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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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 개봉①] 그동안의 김하늘은 잊어라…파격의 연속

기사입력 2017.01.04 07:00 / 기사수정 2017.01.03 23:41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라 외쳤던 선생님 김하늘은 어디에도 없었다. 김하늘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을 줄 누가 알고 있었을까. '파격'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김하늘의 변신이다.
 
4일 개봉한 영화 '여교사'(감독 김태용)는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효주는 교사로서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생활한다. 그러던 그의 앞에 이사장 딸이자 대학 후배인 정교사 혜영(유인영)이 등장한다. 혜영은 효주에게 살갑게 대하며 친근하게 다가가지만 정교사에 이사장 딸, 그리고 남자친구까지 완벽한 혜영의 호의가 효주에겐 반갑지 않다.
 
그러던 중 효주는 자신이 눈 여겨 보던 남학생 재하(이원근)와 혜영의 관계를 알게 된다. 혜영의 약점을 쥐게 된 효주는 혜영에 대한 열등감으로 자신의 계획을 실행한다.
 
'여교사'는 교사와 제자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남자판 '은교'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영화를 보기 전 이야기다. '여교사'에서는 남녀의 사랑보다는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질투심과 열등감, 그것이 가져오는 파국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효주와 혜영, 두 사람의 행동은 악역일 수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감정은 영화라는 틀 안에서 극대화됐지만 묘한 공감을 일으킨다. 열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지만 계약직이라는 미래가 불투명한 현실 앞에 놓인 효주는 자신이 갖지 못한 정규직 자리, 그리고 백수 남자친구에 비해 훨씬 스펙이 좋은 남자친구까지 혜영의 모습을 보고 열등감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해맑게 다가오는 혜영의 모습은 호의라기 보다는 얄미울 수 밖에 없다. 그런 효주에게 혜영의 약점은 반갑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혜영을 악하다고 하긴 힘들다. 분명 얄미운 캐릭터다. 하지만 혜영은 초반 악의가 없었다. 그저 학교 선배인 효주가 반가웠고 남자친구를 통해 효주에게 잘 보이고 싶었으니. 혜영의 모습은 해맑음 그 자체였다. 그러나 자신을 미워하고 자신의 약점을 가진 효주 앞에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복합적인 인물인 효주와 혜영을 연기한 김하늘과 유인영은 캐릭터 그 자체였다. 김하늘은 생기 없는 효주의 모습부터 혜영의 약점을 쥔 뒤 통쾌해 하는 모습, 그리고 사랑에 빠지며 겉잡을 수 없는 늪에 빠진 모습까지 급변하는 효주의 감정변화를 제대로 표현해냈다.
 
이전의 청순한 멜로 작품 속 김하늘, 발랄했던 로맨틱 코미디 속 김하늘은 더 이상 없었다. 그는 안쓰러우면서도 무서운 효주의 내면을 그려냈다.
 
유인영 역시 혜영이 자기의 맞춤 옷처럼 표현해냈다. 유인영은 혜영을 통해 얄미우면서도 해맑은 모습으로 질투 유발자의 모습을 선보였다.
 
신예 이원근의 활약도 눈부시다. 극중 발레 특기생 역할을 위해 하루에 10~12시간 동안 발레 연습을 하며 열정을 보였던 이원근이었던 만큼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이원근은 해맑게 웃는 모습부터 관객들의 허를 찌르는 발언까지 양면적인 재하의 모습을 보이며 후반부에는 반전 면모까지 선사해냈다. 알 수 없는 이원근의 모습은 '여교사'의 긴장감을 더했다.
 
단순한 사랑, 질투가 아니다. '여교사'는 사람이 사람에게 느낄 수 있는 열등감이 어떤 것인지, 그 열등감의 생성 단계부터 이른바 터지게 되는 단계까지 세밀하고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파격적이지만 어색하거나 그저 자극적이지만 않은 영화다. 96분. 청소년 관람불가.
 
true@xportsnews.com / 사진 = 필라멘트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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