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서인국의 얼굴에 보조개가 활짝 폈다. 루이의 옷을 벗고 인간 서인국으로 돌아온 그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한껏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서인국은 호평 속에 종영한 MBC 드라마 '쇼핑왕 루이'에서 타이틀롤 루이 역을 맡아 인상을 남겼다. "너무 행복하다"는 말로 기쁜 마음을 드러내 보였다.
"굉장히 색깔이 독특한 작품이었어요. 처음 시작할 때는 기억을 잃은 남자가 기억을 찾았더니 재벌 2세라는 설정이었고, 여자 주인공은 신데렐라로 그려질 수 있다보니 초반에 (진부하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하지만 그건 설정일 뿐이지 스토리와 상황은 완벽하게 달랐고 그 부분에 매력을 느꼈어요. 아기자기한 코드와 CG, 뮤직비디오 같은 신들, 코미디이지만 잔잔한 블랙 코미디인 요소가 있었죠.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는데 다행히 재밌게 봐주셨어요."
아직도 기억의 한 켠에는 루이가 남아있단다. 루이의 습관이 그대로 몸에 배어 있다며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심리적으로는 드라마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데 루이의 습관은 남아있어요. 손을 가만히 안 두고 눈도 깜빡이게 돼요. 루이는 할머니의 사랑을 과하게 받아서 성인이 돼서도 갇혀 사는 느낌 속에 산 캐릭터에요. 감수성과 성숙함은 경험에서 나오는 건데 온전치 못하게 자랐죠. 정서가 생기려고 하는 꼬맹이들은 가만히 있지 못하잖아요. 그런 모습을 살짝 표현하고 싶어서 손을 움직인다거나 손톱을 뜯었죠. 기억은 잃었어도 손가락은 계속 움직였어요."
'쇼핑왕 루이'는 재기발랄함이 눈에 띈 작품이다. 특히나 루이라는 캐릭터에서는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코믹함이 엿보였다.
"시추에이션이 강한 부분이 많았어요. 온몸에 파스 붙이고 뛰어다니고, 한약먹기 싫어서 도망가다 코피나는 신도 있고요. 웃기려고 과장되게 하면 '웃어주세요'라는 느낌을 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어떤 부분에서 극대화할지 조율을 많이 했어요. 시추에이션이 강할 때는 연기 톤을 편하게 풀어서 가려고 했죠."
루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하기까지 연기는 절대 편하지 않았단다.
"실제로 기억을 잃어본 적이 없으니까 접근 방향부터 생각했어요. 2회에서 루이는 고복실에게 '어디 살아', '나는 누구야' 같은 질문만 해요. 그래서 톤에 다양성을 주려고 노력했어요. 시청자가 재미없게 느낄까 봐 다양성을 생각하며 연기했죠."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거듭한 보람은 있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는 배우로서 온전히 인정받았다.
루이 특유의 능청스러운 말투와 행동을 자신만의 것으로 표현했다. 과장이나 이질감 없이 연기해 자연스러움을 배가했다. 하지만 정작 그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며 자신을 성찰했다.
"항상 저 스스로 의문이에요. 배우로서의 인정은 스스로 하기보단 지켜봐 준 분들에게 받는 거잖아요. 어떤 작품을 하든 이 캐릭터로 인정받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 같아요. 스스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진 않아요. 뭐랄까. 제가 의도하고자 하는 걸 표현했지만 하면서 의심하긴 했어요. 톤이나 연기에 대한 설정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의문을 가졌거든요. 스스로 100% 확신이 있진 않아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단언컨대 그는 '로코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또 한 번 입증했다. "잘한다는 칭찬은 항상 기분이 좋지만 되게 민망하다"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이번에 로코를 오랜만에 했어요. '고교처세왕' 이후 장르물을 많이 해서 오랜만에 로코를 하는데도 기대를 받는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어요. 주변 배우들과 많이 얘기했고 촬영할 때도 많은 리허설과 대화가 있었어요. 코믹 요소를 재밌을 때는 재밌게, 슬플 때는 슬프게 표현하려 했는데 배우들과의 호흡 덕에 적정선을 찾았던 것 같아요. 재밌는 작업이었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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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