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신네기'는 '2016년 판 꽃보다 남자'가 되기엔 역부족이었다.
1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는 사전 제작 드라마로, '2016년 판 꽃보다 남자'라는 수식어와 함께 하반기 기대주였다. 캔디형 여자와 '츤데레(겉으론 쌀쌀맞지만 알고 보면 다정한 성격)' 남자의 로맨스, 게다가 모든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맹목적으로 좋아한다는 설정은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박소담에 정일우, 안재현, 이정신, 손나은 등 화려한 캐스팅에 높은 화제성까지 더해져 출발은 상쾌했다. '이 정도면 오글거림도 장르', '중독성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시청률 3.5%(닐슨코리아 제공, 케이블플랫폼 가입 가구)로 시작했고, 최고 3.9%(6회)까지 기록했다. 박소담은 오지랖 넓고 대책 없이 긍정적인 여주인공을 개성 있게 표현했고, 재벌 3세 역할의 정일우와 안재현도 멋진 외모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많은 시청자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신네기'는 중반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은하원(박소담 분)만 졸졸 쫓아다니던 강현민(안재현)이 갑자기 첫사랑 박혜지(손나은)에게 마음을 드러냈을 때부터다. 강지운(정일우)과 로맨스가 막 꽃을 피우던 때인데도 시청률은 탄력을 받지 못했다.
이유는 '신네기'의 모호한 정체성에 있었다. 시청자가 '신네기'에 바란 것은 현실 반영, 개연성, 긴장감 같은 게 아니다. '심쿵 유발 동거 로맨스'라는 홍보 문구에서 보이듯 하이틴 로맨스나 인터넷 소설 같은 포지션을 지향했다면 지운, 현민, 서우(이정신), 이윤성(최민)이 어떤 식으로든 하원과 설레는 감정을 이어가야 한다. 그게 '꽃보다 남자'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고, '네 명의 기사'라는 제목이 진정으로 뜻하는 바다.
그러나 '신네기'는 갑자기 노선을 바꿨다. 말도 안 되게 하원을 따라다니던 바람둥이 현민이 돌연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순애보가 됐고, 하원의 친아버지를 사칭하는 사건 때문에 답답함만 더해졌다. 겨우 하원과 지운이 마음을 확인하자마자 비밀 연애가 들켜 반대에 부딪히고 하늘그룹의 후계자 싸움이 시작되는 등 시청자가 '심쿵'할 틈을 주지 않았다.
더욱 아쉬운 이유는 박소담, 정일우, 안재현, 이정신 네 사람의 로맨스 호흡이 매우 좋았기 때문이다. 박소담의 귀여운 눈웃음은 '캔디' 은하원을 표현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또 정일우, 안재현과 티격태격하는 모습, 이정신과 친구 같은 모습은 안방극장에 설레는 감정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신네기'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덕목이 2% 부족했던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tvN 방송화면
['신네기' 종영①] '신네기'가 '2016 꽃남'이 되지 못한 이유
['신네기' 종영②] '명불허전' 정일우, '재발견' 안재현, '일석이조' 이정신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