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7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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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진경 "꼰대 없는 '낭만닥터', 낭만적이었죠"

기사입력 2017.02.02 17:30 / 기사수정 2017.02.02 17:35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배우 진경이 택하면 뭔가 다른 작품일 것만 같다. 예상이 적중했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는 3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과 배우들의 열연, 작품성까지 모두 인정받으며 축하 속에 막을 내렸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서울 성수동 호텔 아띠에서 만난 진경에게 '낭만닥터 김사부'는 과거로 돌아가 '연극'을 하는 것처럼 묘하고 설레는 순간이었다. '걸크러시'를 부르는 여걸 수간호사 오명심으로 안방을 장악했지만 인터뷰 할 때는 수줍으면서도 조심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단어에서 나오는 유머가 있었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진경은 수간호사 오명심 역으로 안방을 찾았다. 김사부(한석규 분)와 함께 돌담병원의 한 축을 든든하게 이루는 인물로, 기존 드라마 속의 다소 수동적이거나 소극적인 간호사의 모습과는 달랐다. 응급실에서, 수술실에서 그가 보여주는 프로페셔널한 매력이 상당했고, 의료진간의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진정한 팀워크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대한간호협회 측은 이에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간호사 캐릭터가 긍정적으로 표현되었다는 자체 모니터링 결과, 커피차를 후원하기도 했다.

진경은 자신의 연기 호평에도 "나는 의사 역을 맡은 유연석과 서현진에 비하면 준비할 게 없었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유연석과 서현진이 척척 잘해낸 것을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대사 자체가 명확해 숨은 그림을 찾을 필요가 없는 드라마였다. 주연은 물론 조연인 나와 박은탁(김민재) 등 모두가 동등한 입장으로 그려졌다. 연령, 비중 이런 것을 초월했다"고 설명했다. 때로는 환자들이 주인공이 되고 돌담병원 식구들이 이들을 받쳐주는 역할이 되기도 했다. 진경은 오명심을 그런 돌담병원의 나무처럼 버티고, 공기같이 같이 있는 존재로 접근했다. 

그는 "배우의 연기적인 욕심을 채우려고 한다기 보다는 앙상블이 중요한 작품이었다. 연기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유인식 감독, 이길복 촬영감독, 강은경 작가와 손에 손잡고 같이 일궈나간 느낌이었다. '다함께 한발 가자'란 느낌이었다"고 다른 작품과 다르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어 "'피노키오'는 대사 하나하나 파고들면서 연기적인 욕심으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낭만닥터 김사부'는 어떤 전체의 일부로서 기여한 그런 느낌이다. 배우로서 좀 다른 체험이었다. 다시 연극하는 것 같았다"며 "이길복 촬영감독이 롱테이크로 한 번에 가는 등 영화적인 부분이 있었다. 동선을 미리 다 연습을 해서 같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리허설을 많이 했고, 그런 작업이 연극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낭만닥터 김사부'의 모든 신이 하나하나 진경의 기억에 박혔다. 매 에피소드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진경을 고민하게 했다. 진경은 "매 순간 에피소드별로 주인공들이 딜레마에 놓이는 선택을 요구했다. 탁월했다.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했던 배우들이 연극을 오래하고 잘하는 사람들이었다. 연극 잘하는 사람들이 와서 인사도 나누고 그랬었다"며 반가움과 만족감을 전했다.

파주세트장에 거의 갇혀 지내는 듯 하면서도 힘들지 않았던 것은 전적으로 촬영현장의 분위기도 크다. 진경은 "이런 현장은 처음"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유인식 감독과 이길복 촬영감독에 대해서 진경은 꽤 시간을 할애해 이들의 리더십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과 동갑임에도 스스럼없이 유인식 감독을 존경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것. 

진경은 "유인식 감독에게 난 언제쯤 돼야 당신같은 사람이 될 수 있나 했다"며 "낭만덕인 현장이었다. 프로페셔널한 실력에서 나오는 여유가 있다. 실력이 없으면 여유가 나올 수 없지 않겠나. 나라면 스트레스로 힘들었을 것 같은데 너무 쉽게 해내는 감독이었다"고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티 안내고 공부해와 시험치는 것 같단다. 진경은 드라마를 보고서는 또 감탄했다. 그는 "언제 찍어서 저렇게 붙여놨나 싶었다. 장인 정신이 묻어나는 똘똘이 스머프 같았다. 유 감독과 이 감독은 클리셰하거나 노후한 촬영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앵글 등 완성도가 높다는 것.

그는 "정말 좋았던 것은 연출이 연출 욕심 채우려다가 배우들 힘들게 할 수 있는데, 유 감독은 한 사람 한 사람 컨디션을 다 생각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경제적으로,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집에 보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격려하며 찍어주시는 분"이라며 배우와 스태프들을 향한 배려심을 지닌 유인식 감독을 향한 극찬을 했다. 그는 "의학드라마면 어마어마하게 바쁘고 하루에 말도 안되게 착취에 가까운 노동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우리는 그거에 비하면 수월했다"며 제작진의 노력으로 밤샘 촬영이 상당부분 줄어들 수 있었음을 밝혔다. 얼굴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현장의 김사부가 유인식 감독이었다. 강은경 작가도 마찬가지다. 쪽대본을 주지 않은 강 작가 덕분에 촬영현장이 빠듯하게 돌아가지 않을 수 있었다. 

좋은 촬영장 분위기는 좋은 선배들의 힘도 컸다. 진경은 "촬영장에 속칭 '꼰대'가 하나도 없었다. 선배라고 그러는 사람이 없었다. 한석규는 김사부 그 자체고, 변우민은 천사이자 소녀같은 분이다. 세상을 다 아름답고 감사하게 보신다. 임원희는 산적같이 생겨놓곤 부끄러워하고 내성적이다(웃음)"고 유쾌했던 촬영현장을 떠올렸다. '꼰대'가 없는 촬영현장에서 후배들은 더 선배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연기와 드라마에 대한 질문을 건넸고, 선배들도 그런 후배들에게 애정어린 이야기들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좋은 배우들과 연출과 대본까지, 홍어도 막걸리도 없지만 '삼합'이 따로 없었단다. 

진경은 "미국에 가도 이런 현장은 없지 않을까. 유인식 사단으로 나도 넣어달라고 했는데 모르겠다"며 미소를 띄웠다. (인터뷰②에 이어)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스타빌리지 엔터테인먼트, 장소 협찬=호텔 아띠 '더머거'
[XP인터뷰②] 진경 "걸크러시? 그렇게 멋있는 사람 아냐"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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