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1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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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②] '줄리엣' 문근영 "실제로도 운명적인 사랑을 믿어요"

기사입력 2016.12.18 09:31 / 기사수정 2016.12.18 16:39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시간이 참 빠르다. 어느덧 서른 살이다.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송혜교의 아역으로 출연해 여리고 청순한 매력을 뽐내던 소녀는 성숙한 아우라를 풍기는 배우가 됐다.

강단 있는 모습 속에서도 여전히 소녀 같은 면모가 비치곤 한다. 이를테면 줄리엣 같은 사랑을 꿈꾸고 있다며 눈을 크게 뜨는 모습에서랄까. 

"줄리엣은 이때까지 남자라는 사람을 만나본 적 없어요. 책으로만 연애를 보고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죠. 그런 줄리엣이 어떤 남자(로미오)와 사랑에 빠지고, 첫 키스를 나누고 또 운명의 장난인 것처럼 원수 집안의 아들과의 사랑을 하게 돼요.

어릴 때 한 번쯤 그런 생각 하잖아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하는 걸 좋아하곤 해요. 아파서 누워 있고 싶거나 우리 엄마가 한 번쯤은 반대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 (웃음)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고 싶은 것 말이에요. 줄리엣도 이런 운명의 장난을 되게 불안해하면서도 즐기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도 그런 마음에서 출발했어요. 로미오를 만날 때 얼마나 좋을지, 한편으로는 (마음을) 보여줬다가도 다 들켜버린 것 같아서 약간은 창피하기도 해요. 감정선들만 생각하면서 연기하고 있어요." 

그가 출연 중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익히 알려진 작품이다. 원수 집안인 몬태규가 로미오와 캐플릿가 줄리엣의 죽음마저 초월한 세기의 사랑을 그린다. 줄리엣은 로미오와 첫눈에 반하고 불꽃 같은 사랑을 나눈다. 로미오와 사랑을 이루기 위해 가짜 독약까지 먹는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버릴 수 있는 열정을 지녔다. 

문근영은 "셰익스피어의 대사 중에 사랑은 이 세상에서 가장 분별있는 미친 짓이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도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다"며 웃어 보였다. 

"저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고 있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반대하는 사랑을 해도) 다 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어른들 말은 틀린 게 없더라고요. 어머니가 내 말만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고 해요. 맞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어머니가 바다를 헤엄치다가 폭풍이 몰아칠 때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든, 앞으로 가든 제 선택이라고 하셨어요. 왔던 길을 다시 가든, 가고 싶은 길을 가든 어찌 됐든 다 폭풍 속에 있으니까요." 

줄리엣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연기 중이란다. 동시에 희비극적인 작품의 특색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박)정민이가 말했듯 저 역시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해 잘 몰랐어요. 영화를 통해 비극적인 사랑의 이야기로 알고 있었는데 원래의 대본을 읽어보니 굉장히 희비극적이더라고요. 그냥 저는 비련의 여주인공만 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고 놀랐어요. 연출님이 이번만큼은 원작을 살려서 최대한 빼지 않고 가자고 하셨어요. 그런 부분들을 어우러지게 만드는 과정이 어려워요." 

여전히 무대에 서면 어렵고 힘들기도 하다. 그럴수록 매 무대 새로운 줄리엣의 모습을 발견하며 연기에 몰입하려 한다.

"많은 부분을 찾아서 무대에 올라갔다고 생각했는데 관객과 직접 마주하고 호흡을 같이하다 보니 우리끼리 연습할 때와는 다른 포인트가 발견돼요. 그런 부분을 배우들끼리 상의하고 연습하면서 새롭게 찾아가고 있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나무엑터스, 샘 컴퍼니

[XP인터뷰②] '줄리엣' 문근영 "실제로도 운명적인 사랑을 믿어요"
[XP인터뷰③] '데뷔 18년 차' 문근영, 인생의 새 챕터를 펼치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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