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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③] '데뷔 18년 차' 문근영, 인생의 새 챕터를 펼치다

기사입력 2016.12.18 09:31 / 기사수정 2016.12.18 09:2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첫 공연 때 엄청 떨릴 줄 알았는데 오히려 하나도 안 떨리더라고요." 

배우 문근영은 또 한 번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역을 맡아 6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연기에 대한 칭찬도, 혹평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 

"왜 관객들이 이번 작품을 보러 올까? 하는 생각을 해보진 않았어요. 저도 무엇 때문에 매진이 됐는지 궁금해요. 아마 같이 나오는 분들이 쟁쟁한 분들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함께 잘 호흡해서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고 저는 저대로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우려 해요. '잘하겠습니다'는 장담은 못 하겠지만 매회 절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상대 역인 로미오 역을 맡은 배우 박정민과의 호흡도 좋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영화 '동주'로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꿰찬 박정민과 새로운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기 중이다. 

"(박)정민이가 연기하는 걸 보면 자극을 느껴요. 생각 못 했던 지점을 연기하니까 항상 자극받고 질투도 나요. 그게 저에게는 무대에서 줄리엣의 연기를 보여주는데 힘을 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해요. 서로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거든요. 편지 같은 것도 서로 주고받고요. 베란다 장면을 떠올리면서 글을 써서 보내주면 이에 맞게 답장도 해줘요. 그런 식으로 작업하고 얘기도 많이 하고, 그런 것들이 쌓여서 좋은 호흡을 만드는데 도움되고 있지 않나 해요." 

인터뷰 자리에 함께 있던 박정민은 "근영이가 너무 고마웠다. 역시 17년 차 선배님은 다르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문근영 역시 이에 화답했다. 

"정민이의 대본을 봤는데 놀랐어요. 너무 세세하게 이 부분에서 어떻게 액팅하고, 대사는 어떻게 치고, 어떤 식으로 등 다 적혀 있더라고요. 너무 디테일하게 다 적혀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아 이렇게 연기를 해서 저 친구의 연기가 명확하고 깔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도 자극을 받았죠. 저는 항상 마음으로, 감정으로 뭉뚱그려서 표현할 줄만 알지 잘 못 했거든요. 정민이의 대본을 보고 충격과 자극을 받았어요." 

문근영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조곤조곤하면서도 똑 부러지는 성격의 소유자임을 느낄 수 있다. 서른 살이라는 나이에 비해 풍부한 연기 경험을 가진 덕분일까. 1999년 영화 '길 위에서'로 데뷔한 그는 인생의 반 이상을 연기자로 보내고 있다. 연기를 일찍 시작했지만, 자신만의 인생 템포가 남들보다 빠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단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듯 사람도 다 그에 맞는 철이 있다고 생각해요. 봄이나 여름이 일찍 왔지만 가을은 아직 안 온 것 같아요. 일찍 시작했다고 해서 많이 갖거나 얻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템포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 뿐이지 언젠가는 가을도 오고 겨울도 올 테니까요. 저는 일찍 철이 들었는데 그만큼 20대를 똑같이 보냈어요. 10대 때의 모습 그대로 20대를 맞이했죠.

친구들은 직급이 올라가면서 성장하는 것 같은데 저는 예전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 자꾸 들기도 해요. 하지만 30살이든 40살이든 그때 맞는 철이 들 거에요. 그전까지는 철없이 살아보려고요." 

올해의 템포는 어땠을까.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연말을 장식하고 있는 그는 "치열하고 기특한 해"였다며 2016년을 돌아봤다. 

"올해는 조금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아요. 변화하고 싶었고 많은 부분이 변화했어요. 미미하지만 이것저것 시도해봤고요. 원래 폐쇄적으로 살았거든요. 사람들도 잘 안 만나고 어떤 걸 선택하고 결정할 때 오랜 시간 고민하고 걱정하는 삶을 살았어요. 

그러다 올해 초에는 갑자기 우물 밖으로 나가고 싶더라고요. 제 딴에는 엄청 많이 변화했고 이것저것 시도하면서 살았어요. 집 안에 있는 시간을 줄였고 작품들도 주체적으로 선택했죠. 이번 연극도 그런 의미에서 선택했고요. 제 나름대로 기특한 한 해를 보냈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나무엑터스, 샘컴퍼니

[XP인터뷰①] 문근영  "좌절과 공포감마저 미치도록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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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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