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영화 '부산행'이 올해 처음으로 천 만 관객을 돌파한데 이어 매일 새로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행'의 흥행을 이야기할 땐 공유, 정유미, 마동석, 김의성 등 주연 배우들뿐만 아니라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 간 조연들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나이대와 직업으로 인간군상을 표현해 낸 씬스틸러 중, 김의성과 끝까지 살아남았다가 봉변을 당한 승무원 기철 역으로 큰 인상을 남긴 배우 장혁진을 만났다.
▶ 천만 배우 반열에 오른 걸 축하한다.
-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SNS를 통해서 축하인사가 많이 달려서 '그런가 보다'하고 생각한다. 20년 간 해온 것처럼 계속 배우 생활을 해 온 것 뿐인데 이 영화 한편으로 대배우가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영화 '부산행'은 장혁진에게 어떤 의미인가
- 이 영화를 통해서 많이 알아봐 주시니 나에겐 인생 작품이다. 고생했던 것이 눈녹듯 사라지는 기분이다. 평생 고마워하며 기억할 작품이다.
▶ '부산행'의 기철은 처음에는 승무원으로서 승객들을 구하려 애를 쓰다가 나중에는 살고자하는 본능을 앞세우는 변화하는 캐릭터다. 어떤걸 염두에 두고 연기했나
- '나라면 어떻게했을까'를 가장 많이 생각했다. 기철은 히어로가 아니다. 그냥 평범한 사람이다. 보통사람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를 고민했다. 기철이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시점이 있다. 그 이후에 그가 하는 이기적인 행동들을
▶ 함께 승무원으로 출연한 배우 우도임이 좀비 연기로 화제에 올랐다. 부럽지는 않았나
- 전혀 부럽지 않았다. 좀비들이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분장하는데도 3~40분씩 걸리고, 입에 피를 묻히고 식사를 하기도 했다. 우도임 배우는 평소에도 좀비를 좋아했다고 하더라. 나는 좀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좀비 분장을 안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영화를 찍으면서는 천만을 넘을거라 생각했었나
나는 사실 700~800만 정도를 예상했다. 그런데 연상호 감독은 찍으면서도 농담으로 "충분해~ 천만 나올 것 같아~"라고 자신만만해 하더라. 그런데 막상 천만 관객을 돌파하니 제일 정신없어 보인다.
▶ 천만을 넘긴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 영화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개봉 시기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요즘 극장가에는 '터널', '덕혜옹주', '인천상륙작전' 등 대작들이 많이 상영 중이지만 '부산행' 개봉 당시엔 딱히 경쟁작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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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 분위기가 굉장히 즐거웠던 것 같다.
- 연상호 감독 스타일때문에 촬영이 빨리 끝나서 더 분위기가 좋았다. 늦으면 두어번 오후 7시에 끝나고, 평소에는 6시, 5시에 촬영을 마무리했다. 끝나면 같이 저녁도 먹고 수다도 떨었다. 농담으로 '우리 완전 공무원이야'라고 말했었다. 영화 촬영 현장이 그런 분위기인 건 20년만에 처음이었다. 그리고 수안이가 분위기를 많이 살렸다.
▶ 아역배우 김수안 말인가?
- 그렇다. 영화 촬영하면서 김수안이라는 여배우를 존경하게 됐다. 현장에서 선배들을 잘 챙긴다. 간식거리가 있으면 꼭 챙겨와서 "하나 드세요"하고 권한다. 또 김수안은 연기를 매우 잘한다. 어떻게 그렇게 잘 우는지 신기했다. 감정 연기가 좋았다. 나는 20년을 연기해도 아직 잘 못운다. 그런데 정말 예쁘게 잘 울더라. 부러우면서도 존경스러웠다.
▶ '부산행'에 출연하는 여배우들 중에는 그래도 소희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 소희와 붙는 장면이 있어서 소희한텐 미안했지만 연상호 감독에게 고마워했다. 개인적으로 원더걸스 시절부터 소희 팬이었다. 대본을 보고 '소희 팬들에게 욕먹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나서 지인들이 "니가 어떻게 소희한테 그럴 수 있어"라고 욕을 하더라
▶ 팬이었는데 소희를 제압하는 역할이라 조심스러웠겠다
- 테이크 몇번 가면서 손세정제로 세균 다 죽이고 연기했다. 소희를 세균으로부터 보호해야했다. 그런데 소희가 오히려 연기자로서의 마인드가 확실했다. 나는 조심스러운 반면 소희가 오히려 더 힘차게 몸과 얼굴을 흔들어서 상황을 극적으로 봤다. 중간중간 그림을 체크하고는 "어느 쪽이 나을까요?"하고 묻고, 적극적으로 임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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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