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화랑'이 퓨전사극만이 할 수 있는 깨알재미 요소를 넣으며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 방송한 KBS 2TV 사전제작 월화드라마 '화랑'은 신라시대 화랑에 관한 이야기를 퓨전사극으로 풀어낸 작품. 20부작의 딱 절반인 10회를 지나가고 있는 현재, 무명(박서준 분)과 아로(고아라) 그리고 삼맥종(박형식)의 깊어지는 삼각관계를 그려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화랑'은 퓨전청춘 사극인 만큼 첫 회부터 웃음을 유발하는 극중 배경으로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다이서(多易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책방 겸 만물 가게는 오늘날의 저렴한 종합 쇼핑몰 다이소를 떠올리게 한다. 극중 무명은 친구 선우(이광수)의 목걸이를 알아보기 위해 "없는 것이 없다"고 소문난 '다이서'를 찾는다. 거기서 주인인 피주기(김광규)를 만나게 되고 목걸이를 본 피주기는 안지공(최원영)에 아들의 목걸이를 찾은 것 같다고 일러준다. 드라마의 주요 배경을 책임지고 있는 것.
'다이서'와 같은 깨알 배경은 피주기가 운영하는 찻집으로도 이어진다. 극중 진골들의 주요 대화 장소로 등장하는 '수타박수(手打粕手)'는 세계적인 카페 브랜드 스타벅스를 연상케 한다. '수타박수'는 극중 아로와 친구 수연(이다인)의 수다 장소로 등장하는가 하면 박영실(김창완)과 호공(이병준)이 백성들의 반응을 살피는 곳으로도 사용된다.
그런가하면 극중 신라 내 핫플레이스로 수호(최민호)와 반류(도지한)가 기싸움을 벌였던 '옥타각(玉打閣)'은 서울의 클럽 옥타곤을 연상시킨다. 신라 청춘들이 모여 유흥을 즐기는 '옥타각'은 선우가 아로의 목걸이를 보고 따라 들어가 반류 무리에게 구타를 당하는 장면의 주요 배경으로 외부 인테리어까지 클럽의 모습을 닮아 웃음을 자아낸다.
'화랑'은 장소 외에 등장 인물의 이름에도 현대적 요소를 섞어 화제를 모았다. 어머니의 명에 따라 정체를 숨겨야 하는 삼맥종(진흥왕)이 화랑에 입단해 쓰는 가명이 바로 '김지뒤'인 것. '지'소태후의 '뒤'통수를 치고 싶다고 설명이 된 이름 지뒤는 지드래곤의 줄임말인 지디(GD)가 연상돼 웃음을 자아낸다. 실제로 '뒤'라는 글자의 한자가 없어 '뒤 후(後)' 자를 한자로 쓰면서까지 지뒤라는 이름이 등장해 제작진의 재미를 향한 노력을 엿보게 한다.
'화랑'은 이름이나 배경 뿐 아니라 등장인물의 만남에서도 깨알재미를 주며 퓨전사극의 매력을 높였다. 3회 방영분 중 아로는 위화공(성동일)이 시킨 일을 브리핑하기 위해 만났다. 아로의 설명을 들은 위화공은 "낯이 많이 익다"는 대사로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방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국민 부녀 케미스트리를 냈던 사이였기 때문. 사전 배경을 아는 사람이라면 큰 웃음을 터트릴 수 있던 장면이었다.
이 밖에도 '화랑'은 브리핑을 '불이 핑'으로, 화랑들의 군무에 칼이 사용된다며 '칼군무', 아름답게 꾸미고 하는 축구라고 해서 '미식(美飾)축국' 등의 단어를 만들어내며 극 중간에 재미 요소를 배치하고 있다.
이와 같은 '깨알 재미'와 관련, '화랑'의 연출을 맡은 윤성식 PD는 "청춘퓨전사극으로서 드라마의 주요 타깃인 젊은 세대의 현대적 감성과 코드를 사극에도 녹여보고자 했다"며 "다소 이질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그야말로 소소한 재미로 여겨주면 감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랑'은 매회 신라 청춘들의 생활을 보여주며 청춘퓨전사극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이제 막 절반의 여정을 지난 '화랑'이 앞으로 또 어떤 '깨알 재미'를 선사하며 화제를 모을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KBS 방송화면, 화랑문화산업전문회사, 오보이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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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