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배우 서현진과 유연석이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명연기를 펼치고 있다.
최근 방송 중인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유연석과 서현진은 이른바 '인생 캐릭터'라 불리우는 부담스러운 왕관을 훌륭히 바꿔썼다.
한 번 배우에게 특정 캐릭터의 이미지가 입혀지면, 그 이미지를 벗기가 힘들다. 계속 비슷한 역할로 캐스팅 제의가 올 뿐더러,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도 웬만큼 잘하지 않는 이상 대중에겐 가장 인상깊었던 캐릭터가 떠오르게 마련이지만, 서현진과 유연석은 이를 넘어서며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진가를 발휘했다.
충무로의 떠오르는 '악역'으로 활약하던 유연석은 2013년 tvN '응답하라 1994'를 만나 짝사랑의 아이콘 '칠봉이'가 됐다. 듬직하면서도 다정다감한 칠봉이가 사랑받으며 유연석도 주목받았지만, 이후 출연한 작품들에서는 칠봉이의 그림자를 지워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유인식 PD는 첫 방송 전 가졌던 기자간담회에서 유연석이 이번 작품을 통해 칠봉이 이미지를 벗을 거라 자신했다. 그는 "유연석이 칠봉이 역을 맡음으로써 첫 사랑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까칠하고 모가 나 있는 성격으로 출연한다. 유연석 본인에게 잘 맞는 옷을 입힌 듯하다. 굉장히 매력 있다"고 예고했다.
그의 말처럼 유연석의 강동주는 마냥 달콤하지는 않다. 까칠하고, 불만도 많고, 화도 낸다. 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청춘을 대변하는 강동주의 울분을 유연석이 잘 표현해내기 때문. 때로는 불평등한 세상앞에서 좌절하는 강동주지만 김사부의 조언대로 이를 이겨낼 방법을 찾는 강동주의 모습은 비슷한 좌절을 겪는 청춘에게 희망을 준다.
서현진은 2016년 방송된 tvN '또 오해영'을 통해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성들을 대변하는 '오해영'이 됐다. 평범하지만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오해영의 모습은 대중의 공감대를 자극하며 '오해영'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런 서현진의 차기작에 온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그는 휴식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처음으로 전문직 역할에 도전하는 서현진은 시작 전부터 "일반 대사를 하는 것보다 두 배, 세 배로 반복하며 연습했다"고 의사 역할 연기의 어려운 점을 전했다. 하지만 서현진의 그런 우려는 첫 방송부터 기우인 것으로 판명됐다. 정확한 발음과 전달력있는 발성으로 의사 윤서정을 완벽하게 표현해낸 것.
특히 2회에서 보여준 서현진의 자해 연기는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문태호(태인호)의 죽음을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윤서정(서현진)의 자책감을 눈빛부터 손끝의 떨림까지 섬세하게 표현해낸 것. 또 강동주부터 도인범(양세종)까지 누구와 붙어도 어울리는 남다른 케미는 극에 멜로 감성을 더하며 역시 '케미 여신'이라는 감탄사를 자아낸다.
이처럼 유연석과 서현진은 벗을 수 없을 것처럼 잘 어울렸던 이전의 인생캐를 벗고 '낭만닥터 김사부'이 강동주, 윤서정을 입었다. 극 중 강동주와 윤서정이 김사부(한석규)를 만나 진짜 의사로 성장하듯, 유연석과 서현진도 진짜 배우로 성장해가고 있다. 이런 연기력과 열정이라면 앞으로도 이들의 필모그래피는 수많은 '인생캐'로 채워질 전망이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SBS
['낭만닥터'①] 한석규, 돌담병원 아닌 우리 모두의 김사부
['낭만닥터'③] 양세종·진경·임원희, 돌담병원 채우는 3인 3색 '신스틸러'
['낭만닥터'④] 뛰고 또 뛰고…꿈의 30%, 가능할까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