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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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연기 도전' 오정연, 인터뷰 중 눈물 흘린 이유

기사입력 2016.11.28 09:09 / 기사수정 2016.11.28 09:09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단정한 단발머리와 블랙 시스루 원피스 차림으로 등장한 그에게서 똑 부러지는 주예은의 향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이내 발랄한 보조개 미소를 지어보이며 반전 매력을 풍긴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오정연, 아니 이제 배우 오정연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지난 11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워킹맘 육아대디'에서는 악역 주예은 역을 맡아 열연했다. 첫 연기지만 안정적인 연기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열었다. 

"돌이켜보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갔어요. 오정연의 인생에서 주예은으로 지냈던 시절이 한 뭉텅이로 느껴져요.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오래된 것 같고 옛날얘기같이 아득하네요." 

첫 연기인 터라 어려움도 겪었다. 이에 아나운서, 방송인 등의 타이틀을 떼어내고 신인 배우라는 마음가짐으로 작품에 임했다. 

"첫 녹화 때 어떤 스태프가 저보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때는 제가 보기에도 콘티가 존재하는지도, 동선이나 카메라 워킹도 몰라서 정말 어려웠어요. 이래선 안 되겠다, 민폐를 끼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오기를 발동했죠.

배우들에게는 물론이고 오영실 선배, 최송현, 오상진 씨, '소림사'의 최정윤, 하재숙 언니에게 닥치는 대로 다 물어봤어요. 여기저기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보면서 신인된 자세로 부딪혔죠. 너무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많이 배우고 익숙해졌어요." 

오정연이 맡은 예은은 자기밖에 모르던 이기적인 악녀다. 아들 민호(고승보 분)를 남들보다 뒤지지 않게 키우려고 고군분투하는가 하면, 회사에서 미소를 사사건건 괴롭히는 악녀의 모습을 보여줬다. 친엄마는 아니지만 자신을 보살펴준 수란(이경진)에게 막대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이를 반성하고 가족에게 마음을 열며 개과천선했다. 전형적인 악녀는 아니었다. 오정연은 예은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무리 없이 표현했다. 

"악역은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였어요. 결과적으로 제게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아나운서 시절에는 감정 표현을 절제해야 하고 항상 웃어야 하고 정돈된 모습을 보여야 하는 압박감이 있었어요. 악역 하면서 짜증도 내고 신경질도 내고 솔직하게 표현하기 시작했어요. 개인적으로 치유가 됐어요. 그 전에는 감정의 여과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느끼는 대로 표현할 수 있게 됐죠." 

악역이자 경험해 보지 않은 아이 엄마 역할이었다. 이제야 연기에 첫발을 들인 오정연에게는 쉽지 않은 연기였음이 분명했다. 그래서 더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기본 설정은 악녀지만, 예은을 달리 봤다. 결핍이 있어 외로워하는 여자로. 그는 "예은이 딱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주예은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고 연기해야 해서 연민을 가지려고 노력했어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내가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엄마의 입장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했어요. 감독님이 주예은은 나와 우리 가족이 잘될 수 있으면 뭐든 해야 하는 캐릭터라고 얘기해주셨어요.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욕구를 포기하고 가족을 먹고 살리려는 의지로 똘똘 뭉친 예은이 너무 딱했어요." 

오정연의 눈물은 120부작 내내 캐릭터에 몰입했다는 증거다. 예은을 단지 드라마 속 인물이 아닌 자신의 것으로 체화한 그는 울먹거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중학교 때 약한 친구들을 괴롭히는 친구가 있었어요. 왜 그랬느냐고 하니 힘들어도 웃고 다니는 게 얄밉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그 친구가 사과했고 저도 이해하게 됐어요. 극중에서 미소(홍은희 분)가 예은에게 똑같이 물어봐요. 미소는 '그럼 나 힘들다고 써 붙이고 다니느냐'고 핀잔을 주죠. 

결핍이 있는 상황을 어떻게 승화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삶의 다양성을 배웠고 삐뚤어진 캐릭터도 주위 사람들이 노력해서 보듬어주면 변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됐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XP인터뷰②] 오정연 "연기에 희열 느껴…계속 도전할래요"
[XP인터뷰③] 오정연 "H.O.T. 팬클럽 출신, 강타와 연기하고파"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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