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열 살 짜리 꼬맹이가 드라마를 이끌고 갔다. 주인공의 아역이 아닌, 또 주인공의 딸이 아닌 주인공 허정은은 그렇게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에서는 함께 살던 이모가 사라지고, 세상에 혼자 남은 열 살 꼬마 유금비(허정은 분)가 난생 처음 아빠의 존재를 알고, 그를 찾아가 함께 사는 모습이 그려졌다.
유금비는 지하철 노선도를 줄줄 외울 정도로 똑똑하다. 뿐만 아니라 고스톱 짝도 모두 맞출 줄 알고, 타로카드가 지닌 의미도 외워 타로점도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금비는 열 살 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스러운 면모를 지녔다. 자신을 떠난 이모를 울면서 찾지도 않고, 휘철을 빼내기 위해 자신이 해야하는 연기를 묵묵히 해냈으며, 요행으로 음식을 공짜로 먹으려는 휘철 대신 특기인 타로점을 발휘해 정당한 대가를 치르는 아이다.
하지만 아이같은 모습도 존재했다. 반 친구에게 아빠가 있는 느낌을 물어볼 때나, 고스톱으로 딴 돈을 들고 좋아할 때, 그리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사람들을 촬영한 영상을 보며 웃을 때 금비는 영락없는 열 살 소녀였다.
이런 금비의 다양한 매력이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었던 것은 허정은의 연기력 덕분이다. 커다란 눈에 섬세한 감정을 담아내는 허정은은 열 살 인생에 큰 변화를 겪고 시시때때로 새로운 일을 접하게 되는 금비의 상황을 완벽히 표현했다.
허정은의 연기력은 그저 그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한 시간을 선물해줬다. 예를 들어 아빠 모휘철을 바라보는 금비에게서 호기심, 애틋함, 한심함, 분노, 원망 등 장면마다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금비가 아무도 안 차려주는 엄마의 제삿상을 과자, 그림 등으로 혼자 차려 간절한 기도로 지내는 모습은 모휘철 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눈물샘도 자극했다.
지난 10일 열렸던 '오 마이 금비' 제작발표회에서 PD와 다른 배우들이 입을 모아 "허정은이 필살기다"고 자랑했던 근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첫 회였다. 방송 전 홍보문구로 사용되던 '금사빠(금비와 사랑에 빠질 시간)'를 실감할 수 있었다.
앞으로 15회, 금비가 겪을 일이 무궁무진히 남았다. 아빠 휘철과의 관계변화부터 '니만피크 병' 투병기까지 열 살 배우가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과 상황이다. 하지만 첫 회만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앞으로 극의 전개에 대한 걱정과 우려보다 기대감을 높였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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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