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고소영이 10년 만에 배우로 돌아온다.
지난 10년 고소영은 장동건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그리고 CF 스타로만 살아왔다. 대중에게 배우 고소영의 이미지가 많이 희미해진 상태.
하지만 고소영은 영화 하나로 만인의 이상형이 되고, 평균시청률 35.8%에 육박하는 드라마의 주연도 맡았을 정도로 연기 면에 있어도 거둔 성과가 많다. 게다가 연기로 여우조연상까지 수상한 배우기도 하다. 그런 고소영이 연기를 쉰지 10년 만에 '완벽한 아내'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그의 연기 역사를 되돌아봤다.
▲ '내일은 사랑'→'엄마의 바다'로 주목 받은 신인
고소영은 KBS 2TV 드라마 '내일은 사랑'으로 데뷔했다. 91학번 92학번 대학생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담아낸 캠퍼스 물에서 당찬 대학생으로 눈도장을 찍은 고소영은, 12회에서 개인 사정으로 드라마에서 하차하게 된다.
이후 고소영은 MBC 주말드라마 '엄마의 바다'에 둘째딸 경서로 캐스팅됐다. 잘 살다가 몰락한 가문의 허영심 많은 딸을 맡은 고소영은 통통튀는 신세대 여성의 모습을 잘 표현했으며, '고소영족'이라는 신조어도 탄생시켰다. 1993년 MBC 연기대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구미호', 관객을 홀리는 미모로 인정받다
1994년 고소영은 영화 '구미호'를 만나게 된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 영화 사상 최초로 CG를 사용했으며, 정우성의 데뷔작으로도 유명하다. 고소영은 '구미호'에서 구미호라 해도 사랑하고 싶은 미모를 자랑하며 '여우같은 여자'의 표본이 됐다. 훗날 정우성은 데뷔작에서 자신의 연기가 부족했다며 고소영에게 사과를 하기도 한다.
▲ 전설이 된 '비트', 그리고 로미
1997년 다시 스크린에서 재회한 정우성과 고소영은 걸작 '비트'를 남긴다. 이 작품에서 정우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눈을 감고 두 팔을 뻗는 장면은 아직까지 남자들의 로망으로 회자된다. 영화는 이민(정우성 분)의 삶을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로미(고소영)는 짧은 분량에서도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노예팅에서 이민을 보고 10만원에 낙찰하는 장면이나, 친한 친구의 자살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 장면, 훗날 다시 만나 사랑을 나누는 장면 등에서 고소영은 당돌하지만 위태로운 여성 로미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이 영화의 성공 후 고소영은 전도연, 심은하와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자리잡았다.
▲ '연풍연가', 운명의 사랑을 만나다
흥행과 작품성을 떠나 고소영의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작품이 있다. 바로 남편 장동건을 만난 영화 '연풍연가'.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도로 떠난 남자 태희(장동건 분)와 관광가이드를 하던 여자 영서(고소영)의 사랑을 그린다.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들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 여우주연상 수상…연기 변신의 시작 '하루'
밝고 당당한 신세대 여성을 주로 연기하던 고소영이 '엄마'의 모성애를 표현한 작품. 캠퍼스 커플로 만나 결혼에까지 성공한 부부 석윤(이성재 분)과 진원(고소영)이 노력 끝에 아이를 갖게 되지만, 그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도 하루밖에 못사는 무뇌증을 앓고 있음을 알게 되며 생기는 이야기를 그린다. 고소영은 이 영화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들으며 대종상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했다.
▲ 사랑·결혼·육아…인생을 겪은 고소영 '완벽한 아내'로 돌아오다
고소영은 '하루' 이후 '이중간첩', '아파트', '언니가 간다' 등 주로 스크린에서 활동하다가, 2007년 SBS 드라마 '푸른물고기'를 끝으로 연기 휴식기를 가졌다. 그 휴식기 동안 고소영의 배우 커리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인생에서는 많은 일들을 겪었다.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은 엄마가 됐다.
그런 고소영이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로 브라운관에 컴백한다. 이제까지 그가 맡은 역할들과 180도 다른 평범한 아줌마 심재복 역할이다. 하지만 고소영은 그 어떤 작품보다 '완벽한 아내'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휴식기 동안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아온만큼,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거란 것. 과연 고소영의 자신감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완벽한 아내'는 또 하나의 인생작이 될 수 있을까.
'완벽한 아내'는 27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각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 KBS 2TV, MBC
[고소영이 온다①] '완벽한 배우'가 될 수 있을까
[고소영이 온다②] '신비주의' 톱★ VS '억센' 아줌마, 이미지 부조화 극복할까
[고소영이 온다③] '비트' 로미→'완벽한 아내' 되기까지…25년 연기史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