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인터뷰①] 임수향 "'아이가' 장진주, '넝굴당' 오연서 보며 연구"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지난 21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은 최종화에서 최고 시청률 32.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다양한 캐릭터와 커플들의 이야기로 인간 군상의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준 '아이가 다섯', 그중에서도 얄밉지만 미워할수는 없는 부잣집 철부지 막내딸 장진주로의 연기 변신을 보여준 배우 임수향을 만나봤다.

'신기생뎐'의 단사란으로 데뷔한 임수향은 '아이리스2', '감격시대' 등 선이 굵은 작품에서 진지하고 무거운 캐릭터을 많이 연기해왔다. 이제까지 쌓아온 이미지와 반대되는 장진주라는 캐릭터를 맡는데 부담감은 없었을까.

"진주를 연기할 때 저 스스로의 분위기를 업시키는 작업이 필요했어요. 옷부터 헤어, 메이크업, 목소리까지 전에 못보여드렸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죠.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오연서 선배를 보면서 얄밉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연구를 했어요."

임수향이 맡은 장진주라는 역할은 어른스러운 친구 이연태(신혜선 분)와 비교되며 얄미운 철부지 캐릭터로 다소 미움받기도 했다. 특히 이연태가 짝사랑하던 김태민(안우연)과의 러브라인은 친구의 남자를 빼앗은 여우라는 오해도 샀다.

"얄미운 캐릭터를 맡는 건 처음이라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최대한 사랑스럽게 표현해보려는 욕심은 있었죠.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보니 진주는 성장하는 캐릭터고, 성장 과정의 기승전결이 뚜렷하기 때문에 초반 진주를 더욱 얄밉게 보여줘야 나중에 변화된 모습이 더 극적으로 보일 것 같았어요."

그의 말처럼 엄마, 아빠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던 부잣집 막내딸 장진주는 극 후반부에서는 꿈꾸던 네일아트 국가자격증도 따고, 개인샵을 차릴 계획까지 세우는 등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청자분들이 진주의 변화가 급작스럽다고 느끼실까봐 고민했어요. 서서히 바뀌는 것 처럼 보이려고 노력했죠. 특히 진주가 바뀌게 된 계기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진주의 변화의 중심에는 태민이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것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엄마와 연애 이야기부터 일 이야기까지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다 나눈다는 임수향. 따로 살다보니 숨기는 게 생기면 멀어지는 기분이라고. 그렇게 친한 부모님이 드라마 상황처럼 임수향의 연애 또는 결혼을 반대하면 어떻게 대처할까.

"설득해야죠. 부모님이랑 연을 끊을 수도 없고, 사랑하는 사람이랑 헤어질 수도 없어요. 결혼은 둘만의 약속이 아닌 가족과 가족이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행동이든 말이든 어떻게든 설득할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까지 제 연애를 반대하신 적은 없네요. 결혼한다고까지 나선 적은 없어서일까요? 그래도 제 뜻에 따라주실 것 같아요."

'아이가 다섯'의 인기 요인에는 주말드라마의 분위기를 '로맨틱 코미디'로 물들인 네 명의 청춘남녀가 있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실제로도 비슷한 나이대의 배우들이 이를 연기했다. 

"넷이서 많이 친해졌어요. 같이 술도 마시고, 영화도 같이 보러가자고 약속했어요. 특히 태민이 역할을 맡은 (안)우연이랑은 동갑이라 더 편하게 잘지냈어요. 알고보니 서로의 친구가 겹치더라구요. 지금은 거의 베프에요. 또 성훈 오빠랑은 '신기생뎐'에서 처음 만났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서 인연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딱히 많이 붙는 씬은 없었지만, 심적으로 의지가 됐고, 상황 자체가 묘하게 재밌더라구요."

연태와 상민(성훈) 커플이 사랑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집중적으로 보여졌다면, 진주와 태민 커플은 후반부 갈등을 겪는 모습이 집중적으로 그려졌다. '연상(연태+상민) 커플'이 로맨틱한 장면들로 주목을 받는 게 부러울 법도 했다.

"연상커플이 주목을 받는 타이밍이 있는 거고, 저희한테 관심이 쏠리는 타이밍이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작가님이 골고루 잘 써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죠. 작가님 전작들을 모두 챙겨봤었어요. '연애의 발견'을 인상적으로 봤고, 조여정 선배님이 나온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 1'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아이가 다섯'에는 연상커플, 진태(진주+태민)커플 외에도 여러 형태의 로맨스가 펼쳐진다. 저마다 커플이 사랑을 시작한 방식과 남자의 매력도 다르다. 그중 임수향이 좋아하는 남성상과 연애 스타일을 물어봤다.

"누구 한 명을 꼽을 수는 없어요. 모두 매력이 넘치는 것 같아요. 욕심을 좀 내서 상민이의 유머스러움, 태민이의 반듯함, 호태(심형탁)의 순정, 상태(안재욱)의 든든함을 모두 갖춘 남자를 만나고 싶어요. 아마 현실엔 없을 것 같지만요. 연애는 태민이와 진주가 만난 것처럼 우연이 쌓여서 필연이 되는 운명같은 사랑을 꿈꾸고 있어요. 이제까지도 모두 첫눈에 반한 사람과 사랑을 해왔어요."

아무 생각없이 살던 진주가 인생의 계획이라는 걸 세우며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살아가게된 것처럼, 배우 임수향 그가 바라는 인생의 목표는 무엇일까.

"일단은 제가 하는 일인 연기를 열심히 하는 게 목표예요. 어떤 선택을 하든 제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친구들과 냉면 한 그릇을 먹을 때, 강아지들이랑 놀 때, 더운 날 에어콘 틀고 있을 때 등 행복할 때는 많아요. 그런데 요즘은 '연기 잘봤다'는 소리를 들을 때 제일 행복해요. 제가 만족할 만큼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면 더 행복해질 것 같아요."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권혁재 기자

[XP인터뷰①] 임수향 "'아이가' 장진주, '넝굴당' 오연서 보며 연구"
[XP인터뷰②] 임수향 "신세경, 동갑이지만 의지되는 친구"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