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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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터뷰'를 숏터뷰하다①] 길이는 '숏터뷰', 영향력은 '빅터뷰'

기사입력 2017.02.09 17:20 / 기사수정 2017.02.09 17:09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짧은 개그맨 양세형과 함께 하는 숏터뷰"

이 문구로 시작하는 짤막한 영상이 미치는 영향력이 심상치 않다. 전체 조회수 3500만 뷰를 돌파하더니, 모바일 콘텐츠로 시작해 TV까지 진출했다. 일시적이긴 하나 '숏터뷰'에 출연한 대선 주자의 지지율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6월 SBS의 모바일 콘텐츠 브랜드 '모비딕'의 론칭과 함께 시작한 '양세형의 숏터뷰'는 유일하게 8개월 째 살아남으며, 모바일계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새로 시작되는 콘텐츠들에도 여전히 대표 콘텐츠로 남아있음은 물론이다.

이어 약 4주간 토요일 밤 12시 15분 TV를 통해 방송됐을 때는 평균 시청률 2%(닐슨코리아 제공, 수도권 기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동시간대 방송되는 터줏대감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비슷한 수치다. 또 '숏터뷰' 출연 이후 한 대선 후보는 대선 후보 2위까지 지지율이 치솟기도 했다. 다른 프로그램이 아닌 '숏터뷰'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유머러스함과 순발력이 이같은 지지율 상승에 바탕이라는 분석이다.

한 회당 짧게는 2분, 길게는 10분 정도로 방송되는 짧디 짧은 프로그램이지만, '양세형의 숏터뷰'는 큰 반향을 낳고 있다. 이 콘텐츠의 무엇이 그렇게 특별하길래 사람들은 '숏터뷰'에 열광하는 것일까.


▲ '연예인부터 국회의원까지'…예측 불가 캐스팅
'숏터뷰'에서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1회 게스트부터 20대 국회의원 표창원이었다. 국회의원과의 인터뷰는 고루할 거라는 편견을 깼다. "사모님과의 딥키스는 우발적이었냐"는 질문을 하거나, 심리전을 하자며 '묵찌빠 게임'을 하는 등 표창원 의원을 당황시키는 양세형의 모습은 모바일 콘텐츠에 익숙한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이후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강헌 작가, '공신' 강성태, 전 축구선수 이천수, 도끼&더콰이엇, 방송인 타일러, 가수 이승환, 장기하, 뮤지컬배우 아이비 등 직업과 인지도를 불문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왔다.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어디가서 하지 않아야될 이야기 1순위인 정치 이야기를 화두로 삼는 것이 인상적이다. 더 나아가 '숏터뷰'의 소형석 PD는 종교인을 초대해 종교 이야기를 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쉽게 볼 수 없는 인물들이니만큼 신선했고, 또 매 번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지루하지 않았다. '숏터뷰' 인기의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는 섭외력,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잘 한 섭외는 바로 MC 양세형이 아닐까. 곤란한 질문도 밉지 않게 하고, 어려운 부탁도 뻔뻔하게 해내는 그야말로 '숏터뷰'의 정체성 그 자체다.


▲ 인터뷰 방식,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되다
그냥 인터뷰가 아니다. '숏터뷰'는 방송마다 진행하는 인터뷰가 다르다. '숏터뷰'의 인터뷰 방식 중 가장 유명한건 2016 SBS 연예대상에서도 활용한 '초밀착 인터뷰'일 것이다.

'밀착 취재'에서 본딴 '밀착 인터뷰'는 하나의 주제를 심층적으로 인터뷰하는 것이나 정서적인 거리가 가까운 인터뷰가 아닌 말 그대로 물리적인 거리의 밀착 인터뷰를 뜻한다. 하지만 몸이 가까워지면 마음도 가까워지는 것일까. '숏터뷰'의 인터뷰이들은 모두들 밀착해온 양세형에게 마음을 열고 솔직한 답변을 내놓아 '밀착 인터뷰'의 이중적 의미를 모두 살려줬다. 

나래바를 운영하는 박나래를 만났을 땐 클럽에서 만난 남녀가 대화하는 걸 본따 '클럽인터뷰'를, 가수들이 나올 땐 현란한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하는 '인기가요 인터뷰'를 진행한다. 공부의 신 강성태와 진행한 '자율학습 인터뷰'도 강성태 편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였다.

이처럼 매번 새로운 인터뷰는 매주 목요일 새로운 '숏터뷰'를 기대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어떤 게스트가 출연하는 지도 중요하지만, 그 게스트를 '숏터뷰'에서 어떻게 인터뷰를 할 지가 더 기대되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숏터뷰'의 장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재미
'숏터뷰'는 모바일에서 통했다. 출퇴근길 혹은 잠깐의 쉬는 시간에 한 편 전체를 소화할 수 있는 '숏터뷰'는 그야말로 바쁜 현대인에게 최적화된 스낵컬쳐다. 또 '숏터뷰'는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속칭 '병맛 코드'들로 가득 차 있다.

'숏터뷰'에서는 인터넷 용어나 맞춤법에 어긋난 용어들로 대화를 나눈다. 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 51조(방송언어)'에 의해 지상파 프로그램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모습이다.

또 눈이나 코, 입 등 신체 일부만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방송 상식을 깬 화면과, 도끼의 몸에 있는 문신을 모자이크 없이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렇게 모바일 콘텐츠이기에 볼 수 있었던 새로운 시도들은 텔레비전으로 방송된 '숏터뷰'를 본 사람들을 새롭게 모바일 플랫폼으로 유입시킨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출하기를 원하는 수많은 콘텐츠 기업들은 플랫폼의 특성과 주 이용층의 성향을 잘 파악한 '숏터뷰'를 주목해야 한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SBS
['숏터뷰'를 숏터뷰하다②] #양세형 #그알PD #충남빅시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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