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잔류②] 이적설 불식, 양현종이 KIA에 보여준 의리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내 자신을 KIA 타이거즈와 나눠 생각해본 적이 없다".

KIA팬들을 비롯한 많은 야구팬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양현종의 계약 체결 소식이 발표됐을 때, 반가움과 동시에 의문이 들었다.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예상됐던 FA 계약기간과 금액과는 너무도 다른 숫자였다. 양현종은 20일 KIA와 계약기간 1년에 계약금 7억5000만원, 연봉 15억원 등 총 22억 5000만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올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한 양현종은 해외 진출을 모색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야구기구(NPB)에서도 양현종의 신분조회를 요청하는 등 한국의 좌완투수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특히 일본에서는 구체적인 영입 제안을 받았고, 일본 현지 언론에서 "양현종이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양현종의 해외 진출이 유력하다고 본 KIA는 적극적으로 전력 보강에 나섰다. '집토끼' 외야수 나지완과 4년 총액 40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KIA는 4년 100억원의 역대 최대 규모로 최형우를 영입했다. 새 외국인선수인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와 좌완투수 팻 딘과도 계약을 맺었다. 내년에도 KIA의 유니폼을 입는 헥터 노에시의 재계약까지 KIA가 들인 돈은 약 180억 원에 달한다.

이후 양현종이 국내 잔류로 마음을 굳혔고, 이는 곧 선수에게 KIA 잔류나 다름이 없었다. 양현종이 팀과 리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였던 만큼 양현종의 몸값에도 자연스럽게 눈길이 모였다. LG로 이적한 차우찬이 4년 95억원으로 역대 투수 FA 금액을 경신했고, 앞서 최형우가 100억원의 선을 깬 상태였다. 양현종 측도 그 이상을 바라봤고, 그럴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오프시즌 이미 많은 돈을 쓴 KIA가 양현종의 마음에 차는 조건을 내걸기는 어려웠고, 협상을 난항을 맞았다. 길어지는 협상에 다른 구단들도 양현종에 대해 군침을 흘렸다. 길어지는 협상 만큼 소문도 불어났다. 하지만 그래도 양현종은 KIA를 선택했다. 1년 계약을 맺은 이상 양현종은 해외 이적이 아닐 경우 FA 재취득 기간인 4년을 채울 때까지 매년 KIA와 연봉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팀에 대한 애정과 활약에 대한 자신감이 맺은 결론이었다. 양현종 계약 체결 후 구단을 통해 "내 자신을 KIA와 나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해외리그 도전이 아니라면 당연히 KIA에 남을 것이라 마음 먹었다"며 "내 결정을 믿고 따라준 아내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 동안 팬 여러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하며, 착실하게 몸을 만들어 올 해보다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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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