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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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유지태, 열정과 고뇌가 전하는 이 배우의 '스트라이크'

기사입력 2016.11.13 13:02 / 기사수정 2016.11.14 15:02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배우 유지태가 '스플릿'을 통해 조금은 가볍게, 편안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유지태는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스플릿'(감독 최국희)에서 한 때 전설적이었던 볼링선수 철종 역을 맡았다. 철종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실력의 볼링선수였지만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입게 되고 생계를 위해 도박 볼링에 뛰어든 남자다.
 
그동안 유지태는 비교적 진중하고 이성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그런 의미에서 철종은 이전의 유지태가 맡았던 역할과 다르다. 푸들을 연상하게 하는 헤어스타일부터 자존심만 강한 모습까지 이전의 모습에 비해 가벼워진 모습이다.
 
유지태는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밝고 가벼운 철종과 만나게 된 계기부터 아내 김효진을 비롯한 주변의 반응에 대해 전했다.
 
"영화를 보고 아내도 되게 재밌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철종이가 무거운 캐릭터였어요. 밑바닥 인생이기도 했는데 과연 철종이를 무겁게 표현한다면 괜찮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시나리오를 많이 보는 편인데 보면 볼 수록 휴머니티나 밝은 부분이 보이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진짜 깊은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허허실실하고 썰렁한 농담도 하고 허당끼도 있고 그렇거든요. 그런 사람으로 철종을 묘사를 해본다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첫 촬영하고 나서는 철종이 너무 밝게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논란도 있었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그게 훨씬 더 유리했고 깊이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유지태는 이전에 도박 영화 출연 제의가 왔었지만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스플릿'은 선택했다. 이에 대해 유지태는 볼링이라는 주제가 독특하고 재밌는 소재 같다며 '스플릿'에 출연하게 된 이야기를 말했다.
 
'주유소 습격사건' 이후 코미디나 밝은 장르에 좀처럼 도전하지 않았던 유지태였기에 '스플릿'은 중압감이 있었던 이미지를 깨는 영화라 생각했다. 이에 유지태는 '스플릿'은 도전하게 됐다.

 
유지태는 극중 영훈 역의 이다윗과 이른바 '브로맨스'라고 말할 수 있는 모습을 펼쳤다. 외적으로도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두 사람은 티격태격 하다가도 서로를 위해주는 따뜻한 모습을 보이며 '스플릿'의 큰 축을 담당했다. 이렇듯 좋았던 케미에 대해 이다윗은 선배 유지태의 역할이 컸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유지태는 어땠을까.
 
"앙상블이 잘 만들어져야 영화가 좋아지고 잘 떨어지거든요. 아무래도 '판을 까는 사람은 나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이 다윗이거나 혹은 아니어도 감정을 뽑아낼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 상대 배우의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또 선배의 위치라 생각하고요. 어느새 제가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하하."

이처럼 '스플릿'에서 가장 선배에 위치에 있었던 유지태는 연기와 더불어 촬영 현장의 분위기까지 꼼꼼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오버하지 않게 그 균형을 적당히 맞출 수 있도록 항상 노력했다고 말했다.
 
유지태와 찰떡 케미를 보였던 이다윗과 더불어 '스플릿'에는 이정현, 정성화가 함께 출연한다. 유지태는 함께 한 이정현과 정성화에 대해서도 애정 어리게 말하기도 했다.
 
"정현 씨는 경력이 오래된 것도 있겠지만 박찬욱 감독님과 작업했다는 공통 지점이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님은 영화의 문법이나 그런 면들이 모두 정석이거든요. 완벽주의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요. 둘 다 그런 현장을 겪었기에 어쩌면 다른 현장에서 고충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런 고충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료였습니다. 정성화 씨 같은 경우는 저는 두꺼비 역할을 하는 것이 싫었어요. 워낙 좋은 배우고 '레미제라블'의 이미지가 제게는 강했는데, 그 큰 아우라의 배우가 악역을 하는 것이 싫었어요. 팬의 입장에서. (웃음) 정성화 씨는 개그맨부터 시작해서 배우를 하고, 이제는 뮤지컬 배우의 톱이잖아요. '킹키부츠'를 봤는데 정말 무대를 유연하게 다루더라고요. 저런 톱배우가 영화 속에서 악역으로 보여지는 것이 조금은 속상했습니다."

 
유지태는 '스플릿'에서 전설의 볼링선수 역할을 소화해야 했기에 볼링 연습도 꾸준히 했다. 하루에 4~5시간 씩 볼링 연습을 할 정도로 볼링에 매진했다.
 
그 결과 유지태는 일곱번 연속 스트라이크를 치기도 하고 프로볼러 1차 통과 점수인 190점에 다다른 180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거의 처음이었던 볼링이었지만 놀라운 실력 향상을 보인 것이었다.
 
"어떤 영화를 하던 부담감은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고요. 그래도 열심히 연습하다 보니 프로볼러 선생님이 자세가 좋다고 칭찬도 해주셨어요. 볼링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어요. 철종의 역할 상 보조기구를 차고 폼을 만들어내며 연습을 했습니다. 과거에 철종은 파워볼을 치기도 하거든요. 현재는 다리에 장애가 있어서 조금 다른데 두 버전을 숙지해야 되니 어렵기도 했습니다. 볼링 연습하며 대본도 봐야 하니 시나리오를 계속 옆에다가 뒀죠."
 
이처럼 유지태는 '스플릿'과 철종을 연기하기 위해 깊은 연구와 많은 노력, 열정을 보였다. 때문에 감회가 남다른 작품이기도 하다. 유지태는 치열한 경쟁구도를 갖게 된 올해 11월 극장가에서 '스플릿'의 매력에 대해 "시국이 어려운데 와서 스트레스를 풀고 갈 수 있는 영화"라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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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e@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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