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무슨 일인지 쀼루퉁한 얼굴로 인터뷰 장소에 등장했는데, 그 모습마저 귀엽다. 드라마에서는 아역답지 않은 열연을 보여줬지만 실제로는 이제 막 9살이 된 어린이 그 자체다. 코코아 한 잔을 마시고 기분이 좋아진 이로운은 금세 환하게 웃으며 재잘재잘 이야기했다.
“칭찬을 많이 많이 받았어요. ‘길동아 잘했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이로운은 MBC 월화드라마 ‘역적’에서 어린 홍길동 역을 맡아 1회부터 4회까지 등장했다.
천진난만한 얼굴로 씩 웃다가도 차력사에 당돌한 표정으로 대결을 신청한다. 아버지 아모개가 절굿공이로 자신의 손을 치려 할 때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린다. 어머니 금옥(신은정)이 매를 맞자 씩씩거리고, 아버지가 염려돼 가슴 시리게 운다. 9살 아역배우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줬다.
“'역적' 촬영은 재밌어요. 그런데 정말 어려웠어요. 홍길동전과 달라요. 그때는 노비, 양반 이렇게 등급이 있어서 노비가 힘들게 살았을 거예요. 노비 연기가 힘들었어요. 저는 원래 양반으로 나오는 줄 알았어요. 홍길동은 수학이(조참봉과 박씨의 아들 ·김예준)처럼 나오는 줄 알았는데 노비였어요. 가발을 써서 따가웠어요."
어려웠다는 말과 달리 어린 홍길동 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첫 등장부터 연기 칭찬을 받으며 새로운 아역 탄생을 알렸다. ‘역적’에 합류하기에 앞서 오디션만 다섯 번 봤단다.
“(오디션은) 자신 있었어요.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라고 당차게 말한다. “조금 떨었는데 연기 잘하겠다고 했어요. 길현이 형 역도 2명이 있었는데 길현(이도현)이 형이 뽑혔어요”라며 씩 웃는다.
제작진은 수차례 오디션 끝에 어린 홍길동에 걸맞은 이로운을 발견하고 쾌재를 불렀다고 한다. 그런 기대처럼 이로운은 귀여운 외모와 생동감 있는 연기로 눈도장을 찍었다.
인터뷰 중 저잣거리 차력사 앞에서 나무를 부러뜨릴 때의 표정 연기를 그대로 보여주며 장난기를 드러냈다. 당시 실제 무거운 나무를 들고 연기했다. “오만상을 찡그렸어요. 나무가 이만한(손으로 길이를 어림짐작하며) 길이였는데 툭 튀어나오고 진짜 나무였어요. 으악 했죠.”
‘역적’ 속 홍길동은 서자 대신 노비의 아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신출귀몰함 대신 아기 장수라는 새로운 설정을 입었다. 천한 피를 가진 역사(力士)는 죽임을 당하기에 아모개는 홍길동에 절대 힘을 쓰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면천된 후에는 타고난 능력과 인류애로 민중을 구원하는 영웅으로 성장할 듯하다.
조선에 백년 만에 나타난 아기 장수 설정이 마음에 들었단다. 이로운은 “힘이 센 장면이어서 좋았다. 원래 힘쓰는 걸 좋아한다”며 들떠 했다.
어린 길동은 호랑이와 마주쳐도 살아 돌아올 만큼 비범했다. 호랑이와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CG) 호랑이가 귀여워요. 호랑이가 꿈에서 서있을 때와 앉아 있을 때 크기가 다르잖아요. 시선을 맞추기는 어려웠어요. 고기(실제 고깃덩어리) 들 때도 힘들었어요. 원래 고기를 무서워해요. 가짜 피는 안 무서운데 분장팀이 실제 피를 묻혔다고 했어요. 호랑이가 정말 피 냄새를 맡고 올까 봐 무서웠어요. 진짜 대나무 숲이어서 호랑이가 올 뻔했어요. 그래서 진짜 피를 제거했어요. 진짜 호랑이였으면 리얼했을텐데 그러면 다 잡아먹었을 거예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XP인터뷰②] '역적' 이로운 "할아버지 돼도 연기할래요"
[XP인터뷰③] 이로운 "김상중 아빠처럼 유명한 배우 되고 싶어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