞이했고, 이는 '프리즌'을 위한 자양분이 됐다. 

한석규는 "시나리오를 단숨에 읽었다. '쉽지 않겠구나' 생각했다. 이 인물은 본능적으로 내가 입기에는 쉽지 않은 옷이구나 싶었다"며 "악역은 몇 번 했지만 익호라는 인물의 악은 자신이 없었달까. 사투리를 쓰며 연기를 해본 적이 없다. 서울 토박이이자 도시인이라 내가 사투리를 쓰며 연기하면 '베를린'에서 영어로 대사할 때의 느낌이다. 노력을 해서 사투리의 억양은 열심히 할 수 있겠지만 불편할 것 같다는 공포심도 있었다"며 익호라는 인물이 준 부담감을 털어놨다. 

그가 택한 방법은 '하이에나'였다. 과거 하이에나의 세계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것을 떠올렸다. 그는 "숫놈 하이에나가 천덕꾸러기다. 완전히 모계사회로 이뤄지기 때문에 숫놈은 최하층이다. 여왕 하이에나는 자기 무리의 숫놈과는 짝짓기를 하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종족의 우성을 유지시키기 위해선 것 같았다. 외부의 숫놈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내부 숫놈은 천덕꾸러기니까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서 기웃거리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여왕의 간택을 받으면 들어오고 받지 못하면 쫓겨나듯 공격당한다. 그 공격 당한 뒤의 모습이 충격적이었다"며 "코가 찢기고, 눈알이 하나 빠지고 입이 뜯겨도 살아서 또 다른 무리를 찾아가는데 그게 익호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 수컷 하이에나를 떠올리며 익호라는 인물을 만들어 나갔다는 것. 

'악의 제왕' 익호지만 그의 과거는 다뤄지지 않는다. 한석규는 "직접 과거의 모습을 관객들이 목격하는 것보다는 그의 과거가 뭐였을지 상상할 수 있으니 그 점이 좋지 않나 싶다"며 "글로 보는 것과 눈으로 직접 화면을 보는 거랑은 다르다"며 단순히 잔혹하고 폭력적인 과거를 보여주기보다는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준 점에 더 만족했다. 

한석규는 "김사부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물이다. '쉽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거부감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인물이라는 거다. 내 직업이 무엇인가라를 고민하던 시기였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직업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일을 통한 사람의 존재의 이유도 말한다. 스스로 연기자는 뭐하는 직업인가 물을 때 '낭만닥터 김사부'가 와서 '각자의 직업에 고민을 해봅시다'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가짜를 통해서 진짜의 정곡을 찌르는 일. 그게 내 직업이더라"고 힘줘 말했다. 

이제야 자신의 연기가 '조금 봐줄 만 하다'는 한석규는 '불혹'이라는 나이를 언급했다. 그는 "전에는 내가 연기하는 모습이 꼴보기 싫었다. 눈이 '멍'때리고 있더라. 이제는 눈에 뭔가를 담아내는 것 같다"며 "40은 넘어야 담기는 것 같다. 전에는 뭘 이루고 완성하는 것에 정신이 많이 팔려있었지만 어느 순간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하는 것'이 중요하더라. 하는 행위 자체가 제일 중요하더라"며 앞으로도 계속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또 "계속 플레이어이고 싶다. 영화건 드라마건 하고 싶은 게 많다. 계속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쇼박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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